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학자 유광수씨, 추리소설 발간 _베토 스터드 비행기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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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조선사회에서 대중소설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됐던 과정에 주목했습니다. '스토리텔링'의 재미를 21세기 한국문학에서도 현대적으로 되살리고 싶었습니다." 국문학자 유광수(39) 씨가 처녀작이자 등단작인 역사 추리소설 '진시황 프로젝트'(김영사 펴냄)를 내놓았다. '진시황 프로젝트'는 지난해 조선일보가 문학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중간소설을 찾기 위해 1억원의 고료를 내걸고 제정한 '대한민국 뉴웨이브문학상'의 첫 회 수상작이기도 하다.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옥루몽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유씨는 조선후기 대중문학이 확산되는 모습에 흥미를 갖고 창작에 나섰다고 말한다. 유씨는 "춘향전 등 당시 인기를 끌었던 대중문학 작품들이 문학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다 지금은 고전으로 자리잡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며 "우리 시대를 어떤 방식으로, 어떤 장르로 담아낼 것인지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진시황 프로젝트'는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해오라고 보낸 신하 서불의 설화를 바탕으로 2005년 서울에서 발생한 연쇄살인사건에 얽힌 음모를 파헤치는 내용의 추리소설. 여기에 이해관계가 민감하게 뒤얽힌 한국과 중국, 일본 3국 민족주의의 충돌과 갈등을 다루면서 비판적인 시각도 던지고 있다. 수상 당시 작품 구성이 탄탄하고 소설적 재미와 역사적 무게가 있으며 마지막 반전도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씨는 "학부때부터 진시황의 업적과 불로초와 관련된 설화에 관심을 갖고 기본 줄거리를 구상했다가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집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순수문학이 아닌 장르문학으로 데뷔하게 된 것은 좋은 스토리, 좋은 콘텐츠가 가져다주는 큰 효과에 대해 인식했기 때문이란다. 실제로 그는 현재 연세대에서 '문화콘텐츠와 창조적 상상력'이라는 강의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어릴 때부터 추리소설을 좋아했는데 대학에 들어오니 추리소설은 소설이 아니라는 분위기가 강했다"며 "그러다보니 더욱 오기 같은 것이 생겼고 추리소설도 잘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달부터 집필할 예정인 차기작도 '진시황 프로젝트'에 나왔던 강 형사와 방 형사가 함께 등장하는 추리물이다. 개화기 무렵의 역사적 사건에서 모티브를 취하고 여기에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할 수 있는 줄거리도 담았다. "제가 이문열, 박완서 선생님처럼은 못 쓰잖아요. 제가 관심 있고, 잘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