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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원주시 흥업저수지 거북섬
■ 풀도 나무도 없는 죽음의 섬... 거북섬

저수지 안에 거북이 등딱지처럼 불룩 솟아오른 자그마한 섬 하나가 보입니다. 바로 강원도 원주시 흥업저수지에 위치한 거북섬입니다.

그런데 섬이라고 하기엔 멀리서 보아도 온전치 않아 보입니다. 제대로 자라는 나무도, 풀도 없습니다. 토사가 그대로 드러나 있고, 나무들도 앙상하게 가지만 남아 있습니다.

배를 타고 섬 안으로 들어가 보니 상황은 더 심각했습니다. 나무 껍질은 모두 벗겨져 있고, 그나마 껍질이라도 성한 나무들은 표면이 하얗게 변해버려 성한 가지를 찾기 힘들었습니다. 땅에는 온통 하얀 배설물들이 뒤덮여 있었습니다.

피해를 본 건 이뿐만이 아닙니다.

매지리 석조보살입상
이 섬에는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20호로 지정된 고려 시대 불상인 매지리 석조 보살입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계속되는 배설물 피해로 석불이 훼손되자 보다 못한 원주시가 지난해 말 별도의 보호각을 설치했을 정도입니다.

이 섬은 대체 왜 석불조차 온전히 서 있을 수 없게 변해버린 걸까요?

■ 새까맣게 나무 위에 내려앉은 가마우지떼

이 섬이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닙니다.

실제 원주시가 촬영한 항공사진을 살펴보니 섬의 변화과정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분명히 이 거북섬도 과거엔 빽빽하게 나무들이 자리한 울창한 섬이었습니다.

거북섬이 풀 한 포기 조차 살지 못하는 죽음의 섬으로 변한 건 지난 2014년, 가마우지가 이 섬에 자리를 잡기 시작한 이후입니다.

흥업저수지 거북섬 [원주시청 제공]
몸 전체가 검은색을 띠는 민물 가마우지는 다 자라면 최대 1m까지 큽니다. 크기가 큰 데다 집단 서식을 하다 보니 어지간한 새들은 그 옆에서 더불어 살기가 어렵습니다. 거북섬에 살던 원앙이며 왜가리, 백로도 이 때문에 자취를 감췄습니다.

가마우지는 섭식량도 어마어마합니다. 한 마리가 하루에 최대 7kg까지 먹이를 먹어치웁니다.

또 2m까지 잠수해 물고기를 잡아먹고, 한 지점에서 적게는 20~30마리에서 많게는 150마리 가마우지가 떼로 몰려들어 사냥하는 통에 어민들은 물고기의 씨가 마른다고 입을 모읍니다.

실제 지난 2013년엔 전남 여수의 한 양식장에서 가마우지 천여 마리가 우럭 15만 마리를 먹어치워
수 억 원의 피해가 난 사례도 있습니다.

 흥업저수지 가마우지 배설물
이렇게 먹이 섭취량이 많다 보니 배설물의 양도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강한 산성을 띤 배설물로 나무와 풀은 뒤덮이고, 성장이 어려워 결국 고사하고 마는 겁니다.

특히 가마우지 배설물 냄새도 고약해 가마우지떼가 있는 곳엔 늘 악취가 진동합니다.

■ 유해조수 지정? 환경부는 '글쎄…."

흥업저수지 가마우지떼
가마우지는 본래 낙동강 하구에서 종종 관찰되던 겨울 철새였습니다.

겨울에만 우리나라를 찾던 이 철새가 번식을 시작한 건 대략 1990년대 말쯤으로 추정됩니다.

처음엔 한강 하구와 서해에서 번식을 시작했지만 2010년 이후에는 춘천과 원주, 속초와 영월 등으로 점차 서식지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이 밝힌 올해 1월 기준 가마우지 월동 개체 수는 약 2만 천 여 마리. 하지만 텃새로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정확한 개체 수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가마우지로 인해 피해를 본 지자체들은 그간 수차례 환경부에 유해 조수 지정을 요청했습니다. 더 이상은 환경 파괴와 어족 자원 고갈을 두고 볼 수 없다는 겁니다. 가마우지 서식지 인근 주민들의 항의도 빗발치고 있습니다.

흥업저수지 고사목
하지만 환경부의 대답은 모호했습니다. 일단 올해 8월까지 가마우지로 인한 피해조사를 진행하고, 가마우지에 대한 정확한 피해 여부와 서식 환경 등을 조사해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가마우지는 국제자연보전연맹이 정한 관심보호종으로 유해 조수 지정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가마우지를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