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넘는 위장결혼 _카지노 로얄 여배우 베스퍼_krvip

국경 넘는 위장결혼 _고집스러운 내기_krvip

<앵커 멘트> 최근 몇 년 새 외국인들에 대한 불법 체류 단속이 강화되자 이를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국제 위장 결혼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국제결혼이 지난해 100쌍 가운데 13쌍에 이를 정도로 흔해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단속을 한다고는 하지만 돈을 받고 위장결혼을 알선해 주고 관련 서류까지 조작해주는 브로커 조직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리포트> <녹취> "한국 진짜 좋아요. 한국 사람 좋아요" 한국말이 서툰 올해 36살의 장쯔위 씨(가명)는 두 달 전 우리나라에 왔습니다. 자신의 고향인 중국 흑룡강성 하얼빈에서 처음 본 한국 남자와 위장 결혼을 한 뒤, 결혼 초청 비자를 받아 입국했습니다. 이미 외국인 등록증을 발급 받은 뒤여서 말이 조금 익숙해지면 식당에 나갈 계획입니다. 장씨가 위장 결혼에서 비자 발급과 외국인 등록증을 받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중국 돈 7만 위엔, 우리 돈으로 9백 만원 가까이 들었습니다. <인터뷰>장쯔위(가명) :“수속비용과 한국에 와서 체류하는 비용까지 다 합치면 7만 위안 정도 들었어요.” 이 가운데 서류 상 남편인 한국남자에게 건네진 돈은 4백 만원. 중국과 한국 브로커에게도 각각 백만 원에서 2백 만원씩을 건넸습니다. 장씨가 중국의 대졸 근로자 2년 치 급여에 해당하는 큰돈을 들여서 한국에 들어온 것은 2~3년만 일하면 그 이상을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혼 관계를 유지한 채 2년 이상 국내에 체류하면 한국 국적까지 취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언니와 여동생 등 온 집안이 장씨에게 돈을 빌려줬습니다. <인터뷰>장쯔위(가명) : "언니와 여동생에게 돈을 빌렸어요. 한국 생활에 적응해 오래 있게 되면 일을 하면서 돈을 벌어 갚기로 했습니다." 이들 외국 여성과 위장 결혼에 응해주는 사람은 주로 실직자나 노숙자입니다. 빚 독촉에 못 이겨 노숙 생활을 하는 37살 박태기(가명)씨는 생활정보지에 난 대출 광고를 보고 찾아갔다, 뜻하지 않게 지난해 중국 여자와 위장 결혼을 했습니다. 신용이 나빠도 독신자에게는 돈을 빌려준다는 광고는 위장 결혼 대상을 모집하는 미끼였습니다. 박씨는 중국에 가서 중국 여자와 사진을 찍으면 4백만 원을 준다는 말에 앞뒤 재지 않고 중국으로 건너갔습니다. 한푼이 아쉬웠던 박씨는 브로커가 요구하는 대로 혼인 신고를 하고 결혼 초청 비자에 필요한 서류까지 모두 만들어 줬습니다. <인터뷰>박태기(가명) : “중국에서 사진만 찍고 일단 그 상태만 모면하고 들어와서 다 파기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들어와 제가 있을 곳이 없고 생활비도 부족해 필요한 돈을 조금씩 조금씩 받아쓰다 보니까 그 사람들이 원하는 서류를 해주게 됐습니다. 그 사람들이 2년 동안 혼인 신고를 하고 있다가 2년 후에 이혼하면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얘기해서 이렇게 됐습니다.” 위장 결혼에 응하는 건 남자들만이 아닙니다. 50대 초반의 김진주(가명)씨는 요즘 벌금 낼 생각만 하면 가슴이 답답합니다. 일정한 수입이 없던 차에 중국 남자와 혼인 신고만 하면 중국 공짜 여행에 4백만 원을 벌 수 있다는 이웃 주민의 말에 넘어간 게 화근이었습니다. 중국에서 가서 중국 남자와 결혼사진을 찍고 국내에 돌아와 혼인 신고를 했습니다. 하지만 위장 결혼을 알선한 브로커가 경찰에 적발되면서 김씨는 처벌을 받게 됐습니다. 돈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5백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할 처지가 된 것입니다. <인터뷰>김진주(가명) : “실제로 돈은 만져보지도 못했어요. (위장결혼이) 법에 저촉되는 거니까 벌은 받아야 되지만 사실 (벌금이) 너무 큰 금액입니다. 그래서 지금 상고는 해놨는데 아직 연락은 없어요.” 백 가구가 채 안 되는 이 마을에서 계모임을 하던 7명이 김씨처럼 거짓으로 혼인 신고를 했습니다. 모두 40대 후반이 넘은 혼자 사는 여자들입니다. 돈 욕심이 앞섰던 이들은 나중에 이혼하면 호적도 깨끗하게 정리된다는 브로커의 꼬임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인터뷰>김진주(가명): “호적도 2년 있으면 다시 해준다고 했어요. (결혼 사실을) 완전히 소멸시켜 준다면서 어떻게 하는 방법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 나이에 2년 동안 시집갈 일도 없고 호적이 그렇다고 해서 누가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어 돈에 현혹됐죠. (중국에) 갔다오면 돈 4백만 원 준다고, 중국 남자 나오면 준다고 해서 내가 했어요.” 이처럼 위장 결혼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불법 체류자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위장 결혼이 안전하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큰돈이 들긴 하지만 결혼 뒤 비자를 받아 국내에 들어오기만 하면 추방 걱정 없이 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측 배우자도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유혹을 뿌리치지 못합니다. 신고만으로 혼인이 가능한데다 국가를 상대로 하는 범죄여서 죄의식을 크게 느끼지 않는 것도 위장 결혼이 늘어나는 이윱니다. <인터뷰>최창수(부산 사하경찰서 외사계장) : “이 범죄 자체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그런 식의 범죄이기 때문에 누가 신고를 해주거나 진정을 하거나 처벌을 요구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왜 서로 좋으니까요.” 이렇다 보니 브로커를 통해 위장 결혼을 했다가 자신이 직접 위장 결혼을 알선하는 일에 나서는 사례도 있습니다. <인터뷰>최창수(부산 사하경찰서 외사계장) : “본인이 위장결혼 하러 중국에 갔다가 그 내용을 보니까 상당히 돈벌이가 되겠다 생각하고 본인이 독자적으로 다른 브로커하고 연결돼 가지고 사업을 하는 그게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금 보면, 조선족이 한국에 들어와서 국적을 취득한 다음에 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서 하는 조선족도 많습니다.” 국제 결혼은 해마다 만 건 가까이 늘고 있습니다. 그에 비례해 위장 결혼 적발 사례도 급증하면서 덩달아 국내 피해자들도 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인과의 국제결혼은 그 같은 경향이 뚜렷합니다. 그러면 위장 결혼을 가려낼 방법은 없는 것일까? 서울 출입국 관리사무소에서 결혼 초청 비자 심사를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 : “이 분은 중국에서 뭐하고 계셨답니까?” <인터뷰>결혼초청비자신청자 : “저거 했죠 뭐. 그냥 집에 있었지, 여자가 뭘 해요.” 결혼한 여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가족 관계나 친구 관계를 물어보면서 위장 결혼 여부를 꼼꼼히 따집니다. 위장 결혼이 의심될 경우에는 현장 조사까지 나갑니다. <인터뷰>남기오(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사증과장) : "실제로 결혼을 하기 위해서 해외에 출국한 사실이 있는지, 외국의 통화 내역이 있는지, 같이 찍은 사진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 조사를 하고 거기에 의심스러운 점이 나오면 실제로 우리 직원이 나가서 그 가족들도 만나보고 가족들이 결혼 사실을 알고 있는지 같이 살집은 마련돼 있는지 생활 수단은 강구돼 있는지 등을 전반적으로 심사해서 위장결혼 여부를 판정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 실사가 어려운 재외 공관의 경우 사정은 다릅니다. 그래서 위장 결혼 브로커들은 일부러 재외 공관을 통해 비자 심사를 받게 합니다. 그리고는 자격이 안 되는 신청자들의 서류를 위조해서 제출한다는 게 위장 결혼 브로커들의 설명입니다. <인터뷰>위장결혼 브로커 : “한국 사람이 중국인과 국제 결혼을 하려면 최소한 3천만 원의 재산은 갖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국제 결혼하는 사람 중에 40~50% 정도는 3천만 원의 재산도 없고 거의 다 신용불량이라든지, 이런 결혼 자격 요건이 안 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서류를 대신 해주는 사람들이 또 있습니다. 잔액 증명서 한 통 해주는데 보통 40~50만원 받습니다. 재직증명서도 전문적으로 해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재직 증명서나 은행 잔고 증명서는 주로 국내에서, 나머지 서류는 중국에서 위조 작업이 이뤄집니다. <인터뷰>위장결혼 브로커 :“저희 같은 경우에는 서류가 모자란다고 하면 중국 쪽으로 모자란 서류까지 전부 보냅니다. 중국에서 전부 자기들이 알아서 서류 다 완벽하게 해서 접수를 시키는 데 지장 없게끔 만듭니다.” 이런 이유 때문인 지 주중 한국 대사관에서 결혼 초청 비자를 발급해준 비율이 최근 2,3년 새 크게 높아졌습니다. 지난 2003년 52%에 불과했던 결혼 초청비자 승인율이 최근 90%에 이르고 있습니다. 비자를 받아 한국에 들어온 뒤 외국인 등록증을 발급 받는 과정에서도 위장 결혼 여부를 가릴 수 있지만, 관리체계가 허술해 이를 제대로 가리기가 어렵다고 위장 결혼 브로커는 털어놓습니다. <인터뷰>위장결혼 브로커 :“남편의 신원 보증서만 외국인 등록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서류에다 이름 쓰고 사인만 하면 되니까 관리체계가 거의 유명무실합니다. 워낙 중국 사람들이 많다 보니 실질적으로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그거 관리하기도 힘들 겁니다. 왜냐하면 하루에 민원인이 보통 한 4백 명, 5백 명되는데 거기 담당자들은 두 명, 세 명밖에 안 되니까 제대로 확인도 못하더라고요.” 위장 결혼은 그 자체가 불법인 만큼 불법 입국과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위장결혼을 가려내는 시스템은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다시 시스템을 점검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