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내가 힘 보탤 차례”…삼성 고공농성 마친 김용희씨가 현대차 간 이유는?_영화상 오스카상 수상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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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5일 만에 철탑에서 내려온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가 이번에는 현대기아차를 찾았습니다. 삼성과의 긴 싸움을 끝낸 지 두 달 만입니다. 무슨 일이었을까요.


"내부고발 이후 8년째 투쟁 중"...기아차 해고노동자 박미희 씨

어제(2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7년 전 내부고발 이후 기아차 대리점에서 해고된 박미희 씨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노동시민사회 공동대책위의 발족식이 열렸습니다. 이번 대책위에는 삼성해고노동자 김용희 씨를 비롯해 평등노동자회와 평등교육실현을위한학부모회 등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습니다.

박 씨는 2013년 5월 11년간 근무한 부산의 한 기아차 대리점에서 해고됐습니다. 박 씨가 해당 대리점의 부당판매를 본사에 고발한 지 약 한 달만이었습니다. 당시 담당자가 '신원을 알아야 제대로 조사할 수 있다'며 이름과 소속을 묻기에 어쩔 수 없이 이를 밝혔다고 박 씨는 말합니다. 하지만 박 씨에게 돌아온 건 대리점주의 계약 해지 통보였습니다.

7년 만에 공대위와 함께 문제 해결에 나선 박 씨는 "왜 내부고발자가 이렇게 외롭게 투쟁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라며 "제가 열심히 일했던 회사의 본사가 이런 모습이라는 게 무척 속상하다."라고 호소했습니다.

박 씨는 "부당해고를 인정하고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던 본사는 이후 묵묵부답"이었다며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집회를 시작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 측은 당시 박 씨가 일하던 기아차 판매대리점은 판매 위탁 계약을 맺은 별도의 법인이었다고 설명하며 "박 씨는 본사와는 어떠한 고용 관계나 위임 관계도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대리점에 박 씨의 신원을 알려준 적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용희 씨, "동지 박미희 씨에게 힘을 보탤 차례"

2013년 여름, 항의를 위해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본사를 찾은 박 씨는 1인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시위'라는 것을 해본 박 씨는 늘 혼자였습니다. 이 때문에 박 씨는 수차례 본사 용역 등의 집회 방해에 시달렸다고 얘기합니다.

그 이후 주변 사람들과 정식으로 신고해 집회하기 시작했고, 나아가 동지가 생겼습니다. 김용희 씨 역시 그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도움을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함을 표한 박 씨는 특히 김 씨와의 연대에 대해 특별하게 기억했습니다.

박 씨는 매일 새벽 5시 반부터 9시까지 자신의 집회가 끝난 후 김 씨의 고공농성 현장을 찾아 도시락을 올리며 지지와 응원을 전달했습니다. 그녀는 "김용희 동지와 연대하며 내가 연대하는 게 결국 나 자신을 위한 것이고, 나의 자식을 위한 것, 나아가 좋은 세상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김 씨의 투쟁을 지켜보며 외롭고 고단했던 자신의 마음이 더욱 굳건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박 씨는 "우리 사회에서 내부고발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법이 마련될 때까지 힘을 합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5월 김 씨가 355일의 고공농성을 마치고 지상에 내려온 지 두 달 만에 두 해고노동자는 다시 만났습니다. 김 씨의 "이제 다시 시작"이라는 말에 박 씨는 "감사함을 다 표현할 수조차 없다"고 화답하며 두 해고노동자는 다시 투쟁의 길에 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