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전에 복직해달라”…22년 전 해고 노동자 고공농성_포커 벽지_krvip

“정년 전에 복직해달라”…22년 전 해고 노동자 고공농성_돈을 벌기 위해 온라인 상점_krvip

[앵커]

22년 전, 삼성그룹에서 해고된 노동자가 정년을 한 달여 앞두고 삼성전자 본관 인근 철탑에서 기습 고공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이 노동자는 노조 활동을 이유로 부당하게 해고됐다며, 삼성그룹의 사과와 원직 복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박영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삼성전자 사옥 인근 철탑에 '해고자 원직 복직'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습니다.

25m 높이 철탑 위에는 한 남성이 올라가 있습니다.

22년째 부당해고에 대한 사과와 원직 복직을 요구하고 있는 김용희 씨입니다.

지난 1982년 삼성항공에 입사한 김 씨는

노조를 설립하려고 한다는 이유로 해고됐다가 1997년 복직했지만 아직까지 출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측이 노조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기 전에는 같이 일할 수 없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김용희/해고 노동자 : "저는 끝까지 삼성에 잘못된 구조, 모순을 바꾸겠다고 노조를 만들겠다고 했어요. 근데 그 뒤로 출입도 못 하게 하고..."]

2년 전부터 삼성생명 빌딩 앞에서 노숙투쟁을 이어오던 김 씨는

어제(10일) 새벽 5시쯤, 기습적으로 철탑에 올라갔습니다.

김 씨는 다음달 10일로 정년이 지나면 다시는 복직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전에라도 회사에 복직해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김용희/해고 노동자 : "지금이라도 노조를 좀 인정하고, 정말로 근로자가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이 권리를 행사했으면 좋겠네요."]

김 씨는 자신을 강제로 끌어내릴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하겠다며 인화물질을 들고 올라갔습니다.

소방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현장 주변을 통제한 채, 철탑 밑에는 에어매트를 설치했습니다.

김 씨가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지기 전까지 내려오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경찰은 설득 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