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방이 사라졌어요!”…항공사 보상 어떻게?_돈 버는 진짜 호랑이 게임은 무엇일까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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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을 떠났는데 공항에서 자신의 수하물인 여행가방(캐리어)이 없어진다면 어떨까요?

최근 해외 여행이 늘면서 이 같은 피해를 보신 분들이 계실 텐데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봤습니다.

■ "300만 원 상당 여행가방 사라져…항공사, 대응 無"

제주에 사는 홍상기 씨는 지난 3월 24일 제주항공을 이용해 태국 방콕으로 골프 여행을 떠났습니다.

방콕공항에 도착한 홍 씨는 자신이 맡긴 여행가방을 기다렸지만 나오지 않았고, 일행 10여 명과 함께 두 시간이 넘도록 공항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현지 항공사 관계자에게 손짓·발짓을 하면서 호소했지만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는 말뿐이었다고 홍 씨는 설명했습니다.

홍 씨에 따르면 당시 여행가방엔 환전한 현금 46만 원과 옷·생필품·당뇨약·골프용품 등 3백만 원 상당의 물품이 있었습니다.

홍 씨는 "숙소에 돌아가 항공사에 전화를 시도했지만 이틀간 연락이 안 됐다"며 "사흘째 되는 날 연락이 닿았는데 '찾고 있다'고만 하고 아무런 대책을 마련해주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그는 이어 "적어도 고객 입장에서 '아, 이 분이 수하물을 분실했을 때 어떤 불편을 느끼겠다'라는 걸 먼저 알아채서 그 부분에 대해서 최소한 성의를 보여주셔야 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습니다.

단체여행 일정상 옷을 사러 갈 시간이 없었던 홍 씨는 "골프 옷이 없어 일행의 반바지를 빌려 입었다가 다리에 화상을 입었다"며 "가방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화를 냈습니다.

홍 씨는 "제주로 돌아오는 나흘째 날, 방콕공항에 있는 제주항공 현지 지점에 가서 강력하게 항의했다"며 "그제야 지점장으로부터 보상을 해주겠다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 "보상 45만 원이 끝?…서비스 품질 화가 나"

태국 여행을 갔다 공항에서 여행가방을 분실한 홍상기 씨가 KBS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귀국한 지 일주일 만인 지난달 3일 보상안을 받아든 홍 씨는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항공사 측에서 제시한 보상금이 45만 원 가량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제주항공 측은 잃어버린 가방 가격(약 15만 원)과 현지에서 구입한 생필품 비용(약 20만 원)을 토대로 보상금을 제시했습니다.

또 항공 운송에 적용되는 국제 협약인 '바르샤바 협약'에 따라 위탁 수하물 1㎏당 20달러(약 2만 6천 원)씩 계산했는데, 홍 씨의 가방은 4㎏여서 80달러(약 10만 원)로 책정됐습니다.

귀국한 지 한 달이 넘도록 여행가방을 돌려받지 못한 홍 씨는 "'우리 규정은 이러니까 더 이상은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다'고 했다"며 "금액적인 보상을 떠나 항공사의 서비스 품질에 화가 난다"고 열을 냈습니다.


제주항공 측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이유를 불문하고 수하물을 끝까지 책임지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분실된 수하물을 확인하는 절차가 있기 때문에 방콕지점에서 곧바로 보상액 등 구체적인 입장을 제시할 순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위탁 수하물을 맡길 때 현금은 포함하지 말아달라고 사전에 얘기하고 있다"며 "국제 협약 기준에 따라 최대한 고객의 상황을 고려해 보상금을 제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 "탑승 전, 항공사에 고가 물품 고지해야"

그렇다면 대처 방법은 없는 걸까요.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보상액은 항공사가 속한 국가나 소비자가 탑승한 항공 노선에 따라 달라지는데, 국가에 따라 '바르샤바 협약'이나 '몬트리올 협약'을 따르게 됩니다.

몬트리올 협약을 적용하면 최대 1,288SDR을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SDR'은 국제통화기금이 정한 특별인출권으로, 1SDR은 한화 약 220만 원 가량입니다.


문제는 소비자가 분실 물품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겁니다. 소비자원은 수하물을 맡길 때 항공사에 미리 알릴 것을 권했습니다.

장민호 한국소비자원 문화여행팀 과장은 "위탁 전에 운송 사업자에게 귀중품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고지하고, 그 내용에 대해서 가능하면 확인증을 발급받는 게 좋다"고 말했습니다.

소비자원은 또 수하물 분실 피해를 봤을 땐 항공사를 찾아가 '분실 신고 확인서'를 발급받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아울러 현지에서 세면도구나 속옷 같은 생필품을 살 수 있으니 항공사에 관련 규정을 물어보고, 반드시 영수증을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