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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
제주에 사는 50대 남성 A 씨. 그는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지난해 한 캐피탈 업체로부터 5천만 원 규모 대출을 받았습니다.

고금리 대출을 통해서라도 급하게 현금을 융통해야 했던 A 씨는 지난해 12월, '모 저축은행'이라는 곳에서 '저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문자메시지 한 통을 받았습니다. 이 메시지에는 은행 이름과 '아무개 팀장'의 이름도 적혀 있었습니다.

문자를 확인한 A 씨는 캐피탈 업체의 대출금을 저금리로 대환하기 위해 문자메시지가 발송된 해당 은행 번호로 전화를 걸어 대출을 신청했습니다. A 씨는 은행 관계자와 통화하면서 자신의 대출 내역 등 신용 정보를 상세히 전했습니다.

■ "캐피탈 대출 저금리로 대환"…전화했더니 "계약 위반이다" 협박

출처 : 게티이미지
해당 은행 관계자와 통화를 마친 뒤 A 씨는 또 다른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A 씨가 대출을 받았던 '캐피탈 업체 관계자'라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장○○ 과장'이라는 이 남성은 "대출금 중도 상환은 계약 위반"이라며 A 씨에게 즉시 5천만 원 상환을 요구했습니다.

장 과장은 A 씨에게 "지금 바로 5천만 원을 상환하지 않으면, 지급정지 조치가 되어 대출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 직원을 보낼 테니 5천만 원을 현금으로 준비해서 전달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도 안내했습니다.

상식적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내용이었지만, 겁을 먹은 A 씨는 그길로 지인에게 5천만 원을 급히 빌렸습니다. 이어 '장 과장'과 약속한 장소인 서귀포시 모처 앞으로 찾아온 '○○캐피탈 업체 직원'에게 현금 5천만 원을 건넸습니다.

■ "금융감독원 김○○ 감독관입니다" 사칭…수천만 원 '또 편취'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A 씨는 '은행 연합 김○○ 과장'이라는 사람에게 또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김 과장은 A 씨에게 "○○캐피탈에서 지급정지한 내역이 남아있으니, 공탁금 3천만 원을 맡겨야 대출을 진행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A 씨는 다시 3천만 원을 마련해, 제주시 모처에서 약속한 직원에게 현금을 전달했습니다.

A 씨에게 걸려온 전화는 또 있었습니다. 자신을 '금융감독원 김○○ 감독관'이라고 밝힌 이 사람은 "은행 직원과 개인적으로 만나서 대출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A 씨의 대출 거래 내역을 소상히 꿰뚫고 있는 전화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금감원에서 운영하는 공제보험에 가입하면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 2천만 원을 바로 내야 한다"고 현금 전달을 유도했습니다. 자신이 불법을 저질렀다는 사실에 놀란 A 씨는 급히 2천만 원을 더 마련해, 제주도 모처 앞에서 만난 관계자에게 전했습니다.

하지만 모두 사기였습니다. 그에게 대출 안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모 저축은행'도, 캐피탈업체 '장 과장'도, '은행 연합 김○○ 과장'도, '금융감독원 김○○ 감독관'도, 돈을 받아간 사람들도 모두 '보이스피싱' 일당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아챈 것은 이미 현금 1억 원을 모두 건넨 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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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지원 대출', '근로장려금 신청'…경기침체 파고든 악성 범죄

제주경찰청이 전화금융사기, 일명 '보이스피싱' 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여전히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한 안내 문자를 통해 피해자들을 속여 수천~수억 원을 빼앗는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제주에서 전화금융사기 409건이 발생해 116억 원 상당의 피해를 낳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021년(514건, 105억 원)보다 건수는 20% 정도 줄었지만, 피해 금액은 오히려 10%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이 분석한 최근 전화금융사기 유형을 보면, 2021년 기승을 부렸던 대면편취형 수법, 즉 전달책을 보내 현금으로 돈을 주고 건네받는 형태는 크게 줄었습니다. 대신 상품권 등 유가증권이나 가상자산을 속여 뺏는 변종 수법은 늘고 있다는 게 수사 당국 설명입니다.

출처 : 이미지 캡션
■ 문자메시지 '링크 클릭'하거나 '앱 설치'하지 마세요!

특히 최근에는 고금리, 공공요금 인상 등 어려운 경제 사정을 악용해 '정부지원 정책자금 대출', '근로장려금 신청' 등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현혹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금융기관을 사칭한 일명 '피싱 문자'는 대부분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발송되고 있습니다.

[web발신]
[이자 부담 완화정책안 합리적 지원 새정책자금 대출 신청 안내]

고객님께서는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을 줄이고 하락한 경기둔화로 인한 힘든 기간을 이겨내기 위하여 시행되는 「이자부담 완화정책안 합리적 지원 새정책자금 대출」을 지급받으실 수 있는 적격한 대상으로 선정되었으나 아직까지 미접수 상태로 확인되어 다시 안내 드립니다.

소득과 매출감소가 장기간 지속되어 심사절차를 간소화하여 다음과 같은 조건으로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아래의 본 상품 예산안은 조기 소진 예정으로 인해 22.12.30.(금) 18시까지 접수가 가능하오니 확인하신 후 신청하시길 바랍니다.

□ 주요 지원정책안내
- 고금리를 저금리로 전환 및 생활안정자금
- 온전한 손실보전 및 손실보상 지원
- 사업운용자금, 전·월세 보증지원, 일상회복자금

□ 신청방법 및 서류
- 온라인 신청 기간 : 2022년 12월 30일(금) 18시까지
- 필요서류 : 신분증 사본 외(별도 확인 필요 시 추가 서류 증빙 개별요청)
※ 정책자금은 한도 내로 선착순으로 지원함으로 예산 소진 시 접수 불가합니다.

□ 상담문의
- 상담 전화 16XX-XXXX

경찰은 이처럼 발송된 문자메시지에 첨부된 ' 모르는 인터넷 주소(URL)는 절대 누르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링크를 누르면 사용자도 모르는 새에 악성 앱이 휴대전화에 설치되는데, 이렇게 악성 앱에 감염되면 보이스피싱 범죄 일당이 개인정보를 손쉽게 빼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전화금융사기범들이 휴대전화에 악성 앱을 몰래 설치해버리면, 피해자가 전화금융사기를 의심하고 실제 존재하는 전화번호로 확인 연락을 하려고 해도, 도중에 전화를 가로채면서 사기꾼들이 전화를 받아 감쪽같이 속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출처가 불분명한 링크'를 누르거나 해당 번호로 전화하는 것은, 전화금융사기범에게 범죄의 길을 활짝 열어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입니다.

[연관 기사] “○○지검 검사인데요”…국가기관 사칭 보이스피싱 다시 ‘고개’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5468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