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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멘트: 지난 3일 경북 상주에서 일어난 압사 사고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의 안전 관리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한 지를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현장 점검에 나서 본 결과 작은 축제부터 대형 공연까지 언제든지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은 아직도 많았습니다. 군중이 모이는 현장을 파악하고 안전을 관리하는 체계가 아직 없기 때문입니다. 크라우드 매니지먼트라고 불리는 군중 관리 체계,이런 체계가 없는 우리 현실을 취재했습니다. *이랑 기자: 우리에게 월드컵 4강 신화라는 벅찬 감격을 안겨줬던 2002년. 해외 언론은 무섭게 성장한 축구 실력뿐 아니라 붉은 옷의 관중들에게 더 주목했습니다. *마틴 레이몬드/호주 채널 9 기자: “군대처럼 질서정연하면서도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고 열정이 넘칩니다.” *이랑 기자: 질서 정연한 줄 지키기와 깨끗한 뒷정리는 한국민의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올 해로 10년을 맞는 부산 국제 영화제. 야외 무대와 상영관이 몰려 있는 부산 남포동에 영화제 폐막식을 앞두고 배우들이 무대 인사에 나섰습니다. 임시로 만들어진 무대 주변은 순식간에 몰려드는 사람들로 혼잡해 집니다. 사람들은 배우들을 촬영하기 위해 무대로 손을 뻗습니다. 바로 뒤 방송 기기 설치대 때문에 시야가 가린 또 다른 관중들은 배우들을 보기 위해 무대를 향해 앞으로 앞으로 몰려듭니다. *송영옥/무역업자: “여기서는 지금 전혀 무대가 안 보이지 않습니까. 이런 거는 철거하고 중요할 때 왜 그렇게 못합니까?” *이랑 기자: 무대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통행 공간은 관객들과 이동하려는 사람들이 얽혀 이동조차 불편합니다. 불편함도 불편함이지만 임시 무대가 휘청거릴 정도의 인파가 몰리면서 곳곳에서 위험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하지만 의무 경찰과 자원 봉사자 십여 명은 인파에 묻혀 목소리조차 제대로 들리지 않습니다. 수 백 명의 인파 속에 곳곳에 들어선 이벤트 부스도 통행을 막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야외 행사가 불가능한 곳에서 행사를 주최하면서 빚어진 불안함과 불편함은 고스란히 군중들 몫이 되고 맙니다. 재미있는 공연이나 연예인을 보기 위해 모인 수 천, 수 만 명의 관객들은 흥분하기 쉽기 때문에 이들의 안전 관리는 필수입니다. 그러나 실제 크고 작은 축제는 돌발 사고에 거의 무방비로 노출돼 있습니다. *이랑 기자: 한 지역 축제,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인기 가수들이 공개 방송에 출연한다는 소식에 몇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하지만 곧 입장을 한다는 안내가 나오자 마자 공연장 주변은 한 순간에 아수라장이 됩니다. 뛰지 말라는 소리는 그야말로 쇠 귀에 경읽기. 미처 입장하지 못한 학생들은 공연장 밖 더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뛰기 시작합니다. *초등학교 6년생: “안전하고 다치지 않도록 공연을 보는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실제 그런 생각이 드나요?) “들긴 드는데 솔직히 잘 안돼요, 가수들 나오면.” *이랑 기자: 공연장 주변 언덕에도 행사 조명 설치대가 휘청거릴 정도로 사람들로 가득찹니다. 사설 경호원들과 경찰까지 동원됐지만 수십 명이 3만 여 명을 감당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역부족입니다. 안전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자원봉사자들도 있습니다. *자원봉사자: “저희들이 재난 구조반을 창단한 지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이랑 기자: 놀이 공원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도 안전이 위협받기는 비슷합니다. 안전 줄을 쳐놓기는 했지만 줄 바로 앞에 앉은 관중과 퍼레이드 뒤를 쫓아 내려오는 인파는 보기에도 아찔합니다. 공연단이 아이들을 위한 선물을 뿌리자 계단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들썩입니다. 공연이 끝났지만 공연장은 더욱 소란스러워집니다. 지나가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부모를 놓친 아이들도 쉽게 눈에 띕니다. *이랑 기자: 대규모로 사람들이 흥분한 곳에서 무방비로 돌발상황에 노출되는 경우는 지역 축제 등에서 실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상주시에서 벌어진 참사는 군중 관리 실패가 불러올 수 있는 사고의 결정판이었습니다. 수많은 관객들을 한 번에 입장시킨 점도 문제였지만 처음부터 군중을 관리할 만한 사람들이 없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실제 사고가 났던 행사장 앞에는 사전교육을 받지 않은 아르바이트 학생 8명 만이 관객 안전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강순석/목격자: “문을 열어놓고 한 명씩 오는대로 들어가도록 했으면 이런 사고가 없었을 겁니다. 아무 입장료도 없는 행사에 사람들을 그렇게 많이 모아놓고.” *이랑 기자: 만일의 경우에 대한 대비도 없었습니다. *현장음-이랑 기자: “사고 당시 행사장 주변에는 구급요원이 배치돼 있지 않아 제대로 된 응급 처치가 불가능했습니다. 공연이 시작되는 오후 7시부터 응급 구조 인력이 배치될 계획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랑 기자: 응급 조치가 없는 경우 사고 규모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 흥분한 한 사람이 서 있는 상태에서 난간에 떨어졌을 경우 난간이 받는 힘은 최대 30킬로그램 정도입니다. 하지만 달리던 사람이 똑같이 난간 위로 떨어졌을 경우 하중은 최대 184킬로 그램까지 올라갑니다. 상주시에서 11명이 숨진 것도 수 많은 사람들이 달리다 넘어지면서 겹겹이 받은 충격하중 때문이었습니다. *손기상/서울산업대 안전공학과 교수: “움직이면서 엎어졌을 때는 그 2배의 하중이 걸리면 그 실험에서 나온 바 있으니까 65kg이 얹어지는게 아니고 180kg 이 얹어집니다. 그 위에 사람은 한 사람이지만 움직이면서 엎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니까 더 큰 불상사를 초래하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랑 기자: 크라우드 매니지먼트, 즉 다중이 모였을 때 사고를 미리 막고 사고가 났을 때는 제대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왕순주/한림대 병원 응급의료과장: “동시 다발적인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는데, 그걸 혼동들을 많이 하고 있고요. 우리 나라의 준비는 재난과 재해 쪽에 워낙 많이 당했기 때문에 초점은 맞춰져 있지만 선진국형은 앞으로 일어날 수도 있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라든지 현상에 대해서도 준비가 있어야 되는 것이고요.” *이랑 기자: 우리 나라에선 최초로 군중 관리 시스템 매니저 일을 시작한 양우제 씨. 관객 안전 관리는 철저함이 최우선이라고 말합니다. *양우제/예술의 전당 공연장 운영팀: “만약에 사고가 나더라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고 안전할 수 있도록 저희들이 스태프들 훈련과 시설물 점검, 이런 것들이 제일 주가 됩니다.” *이랑 기자: 하루도 거르지 않고 출입구 등을 직접 점검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양우제/예술의 전당 공연장 운영팀: “사고가 났을 경우 관객들이 빠른 시간내에 이동을 하기 위해서는 모두 개방이 되어 있어야 되고요.” *이랑 기자: 공연장 안에 있는 조형물과 안내판의 위치 하나하나도 관객의 동선을 최우선으로 해서 결정됩니다. *양우제/예술의 전당 공연장 운영팀: “최소한의 통로 확보를 위해서 매장에 있는 테이블이나 시설물이 더 나오지 않도록 표시를 해 놓은 거죠.” *이랑 기자: 문제는 아직도 대다수의 사람들에겐 기본적인 안전을 지키려는 최소한의 노력조차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는 점입니다. 문화 선진국의 경우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 손실을 막는 가장 큰 방법이라는 사실을 현실에서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전성환/한국문화공연예술원 공연예술학부 교수: “그렇게 안 하면 거기는 공연이 안 되도록 돼 있는 거예요. 타협이라는 게 없는 거예요. 그게 안전을 담보로 하는 경우에는 더더욱. 시스템화 돼 있고. 법적으로. 또 관객에 대한 모든 동선에 대한 것도 다 돼 있는데, 이런 사건을 떠나서 현재 우리 나라에는 현재 이 부분들이 시스템화 돼 있지 않은 거예요.” *이랑 기자: 크라우드 매니지먼트, 군중이 모인 곳에서 안전을 지킨다는 것은 각자 질서를 유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군중 안전 규칙을 만들고 시스템화 시키는 것, 그것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지름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