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에미상 음악부문 후보 오른 작곡가 신명수 _슬롯 드 메모리아 델_krvip

美 에미상 음악부문 후보 오른 작곡가 신명수 _베토 바르보사 크레이지 매직_krvip

"할리우드에서 영화음악 작업이 꿈" 한국인 작곡가가 미국 TV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하는 에미상 후보에 올라 화제가 되고 있다. 작곡가 신명수(30) 씨는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메리어트마르퀴스호텔(Marriott Marquis Hotel)에서 열리는 '제27회 뉴스앤다큐멘터리 에미상(News & Documentary Emmy Awards)'의 음악ㆍ음향상 부문(Outstanding Individual Achievement In a Craft:Music and Sound)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내셔널 텔레비전 아카데미(The National Television Academy)가 주최하는 '뉴스앤다큐멘터리 에미상'은 보도 및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수여하는 시상식. 현재 에미상은 LA와 뉴욕 등 동서부로 나뉘어 열린다. 프라임타임 방송물을 대상으로 LA에서 열리는 '프라임타임 에미상'과 낮시간대 방송물, 스포츠, 뉴스, 다큐멘터리 등을 대상으로 뉴욕에서 부문('데이타임 에미상' '뉴스앤다큐멘터리 에미상' '스포츠 에미상' 등)별로 진행되는 시상식으로 구분된다. 신씨는 디스커버리 채널 산하 동물전문채널인 애니멀플래닛(Animal Planet)에서 방송된 동물 관련 쇼 프로그램 '버긴 위드 루드(Buggin' with Ruud)'의 메인 테마인 오프닝 곡과 삽입곡을 작곡해 후보가 됐다.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 95학번 출신인 그는 교내 밴드 소나기와 해군 홍보단 키보디스트로 활동했다. 학창시절부터 국내 음악 프로덕션에서 일하며 삼성전자, 대한항공, 현대자동차 등 굵직한 TV 광고 500여 편의 음악 작업을 했고 '인터뷰' '사이렌' '번지 점프를 하다' '수취인불명' 등 6편의 영화음악 작업에 참여하며 꿈을 키웠다. 2004년 8월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작년 12월 3학기 만에 뉴욕대학교(NYU) 작곡과에서 영화음악전공 석사학위를 취득, 미국 영상음악 분야에 맨몸으로 뛰어들었다. 2일 연합뉴스와 국제 전화 인터뷰를 가진 신씨는 "7월 디스커버리 채널로부터 에미상 후보에 올랐다는 이메일을 받고 좀 얼떨떨했다"며 "영광스런 시상식의 후보로 오른 것만으로도 감사할 뿐"이라고 기쁨을 표시했다. "동양인이어서인지 처음에 일을 얻기가 쉽지 않았어요. 미국에서의 첫 작업은 트래블(Travel)채널에서 주 관광홍보 영상의 1분짜리 음악을 만드는 것이었죠. 그때 좋은 이미지를 줬나 봐요. 이곳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지금껏 다큐멘터리 12작품, 전국에 방송된 TV 광고 세 편의 음악을 만들었고, 지금은 창작 브로드웨이쇼의 음악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뮤지컬 '그리스'의 안무로 토니상을 수상한 패트리샤 버치(Patricia Birch)가 제작하는 브로드웨이 쇼 '아이 엠 히어(I am hereㆍ가제)'의 음악을 만들고 있었다. 이 작품은 무술을 좋아하는 중국계 미국인 소년이 아버지와 중국 여행을 하던 중, 과거ㆍ현재를 넘나드는 모험을 통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뉴욕대에서 유명 디즈니 만화영화 작곡가를 위한 오케스트라 콘서트가 열렸어요. 이때 만화영상이 나오는 가운데 오케스트라가 제 곡을 연주했습니다. 이 공연을 본 패트리샤 버치의 매니저가 '새 쇼를 준비하는데 젊은 작곡가를 찾고 있다'며 데모곡을 요청했고 그들의 작업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동양적인 내용이어서 동양계 작곡가가 필요했나 봅니다.(웃음)" 한국과 미국에서 영상 음악 작업을 경험한 그에게 미국 음악계의 안정적인 시스템은 많은 걸 느끼게 했다. "실력과 네트워크가 중요한 건 어느 나라나 같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저작권 등 지적재산권 보호가 철저합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드라마ㆍ영화 음악, 광고 음악에 대한 저작권 관리가 소홀하지만 미국 저작권협회는 제가 체크하는 범위를 넘을 정도로 꼼꼼하게 관리해줍니다. 노동조합이 연주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힘쓰고 있죠.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겠지만 부럽더군요." 아시아 시장의 한류 확산과 더불어 한국 가수의 미국 팝시장 진입 가능성에 대해 묻자 그는 "한국인이 생각하는 것 만큼 미국인의 동양에 대한 기대는 그리 크지 않다"며 "서양인이 국악을 하듯, 동양인이 힙합을 하는 것은 오리지낼러티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비가 뉴욕 공연을 했지만 아시아계 관객이 대부분이었다. 아시아계를 넘기 위해선 미국 음악팬들의 눈 높이에 맞춰 정서상의 거리감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씨의 꿈은 할리우드에서 영화 음악 작업을 하는 것이다. 그는 "할리우드에서 영화 음악 작업을 하겠다는 꿈을 안고 미국으로 왔다"며 "인종적인 문제 등을 극복하는데 시간과 노력이 들겠지만 '실탄'이 있을 때까지 이 곳에서 계속 꿈을 펼쳐나가겠다. 언젠가 한국으로 돌아가 한국 음악계에도 보탬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