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KDI마저 “올해 -1.1%”…아프지만 현실이 된 ‘마이너스 성장’_리스본에서 돈 버는 방법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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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코로나 충격에 이례적 '9월 전망'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가 재확산되고 있어서 오늘 이렇게 수정 전망을 발표하게 됐습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오늘(8일) 경제전망 브리핑에서 '9월 전망'을 내놓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KDI는 보통 매년 5월과 11월에 정기적으로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계획에 없던 수정전망은 이례적인 일이다.

최근 수정전망은 2008년과 2009년, 2012년에 있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로존 재정위기가 있었던 시기다. 수정 전망은 이렇게 경제가 안 좋고 불확실할 때 내놓는 거라 원래 전망보다 보통 나쁘다.

이번 수정 전망도 마찬가지다. 지난 5월에는 순성장을 전망했던 KDI는 역성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올해 -1.1% 성장 전망"…5월보다 1.3%p↓

KDI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1.1%를 기록할 거로 전망했다. 지난 5월엔 0.2%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역성장 가능성도 있다는 언급을 했는데, 넉 달 만에 전망치를 1.3%포인트나 낮추며 역성장 전망을 공식화했다.

KDI가 성장률 전망은 낮춘 이유는 민간소비와 수출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가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정규철 실장은 "국내에서 코로나가 재확산되다 보니 하반기에도 민간소비의 회복은 좀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을 했다"며 "수출도 상반기 전망보다 안 좋았고, 하반기에도 회복 속도가 당초의 전망보다는 조금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KDI는 5월 전망에서 올해 민간소비 성장률을 -2%로 봤는데, 이번 전망에선-4.6%로 크게 낮췄다.

수출도 3.4% 줄어들 거로 봤다가 이번 전망에서 4.2% 감소로 감소 폭이 더 커졌다.

KDI는 수출에 대해선 미국과 중국이 대립이 심해지고 있는 게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고 했다. 미국과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등을 두고 계속 갈등하고 있다.

KDI의 성장률 전망 수정은 지난 5월 전망을 발표할 때 '하위 시나리오'로 내놨던 최악의 상황과 비슷하다.

당시 KDI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원활히 추진되지 않아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거나 가을·겨울에 코로나19 유사 변종이 나타나면 성장률이 -1.6%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정규철 실장은 "코로나 확산 상황을 봤을 때 (0.2% 성장을 전망한) 기준 시나리오보다는 하위 시나리오에 가까운 그런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기관 모두 "역성장" 합창

KDI도 역성장 전망으로 돌아서면서, 올해 순성장을 전망한 곳은 한국 정부 한 곳만이 남았다. 정부는 올해 한국 경제가 0.1% 성장할 것이라고 지난 6월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 6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2%에서 -2.1%로 0.9%포인트 낮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달 -1.2%에서 -0.8%로 높이긴 했지만, 역성장 전망을 거두진 않았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달 말 -1.3%로 낮췄다. 5월 전망(-0.2%)보다 1.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LG경제연구원은 -1% 성장, 현대경제연구원은 -0.5% 성장을 내다보고 있다.

우리 정부도 성장률 전망치를 바꾸진 않았지만, 역성장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는 모습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달 말 '제15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 브리핑에서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반등 속도 지연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6월 초에 발표한 당초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의 실질 GDP는 약 1,800조 원으로, 1%는 18조 원가량 된다. 만약 IMF 전망대로 -2.1% 성장한다면 GDP 36조 원가량이 사라지는 셈이다. 수치가 가장 나은 현대경제연구원 전망대로 해도 GDP 약 9조 원이 날아간다.


■"거리두기 3단계 가면 성장률 더 떨어질 것"

KDI는 역성장 전망으로 돌아서면서도 최악을 가정하진 않았다. -1.1% 성장은 지난달 높아진 코로나19 확산세가 이번 달부터는 조금 잦아든다는 가정에서 나온 수치다.

정규철 실장은 구체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8월에 300명 가까이 증가하던 그런 수준으로 되지 않고, 100명에서 소폭 하회를 한다든지 이 정도는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또 "올해 4분기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확대될 수도 있겠지만, 이 경우에도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로는 가지 않는 시나리오가 (성장률 전망에) 반영됐다"며 "3단계로 간다면 성장률은 (전망보다) 더 하락할 것"이라고도 했다.

올해 성장률을 -1.3%로 전망한 한국은행도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는 가정에 넣지 않았다. 한은은 "지금 나타나고 있는 코로나19 재확산에 2월이나 3월에 확산했던 것과 비슷한 기간 지속한다고 가정했다"며 "(거리 두기) 3단계를 가정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전망을 종합해보면, 지금은 1% 안팎의 역성장을 받아들이되, 더 최악으로 가는 걸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GDP 감소를 10조 원대로 막아도 선방이란 얘기다. 실제 OECD는 한국 경제성장률을 -0.8%로 전망하면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나은 수치라고 하기도 했다.

다행히 최근 코로나19 양상은 KDI 시나리오대로 가고 있다. 오늘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36명으로, 엿새째 100명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