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인 실종사건 비극으로 종결 _포커 칩이 들어 있는 주석_krvip

美 한인 실종사건 비극으로 종결 _어제 경기 팔메이라스가 승리했습니다_krvip

미국 전역은 물론 전 세계의 관심을 끌어모았던 샌프란시스코 거주 한인 제임스 김(35)씨 실종사건은 끝내 김씨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비극으로 종결됐다. 지름길로 가겠다며 평상시에도 차량 진입이 힘든 왕복 1차선의 산길로 접어들었다가 폭설에 갇히는 우를 범했지만 9일만에 세 모녀가 건강하게 발견되면서 미 언론들이 집중 보도하고 전세계 네티즌들의 격려가 쏟아졌으나 기대했던 김씨의 생환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온라인 웹진 'CNET'의 수석편집장 김씨와 샌프란시스코에서 2곳의 옷가게를 운영하던 부인 캐티씨, 그리고 두 딸이 10박11일의 일정으로 여행길에 나선 것은 지난달 17일. 사브 스테이션 왜건을 타고 샌프란시스코를 출발한 김씨 가족은 시애틀의 친척 집을 거쳐 25일 포틀랜드에서 친구를 만난 다음 로즈버그의 데니스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뒤 숙박 예정지인 골든비치로 향하기 위해 42번 도로를 타야 했으나 지나치면서 시스키유국립공원의 험준한 산악 도로로 접어들었다가 폭설에 갇혔다. 김씨 일가족의 실종 사실은 이로부터 사흘이 지난 뒤에야 경찰에 신고됐다. 김씨가 복귀 예정일인 27일까지 돌아오지 않자 CNET의 직원들이 28일 실종 신고를 낸 것. 이후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김씨 부모가 오리건주로 합류하는 등 본격적인 수색 작업이 펼쳐졌고 마지막으로 신용카드가 사용된 식당을 중심으로 수색 작업이 펼쳐졌으나 별로 진척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그 사이에 이들은 약간의 스낵류와 열매 등으로 연명했고 캐티는 아이들에게 젖을 먹이는 한편 휘발유가 떨어져 더이상 난방이 안되자 자동차 타이어를 태우며 혹한을 견뎌나갔다. 사고 발생 일주일만인 2일 오전 7시25분께 김씨는 적극적으로 구조를 요청하겠다며 도보로 출발했으나 오후 1시까지 돌아오겠다던 그의 소식마저 끊긴 채 나머지 가족들은 이틀을 더 견디다 발생 9일만인 4일 오후 구조에 나선 헬리콥터에 발견돼 극적으로 구조됐다. 발견 당시 캐티씨는 발가락에 동상을 입은 상태였지만 생후 7개월의 사빈 등 두 딸은 매우 건강한 상태였기에 언론들은 `기적의 생환'이라면서 위기 상황에서 침착하게 아이들을 보호하며 버텨나간 지혜에 찬사를 보냈다. 이후 활기를 찾은 수색팀은 100여명의 구조요원과 구조견,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김씨 수색에 나서 5일 오후 그가 입었던 옷가지와 지도가 발견되면서 생존 가능성이 점쳐졌고 6일 아침부터 재수색에 나섰으나 결국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숨진 김씨는 가족들이 발견된 곳에서 길을 따라 3.2km 가량 내려가다 입고있던 2벌의 바지중 하나를 벗어놓았는데, 이곳에서 왜 험한 벼랑을 타고 강쪽으로 내려가려 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이번 사건이 알려진 이후 숨진 김씨의 친구가 개설한 웹사이트에는 아르헨티나, 일본 등 전 세계에서 수천명의 네티즌이 방문해 극한 상황에서 가족들을 안전하게 보호한 그의 안부를 걱정하는 등 격려의 글이 쏟아지기도 했으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애도의 사연들이 답지했다. 김씨의 유족들은 김씨의 시신이 발견된 뒤 공개한 성명에서 "사망 소식에 깊은 슬픔에 빠졌지만 제임스를 생환시키기 위해 보여준 모든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생면 부지의 이방인을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않으며 위험을 감수한 여러분들이 진정한 우리의 영웅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