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5분도 안 되는 안전교육…화장실도 허락 맡아야”_진짜 돈을 위한 포커 게임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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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를 계기로 쿠팡 노동자들이 어떤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지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쿠팡 노동자들이 어제(24일) 본사 앞에서 자신들의 경험담을 털어놓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오대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쿠팡 고양물류센터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대학생 최 모 씨.

안전 교육을 받긴 했지만 형식적일 뿐이고 제 구실을 하지 못한다고 주장합니다.

[최OO/21살/쿠팡 일용직 노동자 : "전혀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5분도 채 되지 않는 안전교육을 했었고...만약 진짜 불이 났으면 아무것도 못하고 가만히 있었을 것 같아요."]

화장실 이용도 어려웠다고 합니다.

["(화장실 간 사이에) 관리자분께서 오실 수도 있고, 와서 물어봤는데 '화장실 갔어요'라고 이야기를 해도 저는 시말서를 쓰러 가야 하고..."]

쿠팡 노동자들은 물 섭취, 화장실 이용은 관리자 허락을 받아야 했고, 휴대전화 반입금지로 비상연락도 어렵다,

배송물량이 많아 휴식시간은 보장되지 않았다고 경험담을 전했습니다.

[원은정/29살/전 쿠팡 일용직 노동자 : "조금이라도 (업무) 속도가 나지 않으면 중앙관리자가 전화번호 뒷자리를 부르며 '속도 좀 내주세요'라고 모두가 듣도록 방송을 합니다. 속도를 내지 못하면 중앙관리자에게 불려가기도 합니다."]

쿠팡 노동조합은 짧게는 석 달밖에 되지 않는 단기 계약 비정규직이 워낙 많아, 부당한 처우에 항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합니다.

[민병조/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장 : "나는 왜 재계약 탈락하는지도 모르는 채 재계약에 탈락할 수밖에 없거든요. '무기'처럼 쓰이는 겁니다, 현장노동자들을 다루고 이러는데..."]

쿠팡 사측은 연차휴가와 휴게 시간을 보장하고 있고, 직접고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다만, 비정규직 비율은 밝힐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쿠팡 물류센터 화재사고와 관련해 노동환경 특별근로감독을 지시하겠다고 어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밝혔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최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