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심사 제외”…신뢰 추락 ‘대한민국 연극제’_슬롯 상금_krvip

갑작스런 “심사 제외”…신뢰 추락 ‘대한민국 연극제’_빨리 살찌려면 뭘 먹어야 할까_krvip

[앵커]

박근혜 정부가 주도해서 만든 대한민국연극제가 있습니다.

이 연극제를 만들 때부터 정부에 비판적인 연극계를 길들이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는 게 문화계 블랙리스트 진상 조사에서 밝혀졌는데요.

지금도 연극제의 운영 방식이 그대로인 데다 운영도 미숙해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김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6월 대한민국 연극제에 강원대표로 출전한 공연 '만주전선'입니다.

반년동안 준비한 공연이 갑자기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남호섭/극단 '소울시어터' 대표 : "공연을 1주일 앞둔 극단의 대표 입장으로는 너무 당황스러운 상황이었어요."]

단원들의 한국연극협회원 비율이 70% 를 넘어야 한다는 본선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예선 규정은 60%, 본선 규정과 다릅니다.

이런 정보는 한국연극협회나 연극제 홈페이지 어디에도 없습니다.

[최귀웅/연출가 : "예선과 본선의 규정이 다를 것이라는 상상을 우선 못 했고요. 우리는 예선의 규정을 다 맞춰서 나갔는데…."]

행사 주최 측인 한국연극협회는 따로 공지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본부와 지회가 서로 책임을 떠넘깁니다.

[한국연극협회 본부(음성변조) : "저희는 안내 고지 의무가 없다고 알고 있고, 지회에서 참가팀을 선발해서 보내는 거니까…."]

[한국연극협회 강원지회(음성변조) : "행사에 자기네가 공고도 안 해주고 궁색하니까 책임소재를 지회로 미룬다고 하는 게…."]

지난해에도 경북에서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지만 문제를 제기한 협회원까지 징계하는 것으로 마무리됐습니다.

[황윤동/한국연극협회 구미지부 회원 : "SNS라는 공개적인 공간에서 연극협회 회원이 아닌 다른 사람들도 보게 해서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런 취지였던 것 같아요."]

해마다 예산 7억 원을 들여 대통령상까지 주는 대한민국연극제.

전 정권에서 문화계를 길들이려 연극제를 확대 개편한 것이 블랙리스트 진상 조사로 확인됐지만, 운영 방식은 바뀌지 않고, 잡음도 무성해 연극제 권위를 스스로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