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도 ‘민주주의 정상회의’…배제된 중·러 “미국이 민주 훼손”_돈을 벌다 프로그래밍_krvip

美 주도 ‘민주주의 정상회의’…배제된 중·러 “미국이 민주 훼손”_스누커 내기는 죽음으로 끝났다_krvip

[앵커]

전 세계 민주주의를 강화하자며 미국이 백 개가 넘는 나라를 초청해 화상 정상회의를 열었습니다.

이름이 '민주주의 정상회의'인데 사실상 경쟁 상대인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세 과시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워싱턴 연결합니다.

김기현 특파원,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당시 공약이기도 했죠.

민주주의 정상회의, 어떤 회의였나요?

[기자]

세계 민주주의가 도전을 받고 있으니 미국을 주축으로 뜻을 함께하는 국가들이 모여 되살리고 강화하자는 취지로 연 회의입니다.

전 세계 110여개 국의 정부와 시민단체, 민간 관계자들이 초청을 받아 참석해 화상으로 이틀 간 열립니다.

미국이 참석자들을 선별적으로 초청했습니다.

초청 못 받은 나라들은 자연스럽게 미국이 반민주 국가로 규정한 셈이 돼 버렸는데, 대표적인 나라가 중국, 러시아입니다.

회의 의제도 권위주의 타파, 부패 척결, 인권 보호 등 중국·러시아 비난할 때 주로 언급하던 내용들이 선정됐습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기조 연설에서 전 세계가 민주주의를 위한 가치 옹호에 동참해야 한다며 권위주의 국가들을 비판했습니다.

[바이든/미국 대통령 : "독재자들은 자신의 힘을 키워 전 세계에 영향력을 가하고 확대하면서, 그들의 억압적인 정책과 행동을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민주주의를 명분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려고 회의 여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미국 내에서도 나옵니다.

타이완 초청해 중국을 자극한 것, 브라질, 필리핀, 인도처럼 인권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나라들도 대거 부른 것, 모두 민주주의보다는 미국의 전략적 고려와 국익이 우선한 것 아니냐는 겁니다.

[앵커]

중국과 러시아, 반응이 있을 것 같은데요. 반발하겠죠?

[기자]

네, 두 나라가 입을 모아 이번 회의는 냉전 정신의 산물이다, 미국은 편 가르기 중단해라,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왕원빈/중국 외교부 대변인 : "미국은 패권을 수호하기 위해 민주라는 공적 도구를 사적으로 이용하고, 민주를 내세워 분열 대립을 선동합니다."]

지난달 말 미국 주재 중국, 러시아 대사도 공동 기고문을 통해 러시아와 중국의 민주주의는 걱정할 필요 없다, 미국은 분열과 대립을 유발하기 위해 가치에 기반한 외교를 사용하는 걸 중단하라고 일갈했습니다.

미국이 베이징 올림픽을 보이콧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인근 군사력 증강을 경고한 데 이어 압박 수위 계속 높이고 있다고 보고 맞대응하는 겁니다.

하지만 미국은 이런 반발에도 내년에도 이 회의 다시 열겠다고 공언한 상탭니다.

[앵커]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대립이 계속 고조되는 상황, 한국도 태도를 고민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상황입니다.

이번 회의에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해서 발언했죠?

[기자]

12개 나라만 참석한 본회의 첫 세션에서 발언했고 영상 연설도 했습니다.

가짜 뉴스와 포퓰리즘, 불평등과 양극화를 지적하면서 한국도 민주주의 강화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한국 국민들은 지금도 권위주의에 맞서 싸우는 나라 국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세계의 민주주의 강화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기여해 나갈 것입니다."]

문 대통령은 두 차례의 발언에서 중국을 직접 겨냥한 발언은 하지 않았습니다.

동맹인 미국, 경제적으로 가까운 중국과의 관계를 함께 고려한 걸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김석훈/자료조사:김다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