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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서 금 투자 문의가 많아졌습니다. 저금리에 마땅한 투자처도 없다 보니 자산 일부를 금에 묻어두려는 심리인 듯합니다."

금에 대한 관심이 점점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한 시중은행 PB는 새해 들어 금 투자 적기가 언제인지를 묻는 자산가가 늘었다고 전했다.

금값이 수년간 지속된 하락세를 멈추고 차츰 고개를 들며 다시 사람들을 유혹하려는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값 한달 반 사이 14%↑…금의 유혹 고갯짓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제 금 시세는 2011년 8월 이후 3년여간 이어진 하락세를 멈추고 지난해 11월부터 소폭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7일 온스당 1,131.4달러에 머물렀던 블룸버그 금 현물 시세는 이달 20일 현재 온스당 1,294달러선까지 올랐다. 한 달 반 사이 14%나 상승한 것이다. 그 이전까지 금값은 하락세를 지속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져 있었다.

그에 앞서 금값은 장기간 상승세를 타왔다. 2006년 온스당 530달러 선이었던 국제 금 가격은 2011년 9월 온스당 1,920달러 선까지 불과 5년 사이 4배로 급등했다. 하지만 2013년에 들어서면서부터 줄곧 내리막길을 걷게 된 것이다.

금 가격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진 틈을 타 금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부터 금융불안에 빠진 러시아가 보유 금을 매도해 금값이 다시 폭락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시장의 일치된 전망이 없다.

하지만 불확실한 전망에도 최근 국내에서 금에 대한 거래는 차츰 늘어나는 모습이다.

골드바 공급업체 한국금거래소의 골드바 판매량은 2013년 704㎏에서 지난해 1천383㎏으로 두 배 가까이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12월에는 한 달 판매량이 무려 381㎏에 달했다.

작년 3월 문을 연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의 월간 금 거래량은 작년 9월 82.6㎏에서 10월 178.1㎏으로 급증했고, 11월(188.3㎏)과 12월(203.2㎏)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금 어떻게 투자하나…현물·골드뱅킹·금시장

일반인이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먼저 골드바와 같은 금 실물 거래다. 귀금속 업체는 물론 최근에는 홈쇼핑에서도 골드바를 구매할 수 있다.

은행에서도 골드바를 판매한다. 시중은행들은 최근 골드바 판매 점포를 전 영업점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금을 실물로 사면 부가가치세 10%를 따로 납부해야 한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골드바의 경우 여기에 수수료가 4% 내외로 추가된다.

20일 기준 KRX 금시장의 1㎏ 골드바 시세 4천441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부가세와 수수료가 약 620만원 붙어 실제 구매가격은 5천만원을 넘긴다는 얘기다.

두 번째 금 투자 방법으로는 은행의 골드뱅킹이 있다. 골드뱅킹은 은행의 금 계좌에 돈을 넣어 두면 국제시세에 맞게 금의 무게로 환산해 통장에 기재하는 방식이다.

나중에 금 시세에 따라 원화로 다시 환산해 현금을 되찾을 수 있다.

0.1g 단위로 소액도 금에 투자할 수 있는 게 장점이지만 통장에 돈을 넣고 뺄 때마다 1%의 수수료가 붙는다.

당초 비과세 상품으로 여겨져 인기를 끌었으나 당국이 차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를 물리면서 요즘은 인기가 시들해졌다. 현재 배당소득세 부과에 대해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다.

작년 3월부터는 증권사를 통해 한국거래소에서도 주식처럼 금을 거래할 수 있다. 금시장에서 매매된 금을 예탁결제원이 대신 맡아 주는 구조다. 실제 거래 방식은 은행의 골드뱅킹과 유사하다.

다만 차익에 대해 배당소득세가 붙지 않고 거래 수수료(0.2∼0.4%)가 낮은 것이 장점이다.

골드뱅킹과 한국거래소 금 거래 모두 원할 경우 금을 골드바로 직접 받을 수 있지만 10%의 부가세와 수수료를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

이밖에 금 선물과 금 관련 펀드 등 기타 다양한 투자방법이 있지만 일반인이 투자상품으로 접근하기는 쉽지 않은 편이다.

◇금은 위험자산…자산일부 분할매수 투자 바람직

금은 전통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여겨졌지만 안전자산에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국제 금 시세의 변동성이 큰 만큼 금 투자 비중을 크게 가져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시야를 장기적으로 보고 적립식으로 자산 일부를 투자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이관석 팀장은 "금은 이제 위험자산"이라며 "금이 안전자산으로 여겨진 이유는 과거 물가 인상기에 물가보다 빠른 속도로 가격이 상승해온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값이 고점 대비 많이 떨어졌다 하더라도 과도한 투자는 피하고 전체 자산의 10% 비중 이내에서 적립식으로 사두는 분할매수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금 시세는 달러화에 연동되기 때문에 골드바나 골드뱅킹 모두 금 시세 변동과 별도로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에도 함께 노출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금값이 오르고 달러화가 강세라면 차익을 크게 얻을 수 있지만 반대 경우라면 손실 폭이 더 커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골드뱅킹 상품의 위험도를 전체 5등급 중 두 번째로 위험한 2등급으로 두고 있다.

특히 실물 골드바 투자는 부가세와 수수료가 많이 붙어 10%대 이상의 마이너스 수익률로 출발하기 때문에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는 금물이다.

일각에서는 조세회피 수단으로 골드바가 인기를 끈다는 분석도 제기한다.

그러나 골드바 매매는 철저히 실명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조세회피 목적으로의 악용은 불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 시중은행 PB는 "고액 자산가들이 주로 관심을 갖는 금 투자 방식은 사실 골드뱅킹이 아닌 골드바 구매"라며 "차명거래가 금지된 상황에서 증여세를 회피하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골드바로 과세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