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시민들 ‘환호’_솔로 베트 스윙_krvip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9일 국회에서 가결됐다. 오후 7시에 예정된 '탄핵안 가결을 환영하는 촛불집회'가 시작도 하기 전이었지만 시민들은 광화문 광장에 모여 환호를 보냈다.
김 모(60)씨 등 장년층 남성 4명은 “스크린 골프를 치다가 가결 소식을 듣고 광화문 광장을 함께 찾았다”며 “6.29 선언 때도 태평로에서 하야 넥타이를 맸지만 지금이 더 기분이 좋다. 압도적인 표차로 탄핵안이 가결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전주현(23·남) 씨 등 2명은 전날부터 준비한 팻말을 들고 광화문 광장을 찾았다. 버너와 냄비, 간장을 준비한 이들은 “정현아 장 지지자”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탄핵안이 가결됐으니 이정현 의원은 본인의 말에 책임져야 한다”고 성토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탄핵을 관철시키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라고 말해 탄핵안 가결 직후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곳곳에서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외침이 들리는 가운데 조용히 세월호 참사 분향소를 찾은 이들도 많았다. 직장에서 탄핵안 가결 소식을 듣고 동료직원들과 광화문 광장을 찾은 30대 중반의 송영아 씨는 “세월호 진상 규명이 제일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병원에서도 환자와 보호자들은 탄핵안 가결 소식에 귀를 기울였다. 서울 서대문 적십자병원에서 환자들은 로비에서 탄핵안 가결 뉴스를 지켜봤다. 이 병원에 입원 중인 차 모(66·남) 씨는“몸이 아프지만 나라가 아픈 것에도 관심이 많다”며 “탄핵안 가결 소식이 반갑다”고 밝혔다.
노량진 고시촌 일대에서도 탄핵안 가결에 대한 환호가 터져나왔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고은솔(26·여) 씨는 “독서실에서 혼자 스마트폰으로 생중계를 봤다”며 “소리를 낼 수 없었지만 너무 좋아서 친구들과 눈을 마주치며 웃었다”고 기쁨을 표했다. 고 씨는“공부하느라 시간이 없지만 오늘만큼은 기념으로 친구들과 술 한잔 하러 간다”며 걸음을 재촉했다.
이날 트위터에는 리트위트를 하면 자비로 치킨이나 음료 쿠폰을 나누는 탄핵안 가결 이벤트가 줄을 이었다. 노량진의 한 코인 노래방도 이 같은 ‘탄핵 가결 이벤트’에 동참했다. 이 노래방의 직원 김지영(49) 씨는 “공무원, 경찰 시험 등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의견을 내기 어렵지만, 카운터에 놓은 촛불을 보곤 눈인사를 하고 간다”며 “탄핵이 되기까지 국민들이 애썼기 때문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벤트를 열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