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에 세균 ‘우글’ _온라인 경마 베팅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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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몸이 아프거나 다친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119 구급차 안에서 치명적인 병원성 세균들이 발견됐습니다. 구급차를 이용하는 환자나 구급차 대원들이 모두 심각한 세균 감염 위험에 노출된 겁니다. 119 구급차의 오염실태에 대한 국내 첫 조사결과인데요. 119 구급차 뿐만 아니라 병원이나 사설 구급차량의 오염은 훨씬 더 심각한 실정입니다. 구급차의 세균 오염실태를 고발합니다. <리포트> <녹취> “구급출동! 구급출동!” 간질 환자 신고가 들어와 출동을 했지만 정작 환자는 보이지 않습니다. <녹취> “경기 일으켰다가 집으로 돌아가셨다고요?” 오인신고로 돌아가려는 순간, 가까운 곳에서 또 다른 구조요청이 들어옵니다. <녹취> “환자분 어디가 다치셨어요...” 한 낮에, 어지럼증을 호소하던 한 환자는 구급차 안에서 구토를 호소합니다. <녹취> “토하고 싶으시면 고개 돌리고 저한테 이쪽으로 하시면 되요... 토하려고 해요...” 다시 저녁, 이번에는 술에 취해 다친 환자입니다. <녹취> “뒤로 넘어지신 거예요? 환자분 저 좀 봐주세요... 구급차 안에서 소변을 보려하기도 하고 나 소변보고 싶어요.” 병원에서는 난동을 부립니다. <녹취> “어!어!어! 위험해요! 손 놓으세요.” 전국 천 400여 대의 119 구급차는 이렇게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한 해 140만 명에 이르는 응급 환자들을 병원으로 실어나릅니다. 응급환자들에게 119 구급차는 생명줄이나 마찬가지지만 하루에도 수 십 차례, 온갖 종류의 환자들과 접촉해야 하는 구급대원들에게는 환자들이 옮길지도 모르는 보이지 않는 세균은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입니다. <인터뷰> 김정자(영등포소방서 구급대원) : “마스크나 고글같은 경우 혹시 안 쓸 때도 있었어요. 예전에 환자가 흥분상태, 머리손상이나 외상 같은거 입었을 때 피 같은게 굉장히 구급대원들 얼굴에 심하게 묻고 그런 경우도 많거든요... " 지난 1월 소방방재청이 실시한 구급대원 전염병 감염 관련 설문조사입니다. 80% 가 넘는 구급대원들이 감염위험을 느낀다고 답했고. 이 가운데 A형 간염에서부터 결핵까지 실제로 병에 감염된 적이 있다고 답한 대원도 전체의 절반을 넘었습니다. <인터뷰> 오은정(강서소방서 구급대원) : “같이 일하시는 직원분들 중에도 간염이랄지 저같은 경우 뇌수막염에 한번 걸려서 병원에서 입원치료 받았던 적이 있었는데 그게 물론 환자를 어떤 환자 때문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아무래도 제가 처한 환경이 일하는 환경 자체가 일반 사람들하고 다르게 아무래도 노출이 되어 있다고 할까요?" 대부분의 구급 대원들은 개인에게 지급되는 감염방지용 보호장비조차 믿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정자(영등포소방서 구급대원) : “스스로 이 균은 없어질거야 하고 소독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눈에 보이는게 확실히 없으니까 확실하게 장비 다 갖추었다고 말 못할거 같아요. 마스크도 일회용 외부 감염균이 마스크 통해 들어오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다면 실제로 구급차 안의 세균 오염도는 어느 정도일까? 취재진은 지난달 10일 서울대학교 연구팀과 함께 서울시내 10개 소방센터 등에서 운영하는 구급차 13대의 세균 오염도를 측정해봤습니다. 보건 당국도 한 적이 없는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된 구급차에 대한 세균 오염도 조사였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13대 전 구급차 안의 여러 장비와 차량 내부 이곳 저곳에서 각종 세균들이 검출됐습니다. 구급차의 산소호흡기용 물에서도... 출입문 손잡이에서도... 카트 손잡이에서도... 환풍구에서도... 세균들이 검출됐습니다. 심지어 환자와 직접 접촉하지도 않는 운전석 손잡이에서 조차 어김없이 세균이 나왔습니다. 얼마나 많은 세균이 다른 환자나 구급대원들에게 감염됐을까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인터뷰> 최청 : “그런 위험이 노출되어 있는건 알지만 운전석에 (세균이)그렇게 많이 있는지는 알지 못했거든요. 뒤 에는 뒤같은 경우는 항상 소독을 하거든요." 특히 문제는 환자의 입속에 직접 들어가는 의료 도구에서도 높은 수치의 세균이 검출됐다는 점입니다. 이들 장비는 멸균상태로 보관해야 하는, 즉 세균이 전혀 나와서는 안 되는 장비들입니다. <인터뷰> 김남중(서울대학교 감염내과 교수) : “환자에게 병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도 붙어 있다면 적절한 방법으로 멸균이나 소독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남아있을 수 있겠다, 소독 자체가 적합하지 않았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한 구급차에서 병원성 세균인 MRSA가 검출됐다는 점입니다. MRSA는 메티실린이라는 항생제에 죽지 않는 황색 포도구균, 혈액을 타고 이동하는 이 강력한 항생제 내성세균은 몸 속 어디에서든지 증식할 뿐 아니라 일반 항생제로는 낫지 않는 공포의 세균입니다. <인터뷰> 김민갑(서울대병원 진단 검사의학과 연구원) : “(약발이 안 받는다는 거죠?) 그렇죠 약발이 안받아서 나중에는 결론은 슈퍼 바이러스로 가게 되는 거예요 그게 뭐냐하면 슈퍼바이러스 VRSA 라고 하는... (어떤 항생제도 듣지 않는 단계가 될 수도 있겠네요.) 그렇죠... MRSA가 VRSA로.” MRSA 감염은 이미 지난 2000년 미국에서만 12만 6천 명의 환자가 보고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02년 50여 명의 어린이들이 집단 감염돼 문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주로 병원에서 감염되는 MRSA는, 입원 환자들이나 가벼운 수술환자도 옮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 최재호(MRSA 감염자 가족) : “(발목)골절된 부분을 수술했단 말입니다. 핀을 박고 수술했는데 15일쯤 있으면 핀 빼고 퇴원했는데 감염이 되서 피부가 다 썩어들어가는 거예요.” 시간이 걸렸어도 그나마 치료가 되면 다행이지만, MRSA가 몸 전체로 퍼지는 패혈증으로 번지면 특히 치명적입니다. <인터뷰> 김준명(대한병원감염관리 학회장) : “MRSA균에 감염되어서 전신에 균이 퍼지는 패혈증이 유발되면 우리 통계를 보면 1/3에서 치료를 못하고 사망하고 있습니다." 이런 병원성 세균인 MRSA가 구급차에서 검출됐다는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구급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면역력이 약해진 환자들이나 사고로 크게 다친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감염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셈입니다. <인터뷰> 권준욱(질병관리본부 전염병 관리팀) : “매개체 역활을 할 수 있는거죠. 이미 매번 세척이나 위생적 처치를 하지 않는 다면 한번 오염된 균이 계속 그 다음 환자, 그 다음 환자 감염시킬 수 있죠...” 게다가 구급차는 특성상 매일 병원을 오가기 때문에 MRSA가 병원밖으로 전파돼 나가는 이동 통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터뷰> 김준명(대한병원감염관리 학회장) : “지금 의학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이런것들이, 지역사회에서 MRSA 발현 증가가 구급차 내에서의 어떤 발견과 연관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방방재청은 지난 2005년 구급대원 안전관리를 위한 법을 만들었고 지난해 말에는 보다 세밀한 감염관리 대책까지 포함시켰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경진(소방방재청 소방정책국 구급계장) : “반드시 구급차를 저희 구급대원들이 깨끗하게 소독하고 청결하게 관리하도록 되어 있지만 어느 정도 한계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손으로 직접 구급대원들이 씻어내고 닦아내야 하기 때문에...." 전국의 119 안전센터 900여 곳 가운데 기본적인 소독실이 설치되어있는 곳은 고작 20곳, 전체의 2%에 불과하고 전국 1400여 대 구급차에는 불과 30% 정도의 차량에만 자체 소독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인터뷰> 이애주(국회 보건복지위 국회위원) : “보건당국하고 소방체제 점검을 다시 해서 내부 규정을 손을 다시 보고 그에 따른 예산도 뒷받침해 주고 법안도 검토를 해서 정말 국민들에게 안전한 이송 서비스를 제공해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더 큰 문제는 사설 구급차입니다. 한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응급실로 들어 온 환자들을 운송 수단별로 나눠 MRSA와 결핵 등 각종 세균 감염 여부를 조사해 봤습니다. 119 구급차를 이용한 환자들의 경우 택시나 자가용 등 일반 차량을 이용한 환자들보다 감염률이 2배 이상 높았고 사설 구급차량의 경우는 6배를 훌쩍 넘었습니다. 그나마 소방방재청의 관리를 받는 119 구급차에 비해 사실상 당국의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사설 구급차량의 오염도가 훨씬 더 심각하다는 얘기입니다. <녹취> 사설 구급차 대원 : “피를 흘리고 했다고 치면 바로 세차장에 가서 세차하면 되요. 피고 뭐고 싹 닦아내요.. 나같은 경우는 장갑만 끼고.. 중환자 같은 경우는 장갑 낄 시간도 없으니까 (그냥 이송하고...)” 영국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구급차의 이런 감염 위험성에 주목하고 지난 2003년부터 구급차에 대한 세균 오염도 조사가 이미 이뤄지고 있습니다. 감염 위험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적절한 소독이나 멸균 방법 등 폭넓은 감염 관리 지침이 마련됐습니다. 하지만 우리 보건 당국은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구급차의 세균 오염실태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 : “저희가 원하는 건 (오염)현황 파악이니까 현황을 잘 파악,방법과 절차가 잘 되어있는지가 (용역사업의) 중점이 되겠죠. (그게 언제쯤부터 시작을 하나요?) 지금 공고를 하면 빠르면 8월일거 같아요." 보건 당국의 이런 무관심속에 치명적인 세균 감염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 119 구급차는 오늘도 하루 평균 3천 8백여명의 사람들을 병원으로 실어 나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