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안 되면 통과 안 됩니다”…여권 걷고 비표까지_과라팅게타의 카지노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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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시가 있는 후베이성을 최근 2주 동안 다녀온 적이 있는 외국인의 입국이 금지된 지 이틀째인 오늘(5일), 아직 입국이 거부된 탑승객은 없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는 오전 브리핑에서 "어제부터 진행된 중국발 항공기와 항만에 대한 특별입국절차는 입국하는 국민들과 외국인들의 협조로 별다른 문제없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입국 거부되는 사례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수본은 오늘 오전 10시부터 중국발 항공기의 인천공항 검역 현장을 기자단에 공개했다.

여권을 든 인솔자가 앞장 선 가운데, 중국발 여객기 승객들이 줄지어 들어오고 있다.
중국 우시에서 출발한 여객기가 오전 11시쯤 도착해 검역소를 향해 승객들이 줄지어 들어오기 시작했다.

승객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고, 인천공항 마크가 그려져 있는 비표를 목에 맨 상태였다.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 인솔자가 승객들의 여권을 모두 걷어 두 손에 들고 앞장섰다.

검역당국 관계자는 "중국발 여객기의 모든 승객의 여권을 걷는 건 아니고, 탑승동에서 트레인을 타고 오시는 승객들의 경우 여권을 걷고, 명찰을 나눠줬다"고 설명했다. 탑승교에서 여객 터미널로 바로 나오는 경우 검역소로 동선을 유도하기가 쉽지만, 탑승동에서는 중간에 셔틀 트레인을 한 번 타야 하기 때문에 승객들이 이탈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설명이다.

인솔자가 들고 있는 여권
고정 검역대의 발열 검사를 통과한 승객들이 도착한 곳은 입국 심사대 앞에 설치된 전화기 앞이었다.

그곳에서 승객들은 비표를 반납하고, 여권을 돌려받은 뒤 검역 직원들이 줄지어 앉아 있는 책상 앞으로 이동했다.

후베이성을 다녀온 적이 있는 여부와 국내 체류 주소, 전화번호를 적은 '특별검역신고서'를 제출한 뒤 현장에 설치된 전화기로 직접 연결이 가능한지 여부까지 확인받았다.

첫날인 어제 일부 내국인의 전화번호 확인이 누락됐다는 지적에 따라 오늘은 내외국인 구분 없이 모두 전화 연결 가능 여부를 현장에서 확인받아야 했다.

이 과정에서 한 외국인 부부는 아내의 번호는 확인받았지만, 남편의 전화번호가 연결되지 않아 한참을 대기해야 했다. 남편의 전화번호는 호주에서만 연결된다는 것이었다. 한국 방문이 처음이 아니고, 관광 목적이라 열흘만 있다가 홍콩으로 돌아간다고 애원했지만 소용없었다.

검역 직원은 두 명 모두의 전화번호가 연결 가능해야 한다며 이들을 통과시켜주지 않았다. 결국 아내가 갖고 있던 다른 번호를 제출하면서 이들은 입국 심사대로 향할 수 있었다.

또 다른 탑승객 이 모 씨는 본인의 전화번호가 정지됐다고 말했다. 검역 직원이 지인이나 가족의 전화번호를 요구하자 이 씨는 동생의 아내 즉, 제수씨의 전화번호를 적었다. 검역 직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보자 이 씨는 "지금 식당을 다녀서 혹시 안 받을지도 모르는데..."하고 걱정했다.

제수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이 씨는 형의 전화번호를 다시 제출해야 했다. 검역 직원이 다시 이 씨의 형과 통화한 결과 확인을 받고 입국 심사장으로 갈 수 있었다.

검역 직원이 승객의 전화번호를 직접 확인하고 있다
검역 직원들과 중국인들의 소통은 주로 영어로 이뤄졌다. 전화 연결이 안 되는 등의 문제가 생겨 길게 소통해야 할 경우에는 검역 직원들 뒤에 대기하고 있던 중국어 통역 인력이 투입됐다. 그러나 대부분은 전화번호를 확인받는 비교적 간단한 과정이었기에 영어로도 소통할 수 있었다.

중수본은 "군에서 180여 명의 인력을 지원받았는데, 이 가운데 중국어 통역이 32명"이라면서 "인천공항에 18명을 배치하고 나머지는 김포 등 전국 공항에 나눠 배치했다"고 밝혔다.

탑승객 형수연(45)씨는 "새벽 비행기를 타고 오니까 아이들하고 오는 길에 걱정을 많이 했다." 면서 "공항에 도착했을 때 안내 요원에 따라서 입국하는 데서 안도감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 난징 출신의 유엔싱야 씨는 "(인천 공항의) 검역이 과하지 않고, 더 해야 한다" 며 "꼭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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