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무장간첩 ‘리철진’의 최후…살았나, 죽었나? _구글 리뷰로 돈 벌어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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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리철진’ 포스터
99년 개봉한 영화 '간첩 리철진'. 식량난에 골머리를 앓던 북한 당국이 남한에서 개발한 슈퍼돼지 유전자를 입수하기 위해 남파한 간첩 리철진(유오성)의 좌충우돌 모습을 그렸다. 당시만해도 민감할 수 있는 북한 간첩을 소재로 코미디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장진 감독의 작품이다.

그런데 '간첩 리철진'은 실제 있었던 인물이다. 그것도 96년 하반기, 대한민국을 50일 가까이 공포와 긴장에 몰아넣었던 강릉 무장간첩 침투 사건 당시 가장 주목받았던 인물이다. 강릉 무장간첩 침투 사건은 96년 9월 18일 강릉 앞바다로 침투하던 북한 잠수정이 좌초돼 간첩들이 상륙했다 소탕된 사건. 당시 잠수정에 타고 있던 무장간첩 26명 가운데 13명 사살, 11명 자폭, 1명은 생포를 했는데, 마지막까지 1명을 찾지 못했다. 당시에는 실종 처리됐지만 북한으로 도주했다는 소문이 퍼졌던 간첩, 그가 바로 리철진이다.

 96년 강릉 무장간첩 침투 사건 당시 좌초된 북한 잠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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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르며 잊혀졌던 그 이름이 다시 튀어나온 계기는 사건 발생 21년이 지난 올해 3월 31일 북한 TV가 방송한 프로그램이다. 조선중앙TV의 새 기록영화 '위대한 동지 제5부'는 96년 무장 간첩 사건을 다뤘는데 당시 북측 사망자가 25명이라며 이들을 '강릉의 자폭영웅들'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이들 사망자 중 리철진의 이름이 포함돼있었던 것이다. 북한의 TV 프로그램을 통해 적어도 리철진이 살아돌아가지 못했고, 북한 당국은 그를 사망 처리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된 것이다.

북한 조선중앙TV가 방송한 ‘강릉의 자폭영웅들’
북한 조선중앙TV가 방송한 사망자 명단의 리철진
북한의 이번 기록영화는 김정은 정권이 강릉 무장간첩들을 영웅으로 예우하고 그 가족들도 극진히 보살피고 있다고 선전하기 위해 제작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비록 침투 작전은 실패했어도 김정일에게 충성하다 숨진 간첩들의 가족을 김정은이 돌봐준다는 사실을 알려 김정은 자신에게 대를 이은 충성하라 요구하는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해석했다.

아무리 세습 독재를 위한 필요성 때문이라지만, 우리측 군경은 물론 민간인까지 포함해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무장간첩들을 '자폭 영웅'이라며 공개적으로 칭송하는 행태는 김정은 정권의 본색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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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남은 궁금증 하나. 영화 '간첩 리철진'의 제목은 강릉 무장간첩 리철진에게서 따온 것일까? 장진 감독이 대표로 있는 기획사 '필름있수다'에 문의하자, 기획사 관계자는 96년 강릉 무장간첩 침투 사건과 99년 영화 '간첩 리철진'의 제목은 관계가 없다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