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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나라 말기 암환자 3명 중 2명은 인공호흡기 등에 의한 연명치료로 고통스럽게 생명을 연장하다가 임종을 맞는데요.

연명치료 대신 통증 관리로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을 수 있게 해주는 호스피스 완화의료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마저 선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녹취> "가장 행복했던 추억을 꼽으라면 이 시간인 것 같아요.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이들 기억속에 밝게 웃는 모습으로 남길..."

최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무의미한 항암치료 대신, 몸과 마음의 고통을 줄여주는 호스피스를 선택한 말기암 환자들이 가족과 사랑을 확인하며 '품격있는 죽음'을 맞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부분 말기암 환자들에게는 낯선 모습입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60대 폐암 말기 환자가 항암 치료를 위해 사흘째 응급실에서 대기 중입니다.

<인터뷰> 폐암환자(음성변조) : "지금 내가 마음이 불안해서 힘들지…."

대부분의 환자는 치료에 대한 가능성을 포기하지 못하고 입·퇴원을 반복하다가 급기야 연명 치료 장비를 몸에 단 채로 임종을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뷰> 말기 암환자 보호자 : "완전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잖아요."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의 숨지기 직전 한 달 진료비는 평균 천 4백만 원,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선택한 환자보다 2.5배 높습니다.

하지만 호스피스 치료를 받고 싶어도 입원조차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실제로 서울의 한 호스피스 병동의 경우, 대기 환자가 삼십 명이 넘습니다.

<인터뷰> 이용주(서울성모병원 완화의학과 교수) : "(호스피스)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은 호스피스 의료기관이 주위에 이용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사실 편중되어있거나 없는 기관이 많고..."

암 사망자는 한해 7만여 명, 말기암환자와 가족들은 정작 갈 곳이 없습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