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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 책] 매주 토요일, 책을 소개합니다.

한국과 포르투갈이 맞붙은 2022 월드컵 조별 예선전 마지막 경기, 점수는 1 대 1, 후반 45분도 지나고 추가 득점 없이 끝나면 한국의 예선 탈락으로 이어질 상황, 한국 골대 앞에서 튕겨 나온 공이 손흥민 선수 옆으로 흘러나옵니다. 페널티 지역 바깥에서 기회를 노리던 손흥민이 질주하기 시작합니다. 공을 몰며 70미터 안팎을 달려나간 손흥민, 상대편 골대 앞 페널티 지역에 이르기까지 8초면 충분했습니다. 포르투갈 수비수들이 사방에서 모여들어 그를 에워쌌지만, 손흥민 선수는 침착하게 공을 전달했고 황희찬 선수의 깔끔한 마무리 골로 한국은 12년 만에 16강에 진출하게 됩니다.

손흥민 선수의 질주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합니다. 패스, 드리블, 헤딩, 슈팅, 빠질 게 없는 월드 클래스 선수이지만, 무엇보다 손흥민은 단거리 육상선수처럼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합니다.

소속팀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의 토트넘에서 뛸 때도 손흥민은 기회만 왔다 하면 '분노의 질주'를 선보였습니다. 폭풍 같은 스피드로 팀을 위기에서 여러 차례 구해냈습니다. 그가 내달릴 때마다 팬들은 열광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손흥민이라고 자신 있게 얘기하면서도, 그의 거침없는 질주를 마음 편히 볼 수만은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 손웅정 손축구아카데미 감독입니다.

축구선수였던 손웅정 감독은 질주의 중요성과 함께 위험성도 잘 알고 있습니다. 육상선수는 물론이고 대다수 운동 선수들이 어느 정도 준비나 대비를 하고 있다가 달려나가지만, 축구선수들은 갑자기 뛰쳐나갈 때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다칠 가능성이 더 큽니다. 손웅정 씨는 책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에서 아래와 같이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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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흥민이의 경우 순간 속도를 극대화하여 높이 뽑아내야 하는 스프린터다. 상대 선수와의 접촉 없이 혼자 달려 나가는 순간, 허벅지 뒤쪽 햄스트링 근육이 손상되는 부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운동장에서 전속력으로 공을 향해 달려봤던 내 입장에서는 아들이 달려 나갈 때 더욱 마음을 졸인다.

손웅정 씨는, 아들을 바라보는 아비의 마음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사람들의 환호 소리가 커져갈 때 나의 걱정은 비례하여 커진다.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다. 이는 소속 구단에서 뛸 때나 대표팀에서 뛸 때나 마찬가지다.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는 손웅정 감독이 자기 삶과 축구 얘기, 아들 손흥민의 축구 얘기를 담아 놓은 책입니다. 책 제목처럼 그는 이 책에서 기본의 중요성을 말합니다.

손웅정 감독은 어린 시절 충남 서산에서 살았습니다. 그는 '서산시 인지면 산동리, 도비산 자락에 듬성듬성 자리 잡은 초가집들 사이에 우리 집이 놓여있었다'고 책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손웅정 학생이 육상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는 우연한 일로 비롯됐습니다. 서산 시내까지 20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 학교에 다녔던 손웅정 감독은 어느 날 육상부에서 훈련받는 둘째 형을 보고, 그 모습에 반합니다. 육상을 해봐야겠다고 결심합니다. 육상부 선생님을 찾아갑니다. 해보고 싶다고 말을 합니다. 육상부 생활이 시작됩니다. 손웅정 감독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훈련에 나갑니다. 손웅정 감독은 책에서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그때 나는 비로소 천둥벌거숭이처럼 그냥 뛰고 노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친구들과 놀 때 하는 달리기와 육상에서 하는 달리기는 달랐다. 어떻게 해야 달리는 힘을 얻을 수 있는지, 속도를 붙이는 데 그 힘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몸으로 익힐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 그렇게 익힌 육상 스프린트는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스피드를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손흥민 선수가 어린 시절 아버지 손웅정 감독으로부터 축구의 기본기를 착실하게 배웠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스프린트도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하나하나 꼼꼼하게 배웠을 겁니다.

손웅정 감독은 책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에서 기본의 중요성을 되풀이해 강조합니다. 그는 '아들 흥민이와 기본기 훈련을 하던 그 시간이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황금 같은 시간이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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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기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손웅정 감독은, 성적과 타이틀을 얻으려는 욕심으로 기본기도 쌓지 않은 채 어린 선수들을 경기에 내보내는 지도자와 학부모가 있는 것도 현실이라면서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축구의 기본기를 익히는 데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일까요? 1년? 2년? 손웅정 감독의 얘기입니다.

기본기라는 건 3~4년 해서 될 게 아닌데 요즘 보면 6개월 정도 운동하고 기본기를 마쳤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로서는 이해할 수도, 가능할 수도 없는 일이다.

손웅정 감독은 기본이 중요한 것은 어린 선수들이 더 나은 기술을 익히기 위한 중간 과정이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기본기의 진가가 드러난다고 얘기합니다. 그는 체력이 넘쳐나는 20대 초반 시절에는 왕성한 에너지로 축구를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이십 대 후반이 되면 그때야말로 기본기의 진가가 나오기 시작하는 법이라고 말합니다.

나는 체험을 통해 이십 대 초반의 왕성한 에너지가 고갈되면 이십 대 후반부터 선수의 기량은, 전적으로 어릴 때 쌓은 기본기에 달려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내가 경험하고 뼈저리게 느낀 것이었다. 쉽게 넣을 수 있는 골을 넣지 못하거나 골대 앞에서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하는 것은 기본기 부족에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던 손흥민 선수, 어렸을 때는 기본기에 집중하느라 다른 선수들보다 뒤처져 있는 것처럼 보였을지 몰라도 결국 갈고 닦은 기본기가 빛을 보고 있습니다. 흔히들 기본기를 ‘닦다’라고 말을 하지만, 손웅정 감독은 기본기를 ‘채우다’라고 표현했습니다. 기본기를 대하는 그의 진지한 태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채울 수 없는 기본기, 손흥민은 7년이 걸렸습니다.

흥민이의 기본기를 채우기 위해 7년의 시간이 걸렸다. 365일 쉬지 않았다.

손웅정 감독은 책에서 되풀이해 기본의 중요성을 말합니다. 그의 책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에는 기본이라는 말이 50여 차례 등장합니다. 왜 기본기가 중요한지, 기본기가 없으면 어떻게 되는지, 기본기를 키우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지, 왜 그리 오래 걸리는지, 그리고 손흥민 선수는 어떻게 기본기를 채울 수 있었는지, 기본에 관한 얘기가 이어집니다.

기본기와 관련된 모든 일은 갖가지 사례와 함께 펼쳐집니다. 그래서 그의 책은 한 편의 생동감 넘치는 다큐멘터리 같습니다. 팬들에게는 너무나도 실감 나는 축구 이야기로 다가오겠지만, 설령 축구를 모르는 사람들이 읽어봐도 재미있고 흥미로운 일화가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손웅정 감독이 그려내는 것은 결국, 축구와 축구의 기본기를 통한 인생 얘기이기 때문입니다.


손웅정 감독이 축구만큼 좋아하는 게 또 하나 있습니다. 책입니다. 그는 독서광이기도 합니다.

나에게 축구를 빼고 남는 게 뭘까 생각해보면 단 한 가지, 책 읽기가 남는다.

축구와 독서, 이 두 가지가 내 삶을 지탱해 온 두 축이다.

그가 쓴 책에는 그의 독서노트를 비롯해 책 읽기에 관한 얘기도 자주 나옵니다. 좋은 책은 세 번을 읽는 등, 늘 책을 읽으며 세상을 살아가며 잊지 말아야 할 교훈을 배우고 자신을 돌아본다는 손웅정 감독, 그는 자신이 쓴 책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흥민이 위에는 메시, 호날두 등 그 이상 가는 선수가 수도 없이 많다. 반면 생활면에서 보면 우리보다 어려운 환경의 사람이 수도 없이 많다.

"삶에서는 늘 아래를 바라보고, 축구에서는 항상 위를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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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손웅정 지음 / 수오서재, 2021년 10월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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