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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를 걸어서 이동하는 이른바 '국토 대장정 프로그램'이 대형 인명사고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대부분 국도 갓길을 이용하고 있어 교통사고 가능성을 항상 안은 채 움직이는 실정이다.

13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5분께 충남 공주시 23번 국도에서 14t 화물차가 국토 대장정 행렬을 호위하던 순찰차를 들이받았다.

순찰차는 다시 앞에 있던 승합차 2대와 부딪히는 등 차량 4대가 뒤엉켰다.

이 사고로 순찰차에 타고 있던 경찰관 최모(40)씨를 포함한 9명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관을 제외한 부상자들은 대장정 프로그램 참가자이거나 스태프로 확인됐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학생으로 전해졌다.

순찰차는 대장정 프로그램에 참가한 104명과 스태프 38명 등을 보호하며 사고 예방 업무를 하던 중이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는 140명 넘는 이들이 있었다"며 "만약 화물차가 참가자들 뒤에서 호위하던 순찰차와 충돌하지 않고 그대로 돌진했다면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할 뻔한 아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해남 땅끝마을에서 출발한 참가자들은 600여㎞ 거리를 걸어서 다음 주 파주 임진각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국토 대장정은 전국 곳곳에서 사나흘에서 길게는 20일 넘게 다양한 경로로 진행된다.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요구하는 프로그램 특성상 대학생 사이에서는 '청춘의 훈장'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업계에 따르면 프로그램 기획자들은 일반적으로 국도를 중심으로 동선을 짠다.

주요 지점을 주어진 시간 안에 돌파하려면 국도를 따라 갓길로 이동하는 게 최선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행위는 도로교통법에 어긋나는 사안은 아니라고 경찰은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도 갓길을 이용하는 것은 주변이 잘 정리돼 있고, 위치 표지판을 확인할 수 있는 등 편의상의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자체 보호 차량을 행렬 앞뒤에 배치해 교통 상황을 통제하거나, 지역 경찰관의 '순찰차 에스코트'를 받곤 한다.

그러나 이번 사고를 보더라도 이 같은 조처는 안전을 확실하게 담보할 수는 없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빠르게 달리는 차량 옆으로 많게는 수백명이 이동하는 상황에서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의 사고 예방은 어렵다"며 "인도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관련 업계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