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여치떼 출현…지구 온난화 영향 탓 _더블 베팅 콤보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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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 충북 영동지역 과수원과 채소밭에 엄청난 수의 갈색여치떼가 나타나 막대한 피해를 내자 이 지역 여치떼 반복 출현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작년 영동읍 일부지역에 국한됐던 여치피해가 올해는 영동군내 전역과 인근 옥천과 보은지역으로 확산되는 추세여서 효과적인 방제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자칫 외국의 '메뚜기떼 습격' 같은 재앙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31일 피해지역을 둘러본 농촌진흥청과 학계 관계자들은 이 여치가 한반도 중.북부 지역 산림에 서식하는 메뚜기목 여치과의 '토종'이라고 밝혔다. 남부 일부를 제외한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는 이 여치는 6년 전 충북 단양에서 집단출현한 것으로 기록돼 있을 뿐 생태나 습성 등에 대한 연구자료가 전무하다. 다만 작년 이 여치를 채집해 다양한 조건에서 생태와 산란환경을 관찰한 농업과학기술원 환경생태과 연구팀이 영동지역 집단발생 원인을 지구 온난화와 연관지어 추정하는 정도다. 연구팀은 작년 응용곤충학회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구온난화가 변온동물인 곤충의 발육, 산란, 섭식 등 생리나 행동에 영향을 줘 생태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 방혜선(36.여) 박사는 "개체수가 갑자기 불어난 원인을 찾기 위해 환경변화에 포커스를 맞추고 다양한 조건에서 짝짓기와 산란과정 등을 지켜봤다"며 "단정할 수 없지만 2년 연속 겨울기온이 높았고 주변에 활엽수림이 많아 우수한 식생환경을 조성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들은 짝짓기 3~8일 뒤 2~3㎝ 깊이의 땅 속에 평균 110개의 알을 낳았다"며 "알이 어느 정도의 휴면기를 거친 뒤 약충(유충)이 되는지 알 수 없지만 번식력은 매우 강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연구팀 나영은(42) 박사는 "갈색여치가 동족을 잡아먹는 '카니발리즘(Cannibalism)' 습성이 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짝짓기 뒤 상대를 잡아먹기도 하는 갈색여치의 '카니발리즘'은 결국 군집생활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개체수가 불어날 때마다 서식면적도 그만큼 빠르게 넓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참나무 잎 등을 주로 먹는 갈색여치가 지구온난화로 일찍 돋아나 딱딱해진 활엽수 잎 대신 부드럽고 당도 높은 과수의 순과 열매에 이끌렸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들의 서식하는 산림 주변 농작물이 피해보는 것도 이 같은 이유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곤충학자인 충북대학교 김길하(48.식물의학과) 교수는 "2년 연속 영동지역에 출현한 갈색여치떼가 산란하면 내년 봄 더욱 넓은 면적에 대규모로 출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체계적인 생태연구를 거쳐 종합적인 방제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