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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버이 날입니다.

뜻깊은 날이지만, 유독 오늘(8일)이 힘든 사람들이 있죠.

자녀를 갑자기 잃은 부모가 그럴겁니다.

하지만 자식을 잃은 아픔을 딛고,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나선 엄마들도 있는데요.

최유경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빨간 카네이션 위로 삐뚤빼뚤 써내려간 감사의 편지.

생전 아들에게서 받은 마지막 어버이날 선물입니다.

[김미숙/故 김용균 씨 어머니 : "네가 엄마, 아빠한테 줬던 거야. 생각나지?"]

발전소에서 일하던 외아들을 컨베이어 벨트 사고로 떠나보낸 지 다섯 달.

[김미숙/故 김용균 씨 어머니 : "(제가) '사랑한다' 소리를 많이 했거든요. 그러면 애 반응은 경상도 남자니까 '응' 그래요. 왜 너는 맨날 '응' 그러냐고..."]

스물넷 아들을 잃은 엄마는 통곡 대신 거리로 나섰습니다.

아들과 같은 죽음은 더이상 없어야 한다며 아들의 동료들을 위한 싸움을 시작했고, 김 씨의 노력은 28년 만의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으로 결실을 맺었습니다.

[김미숙/故 김용균 씨 어머니 : "우리 용균이 숙제도 풀어야 하고... 그 숙제가 다른 사람들을 위하는 거잖아요. 그렇게 하는 게 부모로서 해야 할 의무같이 생각이 들어요."]

2년 전 의료사고로 6살 아들을 잃은 허희정 씨.

같은 비극이 반복돼선 안 된다는 일념으로 난생 처음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끈질긴 노력 끝에, 중대한 의료사고의 보고 의무를 명시한 이른바 '재윤이법'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습니다.

[허희정/故 김재윤 군 어머니 : "이게 얼마나 억울한지 아니까... 저 같은 엄마가 다시 안 생겼으면 좋겠고..."]

짧았던 아들의 생(生)에 의미를 찾아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

[허희정 : "그 삶으로 뭐를 말하고 싶었는지... 네 그 짧은 5년 9개월 통해서 어떤 말을 하고 싶었는지... 그 의미를 찾는 게 제 몫이라 생각하거든요."]

이들의 세상을 바꾸기 위한 싸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