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하, 콜금리 인상기조에 제동 걸듯 _베타 서른 종류의 레시피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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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9일(한국시간) 정책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함에 따라 따라 국내 금융시장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우선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 드라이브에도 제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미국의 대폭적인 금리인하는 곧 달러화 약세를 부추겨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무위험 재정거래(아비트리지) 유인이 확대돼 단기성 외화차입이 늘어날 수 있다. 시중은행들의 입장에서는 해외차입 여건의 개선 여지가 생겼으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부실에 따른 전세계적 신용경색으로 인해 해외자금 조달 비용이 이미 급등, 해외차입이 중단된 상황이어서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가 즉각적인 환경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기는 무리다. 미국의 대폭적인 금리인하 조치가 갖는 가장 큰 의미는 세계 최대의 수출시장인 미국의 정책당국이 경기하강을 심각하게 걱정하면서 이에 대한 처방을 내놓기 시작했다는 점이며, 이러한 거시경제의 흐름 변화가 시차를 두고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은 간단치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콜금리 인상기조에 제동 걸릴 듯= 올해 7월과 8월 연속 콜금리 인상을 단행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9월은 금리를 동결, 관망세를 유지했다. 9월의 콜금리가 동결된 배경 가운데는 미 FOMC의 금리 조정 여부를 지켜보자는 뜻도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이번 금리인하 조치는 단 한번에 그치지 않고 향후 정책금리의 본격적인 하강을 예고하는 것이다. 금리정책은 일정한 사이클을 그리게 마련이며 한번 금리를 인하한 이상 하강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는게 시장의 공통된 견해다.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중앙은행(BOJ)의 금리인상 기조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전망이다. ECB와 BOJ는 이미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사태 이후 예정돼 있던 금리인상을 연기한 상태다. 이러한 선진국 중앙은행의 행보는 한은 금통위로서도 전혀 도외시 할 수 없는 고려사항이다. 한은 표면적으로는 "미국의 금리인하와 별개로 금통위의 통화정책 운용은 국내 경기흐름과 물가, 시중유동성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7,8월 두차례의 콜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시중의 과잉유동성이 해소되고 있다는 신호가 뚜렷하지 않은 상태이며 하반기 이후 물가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추가 콜금리 인상 카드를 완전 포기했다고 볼 수는 없는 형편이다. 그러나 7,8월의 콜금리 인상의 효과를 좀 더 기다려봐야 하고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연내 콜금리 추가인상을 시도하기는 무리라고 보는게 시장의 주된 흐름이다. 내년 이후의 상황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한은의 입장에서 볼 때 상황이 그렇게 우호적이지는 않다. 선진국 경기하강이 가속화된다면 국내 경기 상승세도 계속 유지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외화자금의 유입을 통한 해외부분의 통화증발 효과를 생각하면 미국과 반대로 국내 정책금리 인상을 강행하기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미국의 금리인하는 콜금리를 현재의 연 5.00%에서 상당한 기간에 걸쳐 동결시키는 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인하 기조가 미국뿐만 아니라 선진국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을 해소하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시장이 안정을 되찾는다면 내년 이후 콜금리 추가 인상을 시도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환율하락 압력, 외화차입 확대 부추길 듯= 시장흐름을 좀 지켜봐야겠지만 미국의 대폭적인 정책금리 인하는 달러화 약세를 가져오고 그에 따라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는 조선업체를 비롯한 수출기업들의 달러 선물환 매도를 부추기고 현물환율과의 격차를 벌려 스와프레이트를 뛰게 만들게 된다. 게다가 미국의 정책금리가 콜금리 운용목표를 하회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무위험 재정거래 유인이 커져 단기 외화차입이 더욱 급증할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외국은행 국내지점 등이 단기외화차입금을 원화로 바꿔 그동안은 국채 투자에 치중해왔으나 최근에는 환매조건부채권(RP) 등 단기 운용에도 나서고 있다"면서 외은지점의 단기외화차입이 국내 자금시장에 큰 변수로 작용하고 나아가 통화정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인하가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콜금리가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인상될 경우 이러한 해외요인에 의한 통화증발 압력은 더 커지게 돼 한은으로서는 통화정책을 운용하는데 상당한 부담을 느끼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요약하자면 콜금리 인상 기조를 계속 고수하기 힘들 것이라는 얘기다. ◇시중은행 해외자금 조달에 숨통 트일까=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사태 이후 시중은행들의 해외차입은 사실상 올스톱된 상태다. 자금조달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조달금리가 워낙 급등한 상태여서 과도한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자금을 빌릴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기존 차입에 대해서는 인상된 금리를 부담하고 만기를 연장하고 있으나 이 역시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미국의 금리인하 기조가 계속되고 유럽 등도 금리인상을 중단한다면 해외자금 조달 비용은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해외자금 조달 비용이 높은 것은 선진국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수준이 높아서가 아니라 은행간 신용공여가 중단돼 자금이 원활하게 돌지 않는데 근본 이유가 있기 때문에 당장 시중은행의 해외차입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다만 미국의 금리인하 기조가 장기간 지속되고 세계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완화될 경우에는 해외자금 조달 비용이 정상을 찾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의 관심사는 미국의 경기 전망= 미국이 0.50%포인트의 금리인하를 선택한 것 자체는 경기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한마디로 경기가 빠르게 나빠질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에 통화정책 당국이 동의를 한 것이다. 과거 불황때나 2001년 9.11 사태 직후에 0.50%포인트씩 금리를 대폭 인하했던 패턴을 그대로 답습해 과감한 금리인하 조치를 취한 것은 FRB가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한 것으로 봐야 한다. 지금까지 FRB가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선제조치로 정책금리를 인상할 때마다 시장의 반응은 "경기상승세에 대한 확신이 그만큼 강하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을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이 증시로 몰려드는 현상이 되풀이되곤 했다. 반대로 금리를 대폭 인하한 것은 그만큼 상황이 나쁘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앞으로 단기조정을 거친 후 경제주체들 사이에 심리적 불안감은 더욱 증폭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어찌됐건 그동안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조장할 수 없다며 금리인하에 반대 입장을 고수해오던 FRB가 대폭적인 금리인하로 선회한 것 자체는 미국뿐만 아니라 선진국 경기의 본격적인 하강을 예고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어 주목된다. 중국 경기의 활황과 동아시아 경제의 대미 의존도 약화라는 이른바 탈(脫)동조화현상(디커플링)으로 인해 한국 등 아시아 주요국 경제에 미칠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으나 선진국의 경기하강은 한은의 통화정책 운용을 비롯해 국내 금융시장에는 또 하나의 도전임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