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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우리나라가 북한의 형제국이었던 쿠바와 수교를 맺으며, 앞으로의 정치, 경제 파급 효과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KBS 특파원이 쿠바 현지에 급파돼 연속 취재 이어가고 있는데요.

오늘(19일)은 쿠바의 극심한 경제난을 집중 취재했습니다.

쿠바 현지 연결합니다.

송락규 특파원, 쿠바의 배급경제가 사실상 붕괴됐다는 분석이 많이 나오는데, 현지에서 취재한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저는 쿠바 수도 아바나에 있는데 아직 월요일 아침 출근 시간대 전이어서 다소 한산한 모습입니다.

사흘 동안 이곳에서 머물면서 사회주의 경제체제인 쿠바의 심각한 경제난을 직접 느끼고 볼 수 있었습니다.

일요일 이른 아침부터 한 건물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국가에서 배급하는 빵을 받기 위한 시민들입니다.

서민들의 소득으로는 빵집에서 빵을 살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요리/쿠바 아바나 시민 : "매일 빵을 배급받아요. 저한테는 빵이 2개 와요."]

달걀은 한 달 기준 한 사람에 평균 여섯 개 정도 배급되지만 수급 사정에 따라 중단되기도 합니다.

달걀은 우유와 함께 시장 통제 품목이어서 구입을 위해선 암시장을 이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달걀 한 판 가격이 3천 쿠바 페소에 달합니다.

["30개에 3천 쿠바 페소!"]

한 달 최저임금 4천 페소에 맞먹는 가격, 40년을 일한 은퇴자의 한 달 연금이 천5백 페소로 계란 한 판조차 살 수 없습니다.

2021년 단행한 화폐 개혁 실패로 페소 가치는 더 떨어졌고 수입 물가는 3년 동안 10배 이상 치솟았습니다.

쿠바 공식 환전소에서는 이 1달러를 120 쿠바 페소로 바꿔줍니다.

하지만 시중에선 300 쿠바 페소로 거래되고 있다 보니 지금은 쿠바 사람들조차 이 환전소를 이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에너지난도 심각합니다.

2년 전 사상 최악의 연료저장시설 화재 사고 이후 기름 부족 사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쿠바에선 한 번 주유를 하려면 이렇게 긴 줄을 기다려야만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저 주유소에 기름이 있는지 없는지를 몰라서 서너 시간을 기다리고도 허탕을 치고 돌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는 겁니다.

[카를로스·후안/쿠바 아바나 시민 : "(얼마나 기다렸나요?) 나흘이요. (나흘이나요? 왜죠?) 배급이 잘 안 돼서요."]

[앵커]

결국 쿠바가 한국과의 수교로 극심한 경제난을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강할텐데, 양국 경제협력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쿠바는 현재 물가 폭등과 생필품난, 에너지 부족 등 삼중고의 경제난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수교는 북한과의 의리 대신 실리를 택한 거란 평가가 나옵니다.

쿠바의 형제국인 북한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주변은 이전보다 경계가 강화됐다는 게 시민들 얘깁니다.

다만 한국과 쿠바의 전격 수교에도 미국의 제재로 양국 간 민간 교역이 곧바로 늘어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유성준/코트라 아바나 무역관장 : "쿠바에 (거래 대금이) 오려면 보통 중간 은행으로 미국계 은행을 한국 은행들은 다 사용하고 있는데 미국 은행이 쿠바에 대한 대금을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하지만 쿠바는 2차 전지 생산에 필수적인 니켈과 코발트가 풍부해 미국의 금수조치가 완화될 경우 광물 공급망 분야 협력도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또 쿠바에 대사관 등의 공관이 생기면 기업과 교민들의 경제 활동 역시 한층 더 쉬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쿠바 아바나에서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영상편집:김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