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남중국해 갈등… 韓, 균형잡기 ‘안간힘’_풀 카지노 더빙_krvip

美·中 남중국해 갈등… 韓, 균형잡기 ‘안간힘’_미국카지노 잘 다녀오세요_krvip

미국과 중국의 다툼은 오늘도 계속됐습니다.
미국은 중국 군부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국인 천 여 명의 비자를 취소했습니다. 중국은 자국 주재 미국 기자들의 ‘기자증’을 갱신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를 ‘언론탄압’이라며 맞서는 미국에는 “날조된 주장”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제재 발효는 닷새 앞으로 다가왔고, 중국은 대만을 방문한 미국 고위 관리들에 대한 제재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은 남중국해를 향해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미사일을 쐈고, 미국은 남중국해 군사기지화에 참여한 중국 기업들을 제재했습니다. 앞서 무역 갈등도, 영사관 폐쇄도 있었습니다. 외교뿐 아니라 무역·군사·경제까지 미·중 갈등은 끝을 모르고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어제 저녁 한 화면에 모였습니다.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 회의입니다. 매년 한자리에 모이는 큰 행사였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화상으로 열렸습니다. 아세안 10개 나라와 일본·러시아·인도 등 모두 18개 나라가 참여했습니다. 참가국들 특성상 미국과 중국 충돌 무대는 ‘남중국해’와 ‘홍콩’이었습니다.


■ 왕이 “평화의 가장 큰 위험 요소는 미국”

먼저 왕이 외교부장이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왕 부장은 “미국이 자신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남중국해 군사화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중국은 아세안 국가들과 협상을 통해 남중국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데 미국이 이를 방해한다고도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평화의 가장 큰 위험 요소’라고 했습니다.

왕 부장은 “홍콩 문제는 중국 내정으로 국제법상 간섭해서는 안 되고 각국은 이를 준수할 의무가 있다”면서 “중국 공산당과 중국 정부에 대한 인민들의 지지는 전 세계 국가 중 최고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왕 부장은 전날 열린 중국과 아세안 10개국 사이의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미국은 지난 몇십 년간 전력을 다해 중국을 주적으로 과장해 왔다”면서 “중국을 끊임없이 압박하고 중국 발전을 막으려 해 중미 관계가 계속 추락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 폼페이오 “중국의 영유권 주장은 불법”

폼페이오 장관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먼저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공격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면서 몇몇 아세안 국가들과 함께 우려가 된다는 뜻을 함께했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면서 남중국해에서 영유권을 확장하겠다는 중국의 주장은 불법이라고 명확히 말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국제법적 근거가 없다’며 인정하지 않았던 2016년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상설중재재판소 결정을 언급했습니다.

또 홍콩에서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학생들을 체포하거나 선거를 연기하고 민주주의를 찬성하는 후보자를 탈락시키는 등 국가안보법이 지나치게 남용되고 있다며 이에 대해 몇몇 국가들과 함께 우려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한편, 모테기 일본 외무상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의 상황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려는 (중국의) 계속된 시도에 대해 다른 회원국들과 함께 깊은 우려를 공유한다”며 미국을 거들었습니다.


■ 강경화 “분쟁의 평화적 해결 중요”

강경화 장관도 발언에 나섰습니다. 신중하게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강 장관은 “해당 수역 내 항행과 상공비행의 자유 보장 및 대화를 통한 분쟁의 평화적 해결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남중국해에서 긴장을 고조하거나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행위를 방지하고 비군사화 공약을 이행하며 남중국해 행동규칙 협의가 국제법에 합치하고 모든 국가의 권익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남중국해 문제에 관한 한국 정부의 기본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한 수준입니다.

홍콩 문제도 언급했습니다. 강 장관은 “한국은 홍콩과 무역이나 인적 교류 측면에서 깊은 관계가 있다”며 “한국 정부는 최근의 홍콩 상황에 대해 우려를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일국양제의 원칙 아래서 고도의 독립성을 유지한 채 홍콩의 안정이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역시 중국과 미국 그 어느 쪽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는 일반적인 입장을 보인 것입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이 첨예해질수록 한국의 입장은 난처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종건 1차관이 스티브 비건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기 위해 미국에 도착해서 한 발언에도 그런 고심은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최 차관은 “대한민국과 미국은 동맹 사이며 그것은 우리 외교 안보의 근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과 동맹인 동시에 중국과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라는 점도 잊지 않았습니다.

취임 전까지 자타공인 ‘자주파’로 불리던 최 차관도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문제. 지금까지 외교부의 입장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였습니다. 앞으로도 당분간 이 입장에 변화는 없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