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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수십년 정성으로 키워온 아름드리 나무들이 순식간에 잘려지고, 숲은 황무지로 변하고 있습니다. 치명적인 나무 에이즈, 재선충병 때문입니다. 식목일을 며칠 앞두고 우리 산림의 보고, 광릉숲 코 앞에서 70년된 잣나무 숲이 몽땅 사라졌고, 이젠 국립수목원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성공작으로 꼽히던 우리 산림 녹화가 치명상을 입을까 걱정되지만, 아직 속시원한 대책은 보이지 않습니다. <리포트> 나무들이 쓰러집니다. 70년을 꼿꼿이 살아온 아름드리 나무들이 채 십 초가 안돼 굉음을 내며 속절없이 쓰러집니다. 야트막한 야산을 빽빽히 채웠던 잣나무들은 예외없이 베어집니다. <인터뷰> 백을선(산림생산기술연구소 소장) : "이 정도 되면 가슴 높이 지름으로 했을 때 40센티 50센티에 달하는 대경목입니다. 이런 나무가 벌채된 것을 보니까 저희들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가슴 아픈 게. 지금 저희들이 1936년에 조림이 된건데 조림이 돼서 저희대 때 벌채가 된 것들이 참 가슴도 아프고 책임도 통감하고 있습니다." 재선충병에 감염된 잣나무 숲. 경기도 남양주시의 국유림인 이곳에서 말라 죽은 나무 2그루가 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것은 지난달 23일. 주로 남부지방의 소나무를 고사시켜온 재선충병이 이번엔 잣나무에서, 그것도 광릉 숲 코 앞에서 발견된 것입니다. <인터뷰> 박문섭(산림생산기술연구소 박사) : "재선충을 갖고 있는 북방수염 하늘소가 이런식으로 침투를 하거든요. 침투할때는 사선이거나 부정형입니다. 그런데 우화를 할때는 이런 식으로 동그랗게 나옵니다." 초비상이 걸린 산림당국은 근처 5헥타르 지역내의 잣나무 2천 그루를 모두 벌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동안 재선충 감염이 확인되면 근처 0.1헥타르 내의 나무들을 벌목해왔던 것을 감안하면 산림당국의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헤아릴 만합니다. 벌목 작업은 신속하게 진행됐습니다. <녹취> 고동한(벌채 작업 인부) : "네, 힘들어요. 한 3일 안에 끝내야 돼요." 잘려진 나무들은 곧바로 파쇄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재선충병을 옮기는 매개충과 그 유충이 빠져나갈 수 없도록, 1.5센티미터 미만으로 최대한 잘게 자릅니다. <인터뷰> 박문섭(산림생산기술연구소 박사) : "이 속에 재선충의 잣나무재선충의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있을지 없을지는 알수 없습니다. 그런데 근방에 잣나무 재선충이 발병이 됐기 때문에 이것을 빨리 피해 확산을 막고, 참 아까운 아름드리 나무를 이렇게 파쇄하는 것이 아깝지만 우리가 피해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 이렇게 초토화작전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사흘간의 벌목 작업이 끝나고 숲은 큰 상처를 드러냈습니다. 잣나무가 심어졌던 지역은 계곡처럼 움푹 패였습니다. 서둘러 베어낸 잣나무들이 어지럽게 널 부러져 있습니다. 능선을 따라 서있는 일부 낙엽송들만 살아남았습니다. 벌목돼 쌓여진 나무들은 곧바로 조각날 운명들입니다. 파쇄된 나무조각들은 벌써 작은 산을 이뤘습니다. 벌목 작업 때부터 이곳엔 연구원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정찬식(산림과학연구원 임업연구사) : "실제로 소나무 재선충병이 잣나무에서 발견된 것이 국내에서 최초이고요 그리고 이러한 발견 매카니즘에 대해서 좀더 정확하게 연구를 함은 물론 실제로 소나무 재선충병이 감염됐는지 감염되지 않았는지 여부에 대해서 신속하게..." 잣나무 재선충이 어떻게 발병됐는지 감염경로에 대해선 현재 알 길이 없습니다. 다만, 남부지방의 소나무 재선충 확산은 솔수염 하늘소가 주범이었지만, 이번 잣나무 재선충병은 북방수염 하늘소에 의해서 감염됐다는 것만 확인됐습니다. <인터뷰> 최광식(산림과학원 박사) : "추정하건대 남부지방에 있는 소나무 재선충 피해목을 누군가가 가지고 가서 거기에 있는 솔수염하늘소가 나와서 구식을 한 이후에 그 나무가 죽고 북방수염하늘소가 매개하지 않았나 보는데 어디까지나 추정입니다.어떻게 들어왔나 근거는 아직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매개충이 나무를 파고 들어가면 몸에 붙어 기생하던 재선충이 번식해 수액 통로를 차단하고, 나무는 100% 말라 죽게 됩니다. 그 동안은 재선충이 소나무에만 감염돼, 소나무 에이즈로 불려왔습니다. 잣나무에서 재선충병이 발견되기는 세계에서도 처음입니다. <인터뷰> 한혜림(산림과학연구원 박사) : "잣나무에서 자연상태서는 병이 발병되어서 보고된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고 이 잣나무라는 수종 자체가 우리나라 한반도에서 주로 분포하고 있는 수종이다 보니까 기존에 보고되거나 알려진 사실들이 정보들이 많지 않은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은 기초부터 저희들이 하나 둘 점검해야 할 부분들이 상당히 많아지게 되는 것이죠." 일본을 휩쓸던 소나무 재선충병은 20년전 부산 금정산 소나무에서 국내 처음으로 발견됐습니다. 이후 주로 경상도 지방을 중심으로 한 소나무 숲이 치사율 100%의 재선충병에 파괴돼 왔습니다. 북부 지방으로 북상하던 소나무 재선충병은 강릉 지역으로 확산된 후 뜸하다가, 갑자기 수도권에서 잣나무 재선충병으로 돌변한 것입니다. 솔수염 하늘소와 북방수염 하늘소의 활동반경이 매우 제한적인 점을 감안하면, 사람들이 감염목을 반출시키면서 확산됐을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안영준(서울대 곤충학 교수) : "이것은 솔수염하늘소가 먹이가 없을 때 3키로미터 정도 먹이를 찾아 날아가지만 일반적으로 100미터 밖에 이동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솔수염 하늘소의 연간 이동면적을 고려하면 피해확산 면적은 3키로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고..." 산림당국과 자치단체는 부랴부랴 수도권 지역까지 나무 검문소를 확대해 설치했습니다. 재선충 감염 여부를 진단받고 허가까지 받아야만 나무의 이동이 가능합니다. <인터뷰> 이성주(남양주시청 산림공원과 직원) : "무단으로 차량으로 소나무 이동을 하는 것을 차단해 방지하기 위해서 저희는 현재 3교대로 해가지고 24시간 철저하게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국내 산림의 보고 광릉 숲. 국립수목원입니다. 재선충병에 감염된 남양주시 국유림과는 불과 2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산림당국이 국유림 5헥타르를 초토화시킨 이유는 바로 이 광릉 숲을 보호하기 위해섭니다. 2천 2백여 헥타르의 숲 가운데 90%는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고 철저히 관리되고 있습니다. 국립수목원 직원들 대부분은 요즘 이 적막한 숲을 헤치고 다니며 감시활동을 벌이느라 분주합니다. <녹취> "우리광릉지역은 굉장히 중요한데기 때문에 나무 하나하나 잘 살펴가지고 철저하게 조사를 해야해요. 가지 끝이 좀 고사됐다든지 이상한 증상을 보이면 반드시 철저히 체크를 해가지고 확인이 되도록..." 조금이라도 건강하지 않은 나무가 발견되면 쉽게 넘길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서강원(국립수목원 박사) : "재선충 감염의 위험이 있는 나무들을 조사하고 있는데요. 이 나무는 그런 염려는 보이지 않지만 일단 고사가 된 상태기 때문에 혹시 그러한 징후가 있나 추가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중입니다." 조선 세조의 능인 광릉의 황실 숲으로 시작해 500년 넘게 잘 관리돼온 이 숲은 그야말로 살아 숨쉬는 식물 박물관입니다. 17배가 넘는 크기의 설악산 국립공원만큼 다양한 식물종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광릉 숲 가운데 천연림은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신청된 상태입니다. <인터뷰> 김성식(국립수목원 보전연구실장) : "석굴암이라든가 이런 것을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해서 관리하는 것처럼 이 숲도 온대 중북부지역의 극상림으로서 아주 안정된 숲을 취하고 있고 또 그안에 생물 다양성이 아주 높기 때문에 유네스코로 보존할만큼 연구적으로 가치가 굉장히 큰 것이죠." 숲이 우거지기엔 아직 이르지만, 방문객은 사철 끊이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진영(경기도 수원시) : "휴가내서 어렵게 멀리서 한번 와봤습니다.와봤는데 넓고 좋고 하네요. 사실 가족들하고는 사계절에 한번씩 와서 겨울에 또 어떻게 바뀌고 여름에 어떻게 바뀌고 가을에는 단풍이 어떻게 드는지 한번 일년에 4번 정도는 한번 와보려고 오늘 작정했습니다." 지금 재선충병이 확산되는 추세를 보면, 결코 광릉 숲의 안전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재선충 방제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이 참에 숲가꾸기에 대한 근본적인 정책 전환을 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인터뷰>유영민('생명의 숲' 사무국장) : "소나무숲이나 잣나무숲 등의 단순림을 혼효림,단층림으로 바꿔주는 숲의 질적관리로 전환이 이어졌을 때만 소나무 재선충병등의 산림 병행충을 근본적으로 막아내는 그런 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난해 말 재선충병이 휩쓸고 간 지역…울창한 잣나무 숲이었다가 대규모로 벌채돼 황무지였던 이곳에 주민과 공무원들이 다시금 나무를 심고 있습니다. 철사줄처럼 가녀린 묘목들. 자작나무와 왕벚나무, 물푸레 나무 등 재선충에 안전한 활엽수종들입니다. <인터뷰> 김선익(광주시 산림보호팀장) : "소나무에 이어 잣나무까지 재선충병이 걸린 것은 커다란 충격이었다. 30년 이상된 이 나무들을 몽땅 잘라내고 재선충 병에 걸리지 않는 검증되고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나무들로 수종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일본에선 재선충병으로 소나무의 90%가 절멸해 다른 수종으로 대체됐습니다. 세계적인 성공 사례로 꼽혔던 한국의 산림녹화가 자칫하면 치명상을 입을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산림당국의 효과적인 방제 대책은 물론 시민들의 협조가 절실한 실정입니다. 수 십 년간 국민 모두의 정성으로 키워낸 우리 숲은 우리와 미래의 세대를 위해서도 반드시 지켜내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