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키코 사태’ 은행 첫 수사_빨간 카지노 스타일 주사위_krvip

환헤지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를 둘러싼 은행 측의 사기 의혹에 대해 검찰이 처음으로 수사의 칼을 빼들었다. 서울중앙지검은 키코 피해 중소기업들이 한국씨티은행 등 4개 은행을 사기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금융조세조사2부(진경준 부장검사)에 배당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고 5일 밝혔다. 2008년 8월부터 모두 100여개 중소기업이 은행들을 상대로 키코 계약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수사기관이 직접 키코 사태에 대한 조사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검찰은 피해 기업들의 모임인 `환헤지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제출한 고발장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뒤 조만간 공대위 관계자들을 불러 고발인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공대위는 이들 4개 은행이 불공정한 키코 계약으로 지난해 말 기준 113개 중소기업에서 모두 8천233억원을 가로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 은행이 키코 상품에서 은행의 기대이익인 콜옵션 가치를 풋옵션 가치보다 평균 2.2배나 높게 설계해 놓고 양측의 기대이익이 동일한 것처럼 꾸며 계약을 유도했다는 공대위 측의 주장에 따라 우선 키코 상품의 설계 구조가 계약서 상의 설명과 동일한지를 확인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들 은행이 계약하기 전 해당 기업들에 수수료 부과 사실을 고지하지 않고 환율이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전망한 부분에 고의적인 기망 의도가 있었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다. 키코란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피하기 위해 환율이 일정 범위 안에서 움직이면 미리 정한 환율에 약정 금액을 팔 수 있도록 한 환헤지 파생금융상품으로 2008년 환율 급등으로 가입 기업들이 막대한 손해를 봤다. 공대위는 지난달 25일 은행들의 사기 계약으로 막대한 손해를 봤다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한국씨티은행, 한국외환은행, SC제일은행, 신한은행 등 4개 시중은행의 임직원 34명을 고발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는 지난달 8일 주식회사 수산중공업이 우리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을 상대로 낸 키코계약 첫 본안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해 은행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그러나 공대위는 법원이 은행의 일방적인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며 이번 수사를 통해 은행 측의 책임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