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용등급 강등은 한국 금융시장에도 ‘쓰나미’_대량 이득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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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 신용등급이 사상 처음 강등돼 국내 금융시장에도 엄청난 파란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유럽의 재정 위기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의 신용등급이 내려감으로써 세계 경제가 더욱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 안전 자산인 채권으로 투자자금이 더욱 몰리고 원ㆍ달러 환율은 신용등급 하락 여파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용등급 변수는 어느 정도 국내 증시에 이미 반영돼 부정적인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미국 고용지표가 개선된 점도 미국발 쓰나미의 파고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유로존 문제가 매우 심각한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보다는 유럽 변수를 주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 코스피 `설상가상'...국채 선호 지속할 듯 미국 더블딥(이중침체)과 유럽 재정위기 우려로 최근 나흘간 229포인트나 급락했던 코스피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미국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춘 탓이다. S&P가 단순히 경고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 국가의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기준인 미국 신용등급을 전격 강등함으로써 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후폭풍을 예고했다. 신용등급 AAA와 AA+는 위험가중치가 거의 비슷하지만, 금융시장에서 받아들이는 심리적 격차는 매우 크다. `슈퍼AAA'로 통하던 미국의 AAA가 사상 처음으로 바뀌었다는 것은 미국 국채가 완벽한 안전 자산이라는 지위를 상실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 때문에 미국 경제의 불안감이 더욱 커져 당장 다음 주 코스피에 대형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블랙 먼데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투자증권 신종환 연구위원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은 결코 좋은 뉴스가 아니다. 시간을 두고 낮출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았다. 시장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중요한 트리거(방아쇠)를 당긴 셈이다"고 우려했다. 채권시장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급락으로 전날 국고채 5년물 금리가 0.13%포인트 떨어져 3.77%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중ㆍ장기물 금리가 크게 하락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뚜렷해진 것이다. 미국과 유럽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다음 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작아진 것도 채권시장의 강세를 예상하는 근거다. 그동안 물가 상승으로 금리 인상 기대가 높았지만 최근 세계 경제가 불안해진 탓에 금리 동결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미국 신용등급 하락으로 환율은 당분간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의 중심 국가인 미국의 신용위기가 부각되면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의 통화 가치도 덩달아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한 원ㆍ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현대증권 이상재 투자전략부장은 "미국 국채 수요가 위축되면 장기 시장금리가 올라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미 달러화에 대한 신뢰성이 악화해 국제 통화질서에도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 美 고용지표 개선은 `충격 완화'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발표되고서 전세계 금융시장이 초긴장 상태로 빠져들었지만, 신용등급 우려는 코스피에 미리 반영돼 파문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잖다. S&P가 지난달 신용등급 강등을 예고해 시장에 그 충격이 반영됐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신용등급이 AA- 이상 등급이면 AAA와 위험 가중치가 같아서 한 등급 떨어졌다고 미국 국채의 담보가치가 하락하는 것도 아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나머지 2개사인 무디스와 피치까지 신용등급을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점도 충격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한국투자증권 박소연 연구위원은 "이번주 코스피가 10% 급락하는 과정에서 신용등급 강등 우려가 어느 정도 반영돼 매도물량이 단기적으로 쏟아지지는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미국 7월 고용지표가 개선된 것도 신용등급 강등 영향을 줄이는 변수다. 미국 노동부는 5일(현지시간) 7월 중 미국에서 새로 생겨난 일자리가 11만7천개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시장이 예상했던 신규고용 창출치(8만5천개)를 넘어서는 것이다. 7월 실업률도 9.1%로 전달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미국의 7월 고용지표가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를 보이자 미국이 새로운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 심리가 다소 잦아들고 있다. 유로존 국가들의 국채 위기 불안이 증폭되는 것이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보다 더 큰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연초보다 미국 주가는 2% 하락했지만, 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피그스(PIIGS)' 국가에서는 20% 이상 빠졌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급등한 것이 더 문제일 수 있는 이유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유로존 차원의 대책을 기대하고 있고, 독일 등은 아직 명확한 대책들을 내놓지 못해 시장 불안이 더 커지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박성욱 연구위원은 "미국 신용등급도 문제지만 최근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미국과 유럽 재정위기인데 신용등급보다는 기존에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중장기적으로 더 영향이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