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화되는 이통사 경쟁…내년 통신시장 4대 변수_포커 뱅킹을 늘리는 방법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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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휴대전화 가입자가 5천만명을 넘어서 이동통신시장이 포화 상태를 맞은 가운데 새해에도 이통사간 사활을 건 경쟁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내년에는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가 전국으로 확대되고, 알뜰폰(MVNO) 시장이 개화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보조금 경쟁을 제한하는 법안 통과가 이런 경쟁의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Mr. 반도체'로 내년 1월 KT 회장에 공식 선임되는 황창규 내정자의 행보에도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광대역 LTE 전국시대 개막…속도경쟁 가열 올해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LTE-A)로 시작된 이통사의 속도경쟁이 내년에는 광대역 LTE의 전국시대 개막으로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포문은 KT가 열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8월 주파수 경매에서 자사 보유 인접 대역 주파수를 확보한 KT는 가장 먼저 수도권 지역에서 광대역 LTE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내년 3월과 7월 각각 전국 광역시와 전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KT의 계획에 맞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전국망 개통을 비슷한 시기에 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기존 주파수의 인접 대역을 확보해 광대역화가 용이한 KT에 비해 두 회사는 전국망 구축에 추가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이통사들은 소위 '3배 빠른 LTE'로 알려진 광대역CA 상용화도 추진하고 있다. 서로 다른 주파수 대역을 묶는 집성기술(CA·Carrier Aggregation)을 이용한 광대역CA는 광대역 LTE(150Mbps)와 기존 LTE(75Mbps)를 합친 속도(최고 225Mbps)를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이 정도 속도면 800MB 용량의 영화 한 편을 30초에 내려받을 수 있다. 광대역CA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출시는 내년 3분기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업체들도 이 시기에 맞춰 서비스를 상용화하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이통사 속도경쟁의 키워드가 1~2분기의 광대역 LTE 전국화에서 3분기 이후에는 광대역CA로 옮겨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멀티미디어시대를 맞아 소비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 속도에 민감한 상황이어서 속도 경쟁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업체가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미풍이냐 태풍이냐…황창규 변수 주목 내년 1월 KT의 새 회장으로 공식 선임되는 황창규 KT 회장 내정자의 행보도 이통사들의 관심 대상이다. 그가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부문을 이끌면서 이 업체를 메모리반도체 분야 세계 1위 기업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황 내정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낸 경험을 토대로 KT를 탈바꿈시킬 것이란 관측이 업계에서 나온다. 특히 황 내정자가 최종 면접에서 자신의 주요 성과로 이러한 해외 성과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져 그가 국내외 시장에 대한 자원 배분 재검토와 함께 KT가 추진하던 글로벌 사업을 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또 이른바 '황의 법칙'으로 반도체 속도 경쟁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점에서 통신에서의 속도 경쟁 패러다임도 바꿀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KT의 경우 기존 주파수에 인접한 대역을 확보해 광대역 LTE의 전국화에 유리하다는 점도 속도 경쟁에서의 우위 추구를 점치게 하는 요소다. 삼성에서의 조직문화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53개 계열사, 6만명의 직원을 거느린 '통신 공룡' KT의 조직 재정비도 예상된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황창규 변수'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말도 나온다. 통신 분야에서 경험이 없는데다 통신시장 자체가 포화 상태여서 시장 확대 전략이 마땅치 않을 수 있다는 배경에서다. 이런 가운데 안정적 실적을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한 하성민 SK텔레콤 대표와 무선사업의 성장을 통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통신 전문가로서의 장점을 살려 `황의 도전'에 어떻게 응전할지도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황 변수가 시장에 미칠 영향은 그가 구체적인 경영 전략을 내보인 이후에야 점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단말기 유통법 통과 전망…보조금 경쟁 구도 바뀌나 연내 통과가 예상됐던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말기유통법)은 일단 내년 2월 임시국회로 넘어가는 분위기이다. 이 법안의 취지는 휴대전화 보조금을 공개해 차별적인 지급행위를 막겠다는 것으로, 이 법이 실행되면 현재 보조금 경쟁 위주의 판촉 전략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법이 시행되면 일단 보조금 경쟁 자체가 전체적으로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이통사는 보조금 경쟁으로 쏟아부어야 했던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어 수익률 개선이 가능하다. 소비자들도 장기적으로 마케팅 비용이 줄어든 만큼의 통신비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분기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가 쓴 마케팅 비용만도 각각 8천270억원, 6천29억원, 4천631억원에 이른다. 이와 함께 이통사는 제공하는 보조금을 공시해야 해 휴대전화 가격이 투명하고 예측 가능해지면서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선택도 가능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보조금 경쟁 자체가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발생한 것인 만큼 단말기유통법이 시행돼도 보조금 위주의 시장 판촉 구도를 바꾸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 우체국 뛰어든 알뜰폰 시장 본격 성장 기대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된 가운데 알뜰폰의 시장 점유율이 얼마나 증가할지도 변수로 꼽힌다.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하던 알뜰폰의 시장 확대가 올해 우체국의 사업 참여로 분위기가 반전됐다는 점에서다. 기존 유통망을 통한 유체국의 알뜰폰 판매에 호조를 보이자 농협, 이마트, 홈플러스 등 전국 단위 유통망을 보유한 업체들이 잇따라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런 이유로 내년에는 알뜰폰 가입자 증가 추세가 더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유통 문제가 알뜰폰 시장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이통사에 비해 30%가량 저렴한 요금제에 CJ헬로비전, SK텔링크 등 주요 사업자들이 자사의 기존 상품과 연계한 혜택을 내놓은 것도 시장 확대 전망이 나오는 요소다. CJ헬로비전은 CGV 관람권이나 뚜레쥬르 상품권, SK텔링크는 국제전화와 결합한 요금제를 선보이며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마트는 쇼핑 실적을 요금에 연계한 할인 제도를 선보였다. 유통망과 함께 알뜰폰 확산을 가로막던 요인인 단말기 확보 역량도 개선돼 최신 스마트폰까지 라인업을 갖췄다. 가입자 비중도 저가 선불 중심에서 중고가의 후불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어 사업자의 실적 개선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해 1분기 68만명에서 올해 3분기 213만명으로 분기당 21%씩 성장했고 내년 말 500만 돌파가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전체 이통사 고객의 10%에 이르는 규모로, 기존 이통 3사의 시장 점유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통시장이 포화 상태인 가운데 보조금 경쟁 완화로 제반 환경이 갖춰지고 있고, 우체국 등의 유통망 확보로 내년에 알뜰폰 시장이 본격 개화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알뜰폰의 성공 여부가 향후 이통 시장의 경쟁구도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