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로비·C&비리·담배소송…해넘기는 사건들_포커용 글꼴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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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검찰 수사와 법원의 재판 가운데 몇몇 사건은 매듭을 짓지 못하고 해를 넘기게 됐다. 26일 검찰에 따르면 전직 국세청장 2명이 연루된 `학동마을' 그림로비 의혹과 조현오 경찰청장의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 고소ㆍ고발 사건, C&그룹 비리 사건 등이 올해 미완성인 채로 내년을 기약한다. 예년에 비해서는 해를 넘기는 중요 사건의 수는 적은 편이지만 정치적 민감성을 띤 사건이 일부 포함돼 있어 최종적인 처리 시기와 결과가 주목된다. 법원에서도 `담배소송' 항소심이 심리 5년째로 접어들고,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 역시 기소된지 5년만인 내년에 대법원에서 결론이 나게 됐다. ◇한상률 내년에는 귀국할까 =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차장 시절인 2007년 3월 당시 전군표 국세청장에게 인사 청탁과 함께 고 최욱경 화백의 `학동마을' 그림을 건넸다는 의혹은 2008년 1월 불거졌다. 실체 규명이 안 되다가 지난해 3월 한 전 청장이 사표를 내고 돌연 출국한 후 참여연대의 수사 촉구와 민주당의 고발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수사에 나서 전 전 청장 부부와 한 전 청장 부인, 갤러리 관계자들을 조사했다. 그러나 정작 한 전 청장은 미국에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체류하면서 귀국하지 않아 수사가 더 이상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족 측이 8월 조현오 경찰청장을 사자(死者)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고소ㆍ고발한 사건은 중앙지검 형사1부가 수사하고 있다. 유족 측은 조현오 청장이 지난 3월 내부 강연에서 "뛰어내리기 바로 전날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되지 않았나"라고 말한 것이 공개되자 사자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등 3개 혐의로 고소ㆍ고발했다. 중앙지검 외사부는 진범을 가리지 못한 1997년의 `이태원 살인 사건'과 관련해 미국으로 출국한 용의자 아더 패터슨씨에 대해 지난해 범죄인 인도 청구를 요청해 수사를 재개한 상태지만 올해에도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다. 이밖에 서울서부지검이 수사 중인 한화그룹과 태광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 서울북부지검이 수사하는 `청목회'(청원경찰 모임)의 정치인 상대 `입법로비' 의혹도 신묘년(辛卯年)에 접어들어서야 최종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굳게 닫힌 C&그룹 임병석 회장의 입 =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지난해 `박연차 게이트' 이후 1년 반만에 사정의 칼을 빼들면서 첫 대상으로 삼은 `C&그룹 비리 의혹' 수사는 내년 초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10월21일 C&그룹 본사와 계열사를 압수수색하고 임병석 회장을 체포하며 공개수사에 돌입하고서 20일만에 임 회장을 횡령, 사기대출 등 3천억원대의 경제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당초 수사는 기업 비리에서 출발해 그룹의 급성장에 관여한 금융권 및 정ㆍ관계를 상대로 한 로비 의혹을 파헤치는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커질 것처럼 보였지만 아직 로비 의혹은 성과가 없어 종착지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검찰은 전ㆍ현직 임원 6명을 구속하고 임 회장을 사기 등으로 추가 기소했지만, 수사가 그룹 내부 비리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칠지, 로비 의혹을 밝히는 단계로 나아갈지는 여전히 임 회장의 입에 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광재 강원도지사 운명은 = 이광재 강원도지사의 도지사직 유지 여부를 결정할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재판도 해를 넘기게 됐다.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 지사는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아 7월1일 도지사 취임과 동시에 직무가 정지됐다가, 직무수행을 막는 근거로 작용한 지방자치법 조항이 9월 헌법재판소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면서 일단은 직무에 복귀했다. 하지만 4년 임기가 온전히 보장된 것은 아니다. 대법원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정치자금법과 공직선거법에 따라 즉시 도지사직을 잃게되는 것이다. 이 지사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등에게 14만달러와 2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6월 항소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1억4천400만원을 선고받았다. 상고심은 대법원 3부에 배당돼 6개월째 심리 중이다. ◇담배소송 항소심도 5년째로 = 폐암 환자와 가족 등 30여명이 흡연 때문에 폐암을 얻었다며 국가와 KT&G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도 5년째로 접어들게 됐다. 2007년 1월 1심 선고가 나기까지 무려 7년이 넘게 걸린 `담배소송'은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민사9부가 작년까지 8차례의 변론준비기일과 1차례의 검증기일을 거쳐 올해 3월 마침내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원고 측은 KT&G가 흡연예방활동과 금연운동을 지원하는 공익재단을 설립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조정안을 내놓기도 했지만 양측의 의견 차이가 워낙 커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1심 진행과정에서는 재판부가 네 번이나 바뀌었고 암환자 7명 중 4명은 선고 결과를 못 보고 세상을 떠났다. 대표적인 마라톤 소송인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은 2006년 5월 기소한 지 4년 7개월여만인 올해 12월 황 박사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나 검찰과 황 박사가 모두 상고해 결국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