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못 믿겠다” 형사사건 10명 중 6명 항소_최고의 포커 컴퓨터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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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국 지방법원 합의부에서 판결한 형사사건 피고인 10명 중 6명이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항소심 피고인 10명당 4명꼴로 1심 판결이 파기돼 형사재판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8일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피고인의 혐의가 사형ㆍ무기 또는 단기 1년 이상의 징역ㆍ금고 형에 해당하는 형사합의 사건 피고인 1만7천731명 가운데 1만667명이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작년의 항소율(항소인원/1심판결인원)은 60.2%로 전년도의 55.4%에 비해 4.8%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10~20% 수준인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항소율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처럼 항소율이 높은 것은 1심 판결에 대한 신뢰도가 그만큼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형량을 낮추기 위해 '항소부터 하고보자'는 심리가 만연한 데다, 일단 항소하면 이런저런 이유로 1심의 형량을 깎아주는 경우가 많은 것이 항소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지난해 형사합의 사건 항소심을 담당한 고등법원에서 유무죄를 뒤집거나 형량을 바꾸는 등의 방식으로 1심 판결을 깨뜨린 파기율(파기인원/2심판결인원)은 40.9%를 기록했다. 2007년 44.4%, 2008년 43.1%에 이어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40%대로 높은 편이다. 합의부보다 가벼운 사건을 맡는 형사단독 판결의 항소율은 29.8%로 2008년의 30.4%와 비슷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의 파기율은 40.4%로 합의사건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처럼 비정상적으로 높은 항소율과 파기율 문제를 해소하려면 법원이나 심급에 상관없이 적용되는 엄격한 양형기준을 확립해 1심 판결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양형 기준에 따라 1심에서 형량을 한번 정하면 항소심에서 특별한 사정의 변경이 없는 한 가급적 이를 존중하는 관행을 정착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한 변호사은 "높은 항소율은 그만큼 국민들의 시간과 경제력이 낭비되는 측면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피고인들의 `묻지마 항소'도 문제지만 그게 현실적으로 먹혀드는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형사사건의 파기율이 높은 것은 유ㆍ무죄 판단보다는 주로 양형 변경에 따른 것"이라며 "양형기준제 도입 등 객관적인 양형 기준을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한 형사사건 비율(상고율)은 30.2%로 2008년의 25.1%보다 높았으나 파기율은 2.9%로 2008년의 4.3%보다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