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일주하러, 공 치러 제주 옵서”…외국인 관광객 ‘손짓’_자본 이득을 거부하다_krvip

“자전거 일주하러, 공 치러 제주 옵서”…외국인 관광객 ‘손짓’_유아 교육의 숫자 빙고_krvip

제주관광공사 제공
어제(27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바다가 보이는 해안도로를 따라 유니폼 차림의 남녀 한 무리가 자전거를 타고 내달렸습니다. 경쾌하게 페달을 밟는 사람들의 입가엔 함박웃음이 가득 차올랐습니다.

이들은 싱가포르에서 제주도로 '자전거 일주 여행'을 하러 온 사이클 동호회원 39명입니다. 지난 22일부터 자전거를 타기 시작해, 어제(27일) 오후까지 5박 6일간 시계 반대 방향으로 제주도를 한 바퀴 돌았습니다.

제주 환상 자전거길 243km를 달리며 푸른 바다와 봄을 맞아 활짝 핀 유채꽃밭을 배경으로 추억도 담고, 제주산 흑돼지로 배도 든든히 채우는 6일간의 자전거 투어에 참가자들은 만족감을 나타냈습니다.

제주의 자연 환경과 해녀, 돌담과 같은 특유의 문화도 여행객들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매력 중 하나였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온 자전거 동호회원들이 어제(27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해안도로를 달리고 있다.
제주에 처음 왔다는 남성 사이클 동호회원 사이먼 챈(Simon Chan) 씨는 "멋있는 자연 풍경, 바다를 따라 달리는 해안도로가 좋았다"면서 "특히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해녀가 물질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신기했다"고 말했습니다.

역시 이번 자전거 투어를 통해 제주에 처음 온 여성 사이클 동호회원 셰리 링(Sherry Ling) 씨도 "골목길에 있는 돌담이 가장 큰 매력"이라면서 "제주는 자전거 초보자들이 가기 좋은 곳으로 유명해서, 어려운 구간을 빼고는 어려움이 없었다"고 소감을 남겼습니다.

이 같은 제주 자전거 투어에 현지 관심도 뜨겁습니다. 지난해에도 '제주 자전거 일주' 상품을 기획한 바 있는 싱가포르 자전거 투어 전문 현지 여행사 '샹그릴라 사이클링 투어(SCT)'는 올해부터 매년 봄과 가을, 2차례 제주 자전거 일주를 정례화하기로 했습니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제주관광공사 측은 "자전거 동호인이 선호하는 코스로 입소문을 타면서 이미 올해 10월 제주 사이클링 투어 상품도 '완판'됐다"며 "11월에 한 번 더 같은 상품을 기획할 정도로 인기"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싱가포르 스포츠 동호인들의 제주 일주 관광은 자전거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싱가포르 현지 또 다른 아웃도어 활동 전문 여행사는 '올레길 관광 상품'을 제주관광공사와 공동 개발했습니다.

도시의 빌딩 숲과 인공적으로 조성한 정원에 싫증이 난 싱가포르인들이 '자연환경'에 목말라한다는 점에 착안한 이 여행 상품도 인기리에 팔려나갔습니다.

제주올레 두세 개 코스 걷기, 한라산 등반을 즐기는 10명 안팎의 여행팀 3개가 꾸려져, 지난 22일부터 잇달아 제주를 방문하고 있습니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이처럼 싱가포르 관광객이 자주 방문할 수 있는 배경에는 제주공항에서 몇 안 되는 국제선 '직항 노선'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완화된 2022년부터 싱가포르 국적 LCC 스쿠트항공은 제주를 잇는 직항편을 운항하기 시작해, 현재 주 5회 비행기가 뜨고 내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제주까지 오려면 인천공항에서 내린 뒤 김포공항을 경유해야만 했지만, 직항 노선이 생기면서 싱가포르 관광객들의 제주 여행길이 한결 쉬워졌습니다.

제주도관광협회 통계를 보면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1천 명대였던 싱가포르 관광객은 직항편이 생긴 2022년 4천 명 대로 뛰었고, 이듬해에는 4천8백여 명으로 늘었습니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제주관광공사와 제주도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기 위해 낚시와 골프, 오름 트레킹 등 이른바 '특수목적 관광 상품'을 적극적으로 밀고 있습니다. 제주 관광시장이 일반적인 단체·저가 관광에 의존하지 않고, 관광객들이 더 오래 제주에 머물면서 제주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에 따라 제주를 잇는 국제선 직항 항공노선을 활용해 현지 스포츠·레저 동호인들을 겨냥한 다양한 특수목적 관광 상품을 여행사 등과 협업해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한편 코로나19 이후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 수는 다소 줄었지만, 외국인 관광객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2년 코로나19 방역 지침 완화 이후 1만 6천 명대를 회복했고, 지난해에는 8만 명에 가까운 외국인 관광객이 제주를 찾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