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거래 부추기는 백화점 상품권 _베타 공급자_krvip
⊙앵커: 추석을 앞두고 백화점 상품권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한 번에 수백 장씩 사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상품권이 뇌물 등 검은거래 수단으로도 악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김원장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시내 한 대형백화점입니다.
추석이 다가오면서 상품권을 사려는 고객들이 아침부터 미어집니다.
판매소를 더 늘리고 20여 명의 아르바이트 사원까지 뒀지만 고객들은 20분 이상 줄을 서야할 정도입니다.
한 번에 수백, 수천만원어치의 상품권을 사는 고객들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 10만원권 100장 샀어요.
⊙기자: 그럼 얼마죠?
⊙인터뷰: 10만원권 100장이니까 (천만원이죠.)
⊙기자: 이렇게 상품권이 뭉치로 팔리다 보니 이를 담을 수 있는 선물박스도 불티나게 팔립니다.
상품권을 수백 장씩 담아 선물하는 고객도 한둘이 아닙니다.
⊙기자: 한 박스에 몇 장이나 들어가요?
⊙인터뷰: 백화점 포장코너 직원: 200장씩 들어가요. 200장씩 꽉 채워서 가는 분도 있고...
⊙기자: 이렇게 포장된 상품권 수백장씩은 어디로 갈까.
서울시청 주변의 한 단란주점입니다.
이곳 주인은 이른바 추석인사를 위해 50만원권 상품권 10여 장을 구입했습니다.
⊙단람주점 주인: 구청 같은 데서 위생과, 세무서는 부가가치세과, 경찰서는 방범지도계·소년계...
⊙기자: 몇 장이나 가야돼요?
⊙단란주점 주인: 경북도 4, 백(만원)은 줘야돼요.
⊙기자: 이렇게 한뭉치씩 선물로 건네진 상품권들은 얼마든지 현금으로 환불이 가능합니다.
상품권이 뇌물로 둔갑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서울 중심가 사채 사무실에서는 억대의 상품권까지 환불이 가능합니다.
⊙기자: 얼마까지 해주실 수 있어요?
⊙상품권 할인업자: 2억, 3억도 다돼요.1시간 안에...
⊙기자: 이렇게 무더기로 할인된 상품권들은 현금이 급하거나 비자금을 만들려는 기업들에게 되팔리고 있습니다.
⊙상품권 할인 사채업자: 은행 문턱이 높다보니까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은 이렇게 정상적인 제도권 금융을 통해서 자금 조달하기가 어렵지 않습니까?
⊙기자: 올해만 롯데, 현대, 신세계백화점 등 이른바 빅3가 판매할 상품권은 4조원.
계좌추적도 되지 않고 쉽게 돈으로도 바꿀 수 있는 상품권이 위험수위에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원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