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아들의 방 문을 열고 싶습니다”_양수 베타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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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씨는 지난해 10월, 이태원 참사로 아들 이남훈 씨를 잃었습니다.

당시 스물아홉 청춘이었던 이남훈 씨는 삼 남매 중 둘째, 든든한 아들이었습니다.

남편과 함께 사업을 하며, 평범한 가정을 꾸려 왔던 박 씨의 일상은 그날 이후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지난 6개월간 박 씨는 거의 매일 거리에서 지냅니다. 자택이 있는 포천에서 서울까지, 왕복 네 시간 거리를 출퇴근하듯 오가고 있습니다.

평범했던 엄마는 이제 낯선 사람들 앞에서 피켓을 들고, 마이크를 잡고 있습니다. 때론 길에 돗자리를 펴고 밤샘 농성도 합니다.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이 필요하단 이야기를, 한 명에게라도 더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아들을 위해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 시작한 일, 이제 일상이 됐습니다.

KBS 취재진은 10·29 이태원 참사 200일을 하루 앞둔 지난 15일, 박영수 씨의 일상을 따라가 봤습니다.

오전 8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 피켓 시위를 시작으로, 국회와 법원, 분향소로 끊임없이 발길을 옮겼습니다. 박 씨의 옆에는 또 다른 유족들이 함께했습니다.

그렇게 12시간 동안 67km를 오가고…. 해가 진 뒤 박 씨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엄마가 다시 홀로 아들의 닫힌 방 문을 마주하는 시간입니다.

"저녁에 여섯 시 반 되면 애 퇴근해서 들어오는 시간이에요. 엄마 배고파요 밥 줘, 걔는 그러면서 들어오거든. 그 시간만 되면 불안하다고 해야 하나? 밖에만 쳐다보고. 애 기다리는 것처럼.

아들이 서울 가기 전에 벗어놓은 옷, 옷가지들 세탁기 다 돌리고 건조기 다 돌려서 말려가지고 침대맡에 놔주고. 그 날 이후로 문 닫아놓고 아직 한 번도 못 열었어. 내가 스스로 마음 정한 게 있어요. 지금은 특별법 통과된다거나 한 줄기 빛이 보이면 그때 열고 아이 물건도 정리해주고 그래야겠다..."

-박영수 씨(고 이남훈 씨 어머니) 인터뷰 중-

오늘도 남훈 씨의 방은 굳게 닫혀있습니다.

참사 이후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보내고 있는 박 씨의 일상을 영상으로 정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