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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과 관련된 특혜 의혹이 쏟아지면서 서울대와 고려대에서 항의하는 학생들의 집회가 열렸습니다.

조 후보자 본인이 재직 중인 서울대 재학생과 졸업생 수백 명은 23일 오후 8시 30분부터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캠퍼스 아크로 광장에 모여 촛불 집회를 열었습니다.

학생들은 "한 번 뱉은 말은 주워 담지 못한다", "또 다시 촛불을" 같은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조 후보자의 해명과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또 조 후보자 딸이 한영외고 재학 시절 의학 논문의 제1 저자로 등재된 점에 대해, 후보자 본인이 과거 강조했던 '공정'과 '정의'라는 개념과 큰 괴리가 있다며 비판했습니다.

집회가 열리는 광장 한편에는 '누가 학종(학생부 종합전형)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조국을 보게 하라'는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해당 문구는 서울대의 슬로건으로 알려진 '누군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는 문구를 풍자한 것입니다.

앞서 조 후보자의 딸은 2014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입학한 뒤, 두 차례에 걸쳐 모두 8백만 원의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장학금을 받고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합격 직후 대학원을 그만둔 것은 다른 학생의 입학과 장학금 기회를 빼앗았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한편 조 후보자의 딸이 졸업한 고려대학교에서도 그동안 제기된 입학 과정에 대해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학생들의 집회가 열렸습니다.

오후 6시 20분부터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 중앙광장 앞에 모인 5백여 명의 학생들은 조 후보자의 딸이 2010학년도 수시 전형으로 고려대에 합격하는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는지 진상을 밝히라고 촉구했습니다.

또 입시 관련 자료를 규정에 따라 폐기했다는 학교 측 해명에 대해서는,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위해 실제로 문서를 폐기했다는 증빙 자료와 함께 평가 기준표를 제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학생들은 주최 측이 미리 준비한 '자유, 정의, 진리는 어디에 있습니까?' 또는 '우리는 무얼 믿고 젊음을 걸어야 합니까' 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본부 건물까지 행진했습니다.

약 두 시간 20분가량 자유 연설과 고려대 응원가 제창 등을 이어간 학생들은 집회가 특정 정권을 비판하려고 열린 것은 아니며, 외부 개입 없이 자발적으로 연 것이라면서 정치적인 해석엔 선을 그었습니다.

집회 집행부 대표를 맡은 고려대 13학번 오정근 씨는 "미리 준비한 손팻말 400장이 모두 나갔고, 준비한 물품 500개도 다 나갔다"며, "애초 200명 정도 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더 많은 학생이 와 주셨다"고 말했습니다.

고대 총학생회 측도 입장문을 내고, 이번 의혹이 청년 학생들에게 좌절감을 주고 있다며 학교 당국과 국회에 철저한 조사와 검증을 요구했습니다. 다만, 오늘 집회는 고대 총학생회 차원의 공식 참여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고려대 교정에는 '그래서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으로 조 후보자 딸의 의대 논문 제1저자 등재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기도 했습니다.

자신을 컴퓨터공학과 14학번 '명훈'이라고 밝힌 대자보 글쓴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새벽 공기를 마시며 논문을 써 내려가는 대학원생들이여, 도대체 당신은 고작 2주짜리 랩 인턴은 왜 안 했습니까?"라며, "촛불로 쌓아 올린 세상이 적어도 한걸음쯤은 나아갔다고 믿었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을 것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가수 싸이의 노래 가사를 따와 조 후보자 관련 의혹을 비판한 '아버지'란 제목의 대자보도 교정에 게시됐습니다. 해당 대자보에는 "학교 외에 학원 과외 다른 아빠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고자 무엇이든지 다 해줘야 해", "아버지 이제야 깨달아요. 어찌 그렇게 사셨나요."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