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군을 테러범에 빗대”…터키 에르도안 발언 외교갈등 비화_매운 것들: 승리하려면 입장하세요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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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테러범을 호주군에 빗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선거 유세 발언이 터키와 호주의 외교갈등을 일으켰습니다.

호주 정부는 캔버라 현지시간 20일 호주 주재 터키대사를 불러 갈리폴리 전투(터키명, 차나칼레 전투) 등과 관련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에 항의하고 발언 철회를 요구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습니다. 호주 정부는 또 다음달 터키 차나칼레에서 갈리폴리 전투 추모 행사에 방문하려는 자국민은 주의를 기울이라는 여행 주의보를 발표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호주 국적의 뉴질랜드 테러범과 제1차 세계대전 참전 호주군의 성격이 비슷하다는 식의 발언을 해 반발을 샀습니다. 선거 유세에서 이번 뉴질랜드 테러 영상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면서 서방에 이슬람혐오가 만연하다고 비난했습니다.

지난 19일에는 갈리폴리 전투를 언급하면서 "호주와 뉴질랜드가 장거리 파병을 한 유일한 동기는 우리가 무슬림이고 그들이 기독교인이라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그 전날에는 반무슬림 정서를 품고 터키에 오는 호주인과 뉴질랜드인은 선조들처럼 '관에 담겨'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발언했습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런 발언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모든 옵션을 고려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모리슨 총리는 시드니의 라디오 방송 2GB에서 "나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이 명백히 모욕적이고 대단히 불쾌할뿐 아니라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터키대사 초치 후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이날 머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통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어 터키 대통령실 언론청의 파흐렛틴 알툰 청장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말이 불행하게도 맥락에서 분리돼 인용됐다"고 소셜미디어 계정에 썼다. 터키 정부가 발언을 철회하진 않았지만 어느 정도 수준으로 물러선 셈입니다.

갈리폴리 전투는 1차 세계대전 당시 1915년 터키에서 영국·호주·뉴질랜드 등 연합군과 터키군 사이에서 벌어진 전투로, 양측에서 총 50만명이 넘는 전사자가 나왔으며 호주군도 수천명이 숨졌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