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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후변화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점점 더 극단적인 양상을 보인다는 게 문제죠.

프랑스 남동부 지역에서는 2년 넘게 심각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반대쪽은 또 재앙 수준의 홍수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아프리카 튀니지보다 더 메말랐다는 유례없는 가뭄 현장을 파리 안다영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프랑스 남동부 피레네오리엔탈 지역.

2022년부터 가뭄 '위기' 명령이 내려져 있습니다.

[릴리앙 보네/피레네오리엔탈 주민 : "비를 못 본 지 벌써 몇 달이 되었으며 이 기간에 (지역 최고 봉우리) 카니구 산에 눈조차도 많이 오지 않습니다."]

주도인 페르피냥에 식수를 대는 호수는 일부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에블린 쿵/지역 : "많은 물고기들도 산소가 부족해서 호수에서 죽었습니다."]

이 호수는 통상 여기까지 물이 차 있었지만 지금은 저 아래까지 물이 다 빠진 상태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비가 온 날이 단 35일 정도에 불과하고, 2년 넘게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도 페르피냥의 지난해 누적 강우량은 평년의 절반 수준인 245mm.

북아프리카 튀니지 수도 튀니스보다 더 적은 양입니다.

지역의 큰 줄기 강 하류는 더는 흐르지 않습니다.

강의 흔적을 찾기 어려울 만큼 바짝 메말라 있습니다.

강 상류의 댐을 찾았습니다.

저수량이 3분의 1로 줄면서 가장자리 땅이 10미터 넘게 드러났습니다.

[니콜라 가르시아/피레네오리엔탈 물관리조합 부대표 : "(원래는) 물이 탑 저 윗부분까지 와서 물에 잠깁니다. (원래) 수위는 메말라 있는 나무들까지이고, 지금은 물이 없어서 나무들이 죽은 상태입니다."]

건기인 여름에도 볼 수 없었던 풍경입니다.

[멜라니 마르모니에/피레네 오리엔탈 도청 물관리 담당 : "댐은 1914년에 지어졌는데, 아무리 건조한 여름이었다고 하더라도 지금처럼 수위가 낮았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물 사용 제한 조치로 주민들의 불편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세차와 거리 청소 등이 엄격히 통제되고, 기본적인 일상 생활조차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카리에 마튜/식당 주인 : "(물을 공급하는) 트럭에서 물을 받아 썼습니다. 식당 운영을 계속하긴 했는데, 화장실 사용과 설거지를 하는 데는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상류에서 내려오는 물이 없다 보니 농수로 상황도 심각합니다.

절반 이상이 폐쇄돼 제 기능을 못 하고 있습니다.

[산드린느 자파/하천 관리 협회 책임자 : "초록색은 수로가 열려있는 것을 말하고 붉은색은 수로가 닫혀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원래대로라면 이 표는 모두 초록색이어야 합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부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평소 농업용 물 사용량의 최대 80%를 줄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디디에 브루지/농업인 : "열매는 자라지 못하고, 우리는 등급이 떨어진 수확물을 딸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수확량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지역 전체 농업 수익은 절반 이상 떨어졌습니다.

이러다 보니 사막 작물로 바꾸는 방안까지 나오지만 쉬운 길은 아닙니다.

[알랑 알마/피레네오리엔탈 농업회의소 대표 : "(농부들에게) 백년초를 하라고 한다거나, 알로에베라를 해야 한다, 피스타치오를 경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시장이 없습니다."]

가뭄이 해소될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번 겨울 눈도 안 와 상황은 악화 되고 있습니다.

프랑스 남쪽 끝인 이 지역은 지난 5개월간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은 지역이 많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북쪽 끝 지역은 비가 내리지 않은 날을 손에 꼽을 만큼 홍수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프랑스 북서쪽 파드칼레 지방은 재앙 수준의 홍수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수시로 강이 범람하고 주택은 물 빠질 날이 없습니다.

[루시앙 베르네줄/프랑스 기상청 예보관 : "기후변화로 인해 바다에는 더 높은 온도의 물이 있게 됐고, 이로 인해 더 많은 양의 물이 프랑스로 오게 될 것입니다. 동시에 피레네오리엔탈 지역은 온도가 더 높아지게 되고 지형에 따른 강수량의 차이도 더욱 극단적이게 됩니다."]

이런 극단적인 기후는 지구온난화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해당 지자체는 이를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혁신적 방안을 고심 중입니다.

[요안 마콩/피레네오리엔탈 도청 부지사 : "프랑스는 빗물을 재사용하는 부분에 있어서 굉장히 뒤처진 상태입니다. 단지 빗물의 2%만이 재사용되고 있는데, 그렇기에 우리는 혁신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게 프랑스만의 현상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멜라니 마르모니에/피레네오리엔탈 도청 물관리 담당 : "프랑스에서 이곳은 첫 번째로 영향을 받은 지역이지만 이런 현상은 프랑스의 다른 지역들까지 퍼질 것이며, 전 세계의 다른 나라들에도 (나타날 것입니다.)"]

기후변화의 반격에 과연 우리는 얼마나 준비됐는지 짚어봐야 할 지점입니다.

파리에서 안다영입니다.

촬영기자:김대원/영상편집:오태규/자료조사:김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