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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보면 영웅일지 모르겠지만 일본에서 보면 범죄자거든요. 우리는 그 마음 알지만, 실제로 좋은 일을 한 건 아니고 우리는 또 일본에서 살아야 하니까.." 재일동포 차별에 항의하며 야쿠자를 총기로 살해했던 권희로(權禧老)씨가 26일 부산에서 숨졌다는 말을 들은 외조카 김모(49)씨는 자신의 감정을 한마디로 정리하기 힘들어했다.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가케가와(掛川)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씨는 권씨의 바로 아래 여동생의 아들. 권씨가 1968년 시즈오카현에서 이른바 '김희로 사건'을 일으켰을 때는 그 의미를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는 나이였다. "외삼촌(권희로)은 단지 자신한테 '조센진, 더러운 돼지 새끼'라고 욕했다고 해서 야쿠자를 죽인 건 아니예요. 그때 외할머니(권씨의 어머니)가 나처럼 '야키니쿠'(불고기)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야쿠자가 그 식당에서 소란을 떨고 외할머니를 못살게 굴었거든요. 그 일에 화가 났던 거죠." 권씨가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일본에서 복역하다가 1999년 9월 한국에 영구귀국했을 때도 김씨가 동행했다. 권씨가 전립선암으로 투병 중이어서 오래 살지 못할 것 같다는 말은 전부터 듣고 있었기에 26일 기자가 전화로 사망소식을 전했을 때에도 담담해했다. 심정을 묻자 "복잡하다"고 했다. 가케가와에는 권씨의 형제들과 친척들이 수십명 살고 있다. 일본에서 보면 이들은 살인과 인질극을 일으킨 범죄자의 친척들. 김씨는 "그때 차별이 심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일본 사람들은 자기들이 과거에 한 일은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씨는 떠났지만 일본에서 계속 살아가야 하는 친척들 입장에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는 쉽지 않다는 것. 김씨는 "사실 차별을 받는다고 해서 범죄를 저지르는 건 나쁜 일이지 않느냐"는 말도 했다. 권씨의 유골 일부를 일본에 가져오는 것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권씨 어머니의 묘는 바로 김씨 식당 부근에 있다고 한다. 김씨는 수년 지난 뒤라면 몰라도 일본에서 살아야 하는 친척들의 입장을 고려할 때 수많은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유골을 일본으로 가져오기는 어렵다는 것. 김씨는 "천천히, 몇년 지나서 생각해 봅시다"라고 말했다. 26일 오후 비행기편으로 한국에 갈 권씨의 여동생과 또다른 외조카 등은 문상한 뒤 박삼중 스님에게 친척들의 이런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한다. 재일본 대한민국 민단(민단)도 비슷한 이유로 권씨 사망과 관련된 일체의 행동을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시즈오카현 민단 본부 관계자는 "개인적으로는 몰라도 조직적으로 반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