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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 계획에 대해서는 의미를 크게 부여하는 대신, 동아시아 다른 나라의 전쟁 희생자 추모 계획에 대해서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격인 스가 관방장관은 8일(오늘) 정례 브리핑을 갖고, 오는 26∼27일로 예정된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에 대해 '두번 다시 전쟁의 참화를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결의를 새롭게 하는 중요한 기회'라고 밝혔다. 또 '적국으로 싸운 미국과 일본이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으로 모습을 바꿨다'고 강조하고, '미일 동맹을 강화해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공헌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가 과거 일본의 난징 대학살을 비판하는 추모관도 방문하라고 요구한데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중국 등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발생한 희생자들을 위령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중국 대변인의 발언 하나하나에 대해 코멘트하는 것은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7일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이 깊이 반성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려 한다면, 난징대학살 희생자 추모관 등 많은 조문 장소를 일본에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난징대학살은 1937년 일본이 중국 난징을 점령했을 때 40일 동안 중국인 30여만 명이 살해된 사건으로, 중국 정부는 일본의 범죄 인정과 사과를 계속 요구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오는 26∼27일 하와이 진주만을 방문해,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일본군의 공습에 의한 희생자들을 위령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내에서는 이번 진주만 방문에서 아베 총리가 과거 침략 전쟁에 대한 진실한 반성과 사과의 말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스가 장관은 '진주만을 방문한 최초의 총리가 아베 총리가 맞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1951년 당시 요시다 전 총리가 하와이 호놀룰루를 방문했지만, 진주만 방문 여부는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