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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용산역과 인근의 대형호텔을 잇는 보행교 아래에 30명 정도 모여사는 텐트촌이 있습니다.

새 보행교 공사가 시작되면서, 텐트촌에 사는 노숙인들이 쫓겨날 처지에 놓였습니다.

살 곳을 잃게 될 위기에 놓인 사람들, 김성수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IMF 사태 이후 일자리를 잃고 노숙을 시작한 68살 이창복씨.

거리를 떠돌다, 지난해 이 텐트촌에 자리 잡았습니다.

["(여기서 주무시는 거에요?) 예. 저녁에는 여기 안에서. 저녁에는 밖에 추우니까."]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하는 이 씨에게 텐트촌은 유일한 안식처입니다.

[이창복/텐트촌 거주자 : "추워도 다리에서 노숙을 했어요. 안 되겠더라고요. 생활하다 보니까 그런대로 지낼만하더라고요."]

그런데, 한달쯤 전 청천벽력의 소식이 날아들었습니다.

텐트를 비워달란 통보였습니다.

6년 전 추진됐던 새 보행교 공사가 막 시작됐기 때문.

이미 텐트촌과 맞닿은 곳에서 터파기 공사가 한창입니다.

[이창복/텐트촌 거주자 : "여기 있는 것도 불안하고 그래서 여기 있기도 싫고..."]

10년 넘게 텐트촌을 지킨 하순철 씨 역시 걱정입니다.

[하순철/텐트촌 거주자 : "허리를 다쳐서 오래 앉아 있지 못해요. (쫓겨나면) 대합실이나 이런 데 돌아다니고 그러죠."]

노숙인 지원 단체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합니다.

비닐하우스 등 열악한 곳에 석 달 이상 살면, 지자체를 통해 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용산구청, 명확한 답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실거주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단 건데, 텐트촌 사람들은 순찰 등을 통해 주기적으로 거주자를 파악했다고 설명합니다.

[이원호/한국도시연구소 책임연구원 : "용산구청과 또 서울시에서 실제로 관리를 하고 있었던 곳이에요. 공공에서도 이분들 거주 사실을 이미 확인되고 있는 것이어서 주거 지원이 가능한 건데, 소극적으로 해석하고..."]

삶의 터전에서 내몰릴 위기에 처한 텐트촌 사람들, 막막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박재혼/텐트촌 거주자 : "갈 데가 없어요. 옷 몇 가지 챙겨 들고 바로 들어가죠. 그런 심정이에요. 살 방만 하나 주면 이유 없이 가겠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