派獨 간호 1세대 송재간씨 _어떤 직업이 돈을 가장 많이 벌지_krvip

"외로움에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그때만큼 편지나 일기를 많이 쓴 적도 없을 것입니다" 독일에 파견된 간호사 1세대인 송재간(70)씨. 송씨는 1966년 4월29일 독일로 파견됐다. 그해 1월에 이어 두번째 파견된 간호사 280여명중 한명이었다. 우리나라가 외화벌이의 일환으로 독일에 간호사를 파견한 것이 올해로 만 40년이 된다. 송씨는 미국 알래스카를 거쳐 20시간의 전세 비행기를 타고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던 그날 아침 6시를 지금도 기억한다. "안개가 자욱했는데, 맞아주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이후 송씨의 재독(在獨) 40년은 낯선 땅에서 새로운 삶과의 힘겨운 투쟁이었다. 첫 월급이 380마르크였다고 한다. 당시로서는 국내 웬만한 직장의 월급과는 비교할수 없는 고액이었는데, 이중 100마르크는 자신이 쓰고 나머지는 한국으로 보내는 `똑순이'였다. 프랑크푸르트의 훼스트병원에 근무할 적에는 독일인 내과 간호부장이 "한국 간호사들은 왜 청소를 하지 않으려 하느냐"고 닦달했지만 직원 회의에서 "청소를 시키려면 환경미화원를 데려와야지 왜 간호사를 데려왔느냐"고 공식 항의하는 강단을 보이기도 했다. 그녀는 외로울 때마다 독일의 자연이 많은 위안이 됐다고 한다. 곳곳에 있는 울창한 숲속을 걸으면 외로움의 상처가 아물어 가는 느낌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 간호사들은 독일 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지 신문들이 앞다퉈 업무 능력을 칭찬하는 기사를 내보낼 정도였다. "부지런한 데다 눈치가 빨라 일감을 스스로 찾아서 잘했다"는 게 송씨의 회고담이다. 송씨는 훼스트병원에서의 영아실 부 간호사에 이어 비스바덴에 있는 아우캄 병원에서 수간호사를 지내는 등 독일에서 24년간 간호사 생활을 하다 1996년 퇴직했다. 독일로 간 지 7년만에 지금의 남편인 베른하르트 페테르의 청혼을 받고 결혼했다. 파독(派獨) 간호사 1만200여명 중 절반 정도인 5천여명이 현재 독일에서 살고있다. 송씨처럼 독일 남성을 만나 결혼한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간호사 퇴직 후에는 비스바덴 한인회 회장, 재독한인연합회 부회장 등을 지내는등 교포사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재독 한인간호협회는 21일(한국시간) 프랑크푸르트에서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과 독일 파견 간호사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파독 간호 4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애국가 합창 땐 행사장에 눈물이 흘러다녔다. 가난했던 고국을 뒤로한 이국에서의 고단했던 40년 삶이 스쳐갔기 때문일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