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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 5백여 마리가 동물원이 아니라 민간 농가에서 사육되고 있습니다.

사실상 죽을 날만 기다리는 곰들의 시한부 운명, 김지숙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외딴 야산에 있는 농장입니다.

철창 우리마다 축 늘어진 곰들이 있습니다.

좀 더 가까이 가봤습니다.

폭염에 사료는 썩어버렸습니다.

바닥엔 분변이 가득합니다.

아픈 곰들이 쉽게 눈에 띕니다.

이 곰은 앞발이 잘렸습니다.

제자리를 빙빙도는 건 스트레스를 못 이긴 이상 행동입니다.

모두 흰색 V자가 선명한 반달가슴곰인데, 540여마리가 전국에서 사육되고 있습니다.

이 곰들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20여 년 동안 가로 2미터, 세로 5미터의 철창에 갇혀 있습니다.

언제 있을지 모를 웅담 채취를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대한뉴스/1985년 9월 6일 : "(곰의) 웅담과 피, 가죽 등은 수입 대체 효과도 얻을 수 있는..."]

정부가 교본까지 발간해 농가에 곰 사육을 적극 권장했습니다.

살아 있는 곰에 빨대를 꽂아 쓸개즙을 빼낼 정도로 과열되기도 했습니다.

한 때 부르는 게 값이었던 웅담은 이제 찾는 이가 거의 없습니다.

돈이 안되니 남은 사육곰은 찬밥 신세가 됐습니다.

농가들은 곰을 도살하고 사업을 접겠다며, 정부가 보상금을 달라고 요구합니다.

[박상희/사육 곰 농장주 : "우리한테 책임을 묻느냐 이거야. (과거엔) 농가 소득증대를 위한 사업으로 (정부가) 장려했던 부분이에요."]

정부는 보상금 지급 근거가 없다는 입장.

정부와 농가의 줄다리기 사이에서 쓸모가 없어진 곰은 학대 수준으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임태영/녹색연합 활동가 : "반달가슴곰 복원하겠다고 지리산에서 일부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사육 곰들에 대해선 같은 멸종위기종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관리나 지원이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환경부는 곰 구출 예산 8억 원을 처음 책정해, 내년 예산안에 반영해달라고 기획재정부에 요청한 상태입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