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총수 9명 출석” 주요 외신도 청문회 보도_모로코는 이미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_krvip

주요 외신들은 6일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재벌총수 청문회 소식을 관심있게 보도하며 대기업 총수들이 이례적으로 한자리에 모여 공개적으로 심판을 받은 사실을 부각했다.

외신들은 또 한국의 고질적인 정경유착 관행을 지적하기도 했다.

AP통신은 이날 청문회가 생방송으로 중계됐다며 "한국의 가장 힘있는 기업 총수들을 상대로 '공개 심판'을 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AFP통신도 '한국 산업계의 거인들이 스캔들 조사에서 진땀을 뺐다'는 제목의 기사로 청문회 소식을 자세히 다뤘다. AFP는 "언론의 관심이 달갑지 않은 총수들이 거의 30년 만에 처음으로 유사한 청문회에 나와 가차 없이 들볶였다"고 표현했다.

로이터통신도 "기업 총수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스캔들의 중심에 선 두 개의 재단(미르·K스포츠재단)에 기부를 할 때 대가를 바라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다만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자격으로 출석한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정부의 요청이 있으면 기업이 거절하기 어려운 게 한국 현실"이라고 말한 사실도 주목해 보도했다.

스페인 EFE통신은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포함해 한국 대기업의 총수들이 박근혜 대통령이 연관된 '한국판 라스푸틴' 사태의 청문회에서 증언했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도 청문회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벌 총수가 이례적으로 대거 출석한 사실을 속보로 전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후지뉴스네트워크는 "한국 경제를 이끄는 유명 대기업 총수들이 증인석에 잔뜩 모여있는 것은 색다른 풍경"이라며 "이 문제가 한국 전체를 흔들고 있는 큰 문제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준다"고 전했다.

교도통신도 속보로 "한국을 대표하는 9명의 기업 총수가 청문회에 불려갔다"고 소개했고 요미우리신문 역시 이 부회장 등의 발언 내용을 전했다.

외신들은 이날 질의에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한 명에게 질문이 집중적으로 쏟아진 점도 관심있게 짚었다.

AP통신은 "삼성의 이 부회장이 대부분의 질문을 받았다"며 "삼성의 억만장자 후계자에겐 최악의 날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도 "한국이 스캔들과 관련해 재계 거물들을 닦달하는 과정에서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이 사격의 조준선에 섰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고질적인 정경유착을 꼬집는 언론들도 있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정부 계획에 기업이 돈을 내면서 답례로 긍정적인 조치를 바라는 관행은 한국 정치에 수십 년간 뿌리박힌 것"이라며 재벌의 후원이 죄를 지은 총수들에 대한 대통령 사면으로 이어졌다고 소개했다.

WSJ은 1960∼1970년대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 고(故) 박정희 대통령이 "중공업 성장을 위해 재벌들과 밀접히 일했다"며 "전통적으로 한국 정부는 기업으로부터 기부를 받으려고 '재벌의 사적 로비 그룹'인 전경련에 기댄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