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中 하이난 섬에서도 조선인 대학살 _애명월도 캐릭터 장난감 확장_krvip
⊙앵커: 중국 최남단의 하이난섬은 우리에게 관광지로 알려진 곳이죠.
그런데 이 섬에서 1000명이 훨씬 넘는 조선인들이 일제 말기에 집단 학살을 당했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이틀에 걸쳐서 짚어볼 텐데 오늘은 먼저 당시 상황을 김기흥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988년 중국 정부가 관광특구로 지정한 중국 최남단의 하이난섬.
이국적인 풍경 때문에 우리나라와는 별 인연이 없어보이지만 이곳에는 조선촌이라 불리는 작은 마을이 있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광산노동자로 일본군에 끌려온 조선인들이 살았다 해서 이 마을을 조선촌이라 부르고 있지만 정작 지금은 조선인들을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조선인들은 태평양전쟁이 끝날 무렵 살해됐기 때문입니다.
⊙조우시엔 친(75세/마을 주민): 일본군이 조선인을 죽인 것 이 아닙니다.
나무에 손목을 철사로 묶은 뒤 일본군이 총을 겨눈 채 조선인을 시켜 같은 조선인을 몽둥이로 때려 죽이게 했습니다.
⊙기자: 1300여 명이 넘는 조선인들은 살해된 뒤 천인갱이라 불리는 마을 뒷편 벌판에 한꺼번에 묻혔다는 것입니다.
지난 98년 당시 한 다큐멘터리 취재진이 천인갱의 일부를 임의로 선정해 100여 구의 유골을 발굴했습니다.
유골은 지금도 천인갱 이곳저곳에서 쉽사리 발견됩니다.
⊙천인갱 관리 직원: 머리는 담쪽으로 누워 있는 상태이고 다리는 이쪽에...
⊙기자: 이들의 죽음에 대한 기록은 반세기가 지나서야 중국에서 발행된 한 자료에서 발견됐습니다.
또 하이난섬에 대한 일본 방위청의 극비 문서에는 일제가 조선의 각 형무소에서 형기 3년 미만의 단기수들로 조선보국대를 구성해 하이난섬으로 보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린 루이장(72세/마을 주민): 강제 노역에 시달리던 조선인들은 아래위를 이런 푸른 색깔의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기자: 푸른옷을 입은 조선인들은 밥은커녕 돼지도 먹지 않는 들풀로 목숨을 이어가며 강제노역을 하다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조유야 시(85세/마을 주민): 길을 가던 원주민들에게 배가 고파 고구마를 달라고 구걸하다 일본인들에게 심하게 맞던 조선인들...
⊙기자: 먼 이국땅까지 끌려와 강제노역 끝에 참혹한 죽음을 당한 조선인들.
그들의 이름이 무엇인지 누구에 의해 어떤 이유로 죽었는지 광복을 맞이한 지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대로 밝혀진 것이라곤 하나도 없습니다.
KBS뉴스 김기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