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그림 보기 싫다” 담배케이스 ‘불티’_행운의 스포츠 로켓 게임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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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비가격 흡연규제정책의 하나로 담뱃갑에 혐오그림 부착을 의무화하자 이를 가려주는 담배케이스가 불티나게 팔리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흡연 경고그림 제도가 무력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부터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만 독특하게 담배케이스 사용이 보편화되는 새로운 문화가 생겨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온다.

담뱃갑 경고그림 표기에 담배케이스 판매 급증

지난해 6월 공포된 개정 국민건강증진법이 시행됨에 따라 지난달 23일부터 담배공장에서 나가는 모든 담배제품의 담뱃갑에 흡연 폐해를 나타내는 경고그림이 표기됐다.

[연관 기사] ☞ ‘흡연 폐해 그림’ 담뱃갑, 오늘부터 생산…효과는? (2016.12.23)

지난 1986년 담뱃갑에 경고문구가 표기된 지 30년, 1905년 국내 최초 궐련 담배인 '이글'이 생산된 때부터 계산하면 111년만이다.

편의점을 비롯한 시중에서는 이미 경고그림이 표기된 담배가 출시돼 판매되고 있다.

서울의 한 편의점에 흡연 경고그림이 들어간 담배가 판매되고 있다. 개정된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담배 제조회사는 12월 23일부터 반출되는 모든 담배에 흡연 경고그림을 넣어야 한다.
혐오그림 가려주는 담배케이스 문화 확산

담뱃갑 포장지에 경고그림 표기가 의무화되자, 흡연자들을 중심으로 혐오스런 그림을 가리고 싶어하는 현상이 생기면서 이를 가려 주는 담배케이스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옥션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담배케이스 판매율이 전달에 비해 168% 증가했다. 전년 동기대비로는 452% 증가한 것이다.

또 다른 온라인몰인 11번가의 최근 한 달간 전월 동기 대비 담배케이스의 매출이 34% 증가했다.

경고그림 표기 시행일인 지난달 23일을 기준으로 27일까지 5일간 G마켓의 담배케이스 매출 역시 전 주 같은 요일 대비 411% 늘었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담배케이스 판매도 크게 늘었다. 위메프의 경우 최근 한 달간 담배케이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0% 증가했다.


담뱃갑의 혐오스런 그림을 가리는 담배케이스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사진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중인 다양한 종류의 담배케이스.
수입 3~4만원대 고가 담배케이스도 등장

애연가들의 담배케이스 구매 열풍이 이어지자 편의점 등 담배 유통업체는 담배케이스 판매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케이스 재질도 가죽형, 플라스틱형, 직물형,알루미늄형 등 다양하고 가격도 2~3천원 대에서부터 1~2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한 쇼핑몰에서는 외국에서 수입한 제품을 선보이며 3~4만원대의 고가의 담배케이스까지 판매하고 있고, 여성과 청소년들의 기호에 맞춘 갖가지 재미난 담배케이스도 인기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담배는 편의점 매출의 30~40% 차지할 정도로 효자상품"이라며 "담뱃갑에 혐오그림이 의무화되면서 흡연자들이 이를 가리기 위한 담배 케이스를 많이 찾을 것 같아서 들여놨다"고 말했다.

처벌 조항 없어 정부 정책 무력화 우려

상황이 이렇자 일부에서는 담뱃갑에 혐오그림을 넣어 흡연율을 줄여보겠다는 정부정책을 무력화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담배케이스에 대한 제재조항이 없어 당분간은 이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현행법상 담배 케이스 판매는 따로 처벌 조항이 없다"면서 "다만 판매처에서 경고그림ㆍ문구를 가리거나 이를 가리기 위한 담배케이스 판매 등 담배의 우회적 판촉행위를 제한할 수 있는 정부 입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