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로비·담배소송…해넘기는 사건·재판_전북대 범죄 사건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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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검찰 수사 가운데 몇몇은 매듭이 지어지지 못한 채 해를 넘기게 됐다. 27일 검찰에 따르면 전직 국세청장 2명이 연루된 `학동마을' 그림로비 의혹을 비롯해 이명박 대통령 사돈기업인 효성그룹 일가의 해외부동산 매매의혹,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의 이 대통령 당비대납 의혹 등이 종결되지 못한 상태로 내년을 기약한다. 지난 연말에 비하면 진행형으로 세밑을 넘기는 주요 사건의 수는 적은 편이지만 정치적 민감성을 띤 수사들이 포함돼 있어 처리 시기와 결과가 주목된다. 법원에도 해를 넘기면 만 3년을 채우는 `담배소송' 항소심 등 장기소송이 걸려 있다. ◇`그림로비' 의혹 1년 =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차장 시절인 2007년 3월 당시 전군표 국세청장에게 인사청탁과 함께 고 최욱경 화백의 `학동마을'을 건넸다는 의혹은 지난해 1월 불거졌지만 지금껏 실체 규명이 이뤄지지 못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한 전 청장이 사표를 내고 3월 돌연 출국한 후 참여연대의 수사촉구와 민주당의 고발로 수사에 나서 전 전 청장 부부와 한 전 청장 부인, 갤러리 관계자 등 사건에 관계된 이들을 모두 조사했지만 정작 한 전 청장이 귀국하지 않고 있어 발목이 잡혔다. 한 전 청장은 자신을 둘러싼 다양한 의혹과 관련해 미국 현지에서 인터뷰를 자청하기도 했지만 그림로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고 검찰의 요청에도 귀국하지 않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가 10월부터 살펴보기 시작한 효성그룹 일가의 해외 부동산 취득 의혹은 효성 건설부문 임원들의 개인 비리로 종결된 비자금 수사의 연장선상에서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2006년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에서 효성그룹의 석연찮은 자금 흐름을 통보받은 검찰은 지난 10월 효성 건설부문 임원 2명을 불구속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종결했고 국정감사에서 축소수사 공방이 일었다. 검찰은 비자금 의혹은 수사가 끝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해외 부동산 취득 경위와 자금 출처에 대한 조사가 `불씨'를 되살릴 여지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연차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파생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의 이 대통령 당비 대납 의혹도 해를 넘긴다. 지난 6월 민주당이 천 회장과 이 대통령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해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에 배당된 상태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였던 이 대통령이 당에 납부한 특별당비 30억원을 천 회장이 대신 냈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검찰은 의혹 제기로 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발된 민주당 정세균 대표에게도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해둔 상태다. 신동아건설의 수십억대 비자금 조성 의혹도 검찰이 지난 11월 본사를 압수수색한 이후 뚜렷한 진전 없이 새해를 맞게 됐다. 이밖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지난 2월 비자금 의혹을 제기한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을 명예훼손으로 형사고소한 사건도 미결 상태다. 앞서 주 의원을 고소한 김 전 대통령은 지난 8월 서거해 공소권이 없게 됐지만 이 여사의 고소 사건이 남아있으며 대검 중수부는 비자금 의혹을 조사했지만 김 전 대통령과의 관련성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진범을 가리지 못한 1997년의 이태원 살인사건에 대해서도 미국으로 출국한 용의자 아더 패터슨씨에 대해 범죄인 인도청구를 요청해 수사를 재개했다. ◇`담배소송' 3년째 항소심 = 폐암 환자와 가족 30여명이 흡연으로 인해 폐암을 얻었다며 국가와 KT&G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도 3년째 변론준비 중이다. 2007년 1월 1심 선고가 이뤄지기까지 무려 7년이 넘게 걸렸던 `담배소송'은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민사9부가 작년 초부터 올해 9월까지 8차례 변론준비 기일을 열어 재판을 위한 쟁점을 정리하고 지난 10월말 신탄진에서 검증 기일을 진행했으며 당사자들이 여전히 준비서면을 검토하는 단계에 있다. 이 소송은 사건 기록은 물론 원고와 피고 쪽에서 제출하는 서류와 신청하는 증거 등이 많아 항소심 선고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1심 땐 재판부가 네 번이나 바뀌었고 암환자 7명 중 4명은 판결 결과를 보지 못하고 사망했다. 대표적인 장기 소송인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은 기소한 지 3년 반만인 올해 10월 황 박사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면서 `1막'을 내렸으나 검찰과 황 박사가 모두 항소해 또 한 번의 마라톤 법정공방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