“지금부터 5년, 가장 덥다”…WMO 경고_아스날은 이미 챔피언을 획득했습니다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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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끓고 있다. 아직 5월인데 대구와 강릉이 벌써 33도를 찍었다. 이달 동남아에선 곳곳이 40도를 훌쩍 뛰어넘었고, 지난달 인도에선 45도, 스페인에선 40도까지 올랐다. 미국 서부에서도 평년보다 섭씨 6도 이상 기온이 치솟으면서 사상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 5년간 지구가 가장 더울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 확률은 무려, 98%다.

■WMO "앞으로 5년 지구 기온 최고 확률 98%…마지노선 1.5℃도 뚫린다"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는 17일(현지시간) 발표한 보도자료( Global temperatures set to reach new records in next five years)에서 "2023~2027년 사이 적어도 한 번은 최고 기록을 경신하게 될 확률이 98%"라고 전망했다. 관측이 시작된 1850년 이래 가장 무더웠던 해는 유난히 강한 엘니뇨(열대 동태평양 수온이 올라가는 현상)가 있었던 2016년인데, 이보다 더 기온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최소한 한 해(at least one of the next five years)'라는 표현에 '안심' 해선 안 된다. WMO는 "앞으로 5년 전체 평균 기온이 최근 5년보다 높을 확률도 98%"라고 했다. 관측이 시작된 이래 지구 기온이 가장 높았던 10년을 꼽아보면 최근 5년이 모두 들어가 있다. 향후 5년이 어느 때보다 더울 거란 뜻이다.


WMO는 또 "앞으로 5년 중 기온 상승 폭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오를 확률이 66%"라고도 했다. 섭씨 1.5도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지구 기온 상승 제한폭으로 설정한 제한선이다. '기후변화 마지노선'이 5년 안에 뚫린다는 말이다.

이같은 예측의 근거는 갈수록 증가하는 온실가스와 올해 발생할 엘니뇨다. WMO는 지난 3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3년 넘게 지속했던 라니냐(적도 부근 동태평양 수온이 낮아지는 현상)가 3년만에 끝났고, 올해 하반기에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엘니뇨는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킨다.

■ 역대 4번째로 더웠던 4월…바다 온도는 사상 최고

'앞으로 5년이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은 올해 관측자료가 뒷받침하기도 한다. 미국 국립 해양대기청(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은 12일 발표한 ' 2023년 4월 세계 기후 평가 보고서'에서 "174년 관측 기록상 올해 4월 지구가 4번째로 더웠다. "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가 가장 더운 해 10년에 포함될 확률은 99%, 상위 5년에 포함될 확률은 93%"라고 했다.

20세기 4월 평균 기온을 기준으로 1850~2023년을 비교한 그래프. 출처: 미국 해양대기청(NOAA) 환경정보센터(NCEI)
위 그래프는 20세기 4월 평균기온(13.7℃)를 기준으로 1850년부터 2023년까지 매해 4월 평균기온과의 차이를 나타낸 것이다. 주로 왼쪽편, 그러니까 19세기 후반~20세기 전반까지는 기온이 기준선을 밑돌며 파란색을 나타냈는데, 1938년부터 빨간색이 잇따르기 시작하더니, 1975년 이후로는 연속해서 나타나며 급격한 상승선을 그리고 있다. 급기야 2016년에 최고치에 이르렀는데, 올해는 20세기 4월 평균기온보다 1℃높은 14.7℃를 기록, 역대 4번째로 더웠음을 보여줬다.

세계 해수면 평균 온도 그래프. 출처: 미국 해양대기청(NOAA) 환경정보센터(NCEI)
4월 바다 온도는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평년(1982~2011년 평균치)보다 0.86℃ 높았다. 전 세계 해수면 평균 온도를 나타낸 위 그래프에서, 올해를 나타내는 붉은색 선이 가장 더웠던 2016년 연두색 선을 지난달 돌파한 뒤 4월 온도로는 아직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바다는 배출되는 탄소의 25%를 가두면서 지구 온난화를 막는 일종의 완충 역할을 한다. 해양 생물의 폐사는 물론, 해수면이 상승하고 빙하가 더 빨리 녹을 수 있다. 태풍 같은 열대 저기압이 더 강해지고 오래갈 수도 있다. 더 심각한 건, 올해 발생이 예고된 엘니뇨가 아직 시작도 안 했다는 거다.

■우리나라 여름은 어떨까?…비슷하거나 더울 확률 각각 40%씩
기상청이 발표한 3개월 전망치를 보면 이달은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다. 6월과 7월엔 평년과 비슷할 확률 40%, 더 높을 확률은 40%로 예측됐다. 강수량의 경우, 이달과 다음달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씩 예측됐지만, 휴가철이 시작되는 7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각각 40%를 나타냈다.

출처: 기상청 3개월 전망 해설서
역시 바다 온도 상승과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치는 열대 서태평양 지역에서 높은 해수면 온도가 지속되면 대류가 활발해진다. 그 지역에선 공기가 위로 상승하는 저기압성 순환이 발달하는데, 더 떨어진 우리나라 지역엔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된다. 이럴 경우엔 하강 기류가 발생하면서 공기가 압축되고, 열에너지가 증가하며 기온이 오르게 된다.(단열승온 효과)

출처 : 기상청 3개월 전망 해설서
여름에 엘니뇨가 나타나면 우리나라엔 더위보다는 비가 예상된다. 엘니뇨가 생긴 열대 중태평양에서 뜨거워진 공기가 상승하면, 우리나라는 반대로 저기압성 순환이 생긴다는 것이다. 폭염은 생기지 않겠지만 폭우를 조심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 곳곳에 기후 재난…대비해야

(왼쪽) 지난 11일 폭염이 덮친 방글라데시 모습           (오른쪽) 지난 18일 폭우로 물에 잠긴 이탈리아 북부 도시 모습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세계 곳곳에 기후 재난이 벌어지고 있다. 폭염에 인도에선 행사장에 참석했던 13명이 탈수와 고열 증세로 목숨을 잃었다. 남미에선 가뭄이 심각해 우루과이 학교에선 학생들에게 물을 한 컵만 주고 있다. 유럽의 가뭄으로 국제 식용유 가격이 최고 40%까지 치솟았고, 브라질과 인도의 이상기후로 설탕 선물 가격이 11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가물던 이탈리아 북부에선 갑자기 폭우가 덮쳐 최소 11명이 숨지기도 했다.

다양한 요인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게 기후인만큼 당장 예측은 섣부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방면에서 대비는 반드시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