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하다는데도 당장”…태안화력발전소, 수시로 무리한 지시_베토 주사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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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용균 씨가 일하다 숨진 태안화력발전소의 하청 노동자들이 입을 열었습니다.

작업 환경 개선 요구는 무시당했고, 지시 권한이 없는 원청이 무리한 지시를 수시로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용균 씨 유가족들은 발전소 하청 노동자들을 즉각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40일 넘게 장례를 미루고 있습니다.

오현태 기자입니다.

[리포트]

안전시설 미설치 등 천 건이 넘는 불법이 드러난 태안화력발전소.

이곳에서 고 김용균 씨와 함께 일했던 동료들은 시설 개선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번번이 무시됐다고 말했습니다.

[태안화력발전소 하청 노동자/음성변조 : "(한국서부발전 관리자에게) '항상 설비 개선이 안 된다고만 하시느냐'고 물었더니, 그냥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리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노동자들은 원청인 한국서부발전은 하청 노동자에게 지시할 권한이 없는데도 작업 지시의 90%는 서부발전이 했다고도 증언했습니다.

위험하다는 데도 당장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마치 "임금이 내리는 어명 같았다"는 증언까지 나왔습니다.

[태안화력발전소 하청 노동자/음성변조 : "위험해서 작업이 어렵다고 얘기해도 원청에서는 계속 압박해서 결국에는 위험해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항상 생기고..."]

노동자들은 특별근로감독에서 드러난 대로 안전시설과 교육이 부족해 위험에 그대로 방치됐다고 말했습니다.

김용균 씨 유가족과 시민단체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정부의 노력이 부족하다며, 아직도 김용균 씨의 장례를 치르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은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 비정규직의 즉각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찬욱/사월혁명회 사무국장 : "재발 방지를 위한 관련 모든 업무의 외주화 폐기, 정규직화 요구에 대한 답은 없습니다."]

정부는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에 아쉬움이 남지 않게 하겠다면서도, 정규직화에 대해선 검토에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입니다.

KBS 뉴스 오현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